Creating innovative bio-convergent technologies for better human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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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우 교수님은 전자전산학과에서 학사, 바이오및뇌공학과(전, 바이오시스템학과)에서 석사, 박사학위를 받으시고, 3년간 UC San Diego에서 박사후 연구원을 지내신 후, 2014년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의생명과학부에 교수로 부임하셨다.

 

안녕하세요. 김상우 교수님. 먼저 교수님의 ‘중개유전체정보 연구실’과 연구 분야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 드립니다.

 

유전체(genomics)학이란 인간 DNA의 염기서열과 유전변이 및 유전자발현을 전체 유전자 수준에서 관찰하는 것입니다. 차세대시퀀싱(Next-generation sequencing)이라 불리는 염기서열 독해기술이 그 중심에 있고, 여기서 나온 데이터의 양이 워낙 방대하고 복잡하여 정확한 해석과 새로운 발견을 위해서는 정교한 생물정보학이 필요합니다. 저희 연구실은 이렇게 생물정보학 바탕으로 유전체를 연구하고, 그 결과물이 실제 환자의 진단과 치료에 활용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그래서 연구실 이름에도 중개(translational)란 단어를 넣게 되었습니다.
저희 연구분야는 크게 두 가지인데, 하나는 실제 환자데이터를 이용하여 질병의 유전적 원인과 메커니즘을 밝혀내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좀 더 정확하고 나아가 기존에 할 수 없었던 새로운 분석을 해낼 수 있는 알고리즘과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것입니다. 최근 주목 받는 면역항암치료나 뇌신경 모자이크변이 등 도전적인 생물정보학 문제들이 많은데, 저희도 프로그램들을 개발하여 발표하고 있습니다.

 

 

학부 때 전산학을 전공하시고, 대학원을 바뇌과로 오셨어요. 바뇌과에 대학원을 오시게 된 계기가 어떻게 되시나요?

 

저는 전산학과 생물학에 사연이 많습니다. 중학교 까지는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정말 좋아했는데, 고등학교 때 일반생물학 책을 취미로 읽어보다가 완전히 생물학에 매료되었습니다. 그래서 KAIST 입학해서는 학과를 정할 때에 생물학과로 갔었어요. 한 학기를 다녔는데 wet실험이 저랑 너무 안 맞아서 다시 전산학과로 전과를 하고 생물은 부전공을 하기로 했습니다. 저는 대학원 생각은 없었는데, 졸업할 때쯤에 마침 새로운 학과가 생긴다 하더라고요 (당시 바이오시스템학과). 그 때, 제 지도교수님이신 이도헌 교수님의 Bioinformatics 강의를 듣고 바로 이거다 싶어 진학하게 되었습니다.

 

 

포스닥을 UCSD에 Bioinformatics 연구실에서 3년을 계셨는데요. 이 연구실을 가시게 된 계기와, 연구실 생활은 어떠셨는지 궁금합니다.

 

거창한 계기는 솔직히 없었습니다 (웃음). 다른 일로 UC San Diego에 방문했는데, 거기서 우연히 Vineet Bafna 교수님의 postdoc 채용 공고를 보고 지원하여 거의 즉석에서 결정하였습니다. 당시에 차세대시퀀싱이 막 전파되는 시기였고, 남들이 쓸 수 있는 분석 알고리즘을 직접 만드는 것이 흥미로울 것 같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Vineet 교수님은 깊이 있는 디스커션을 해 주면서도 생활이나 연구 스케줄은 전적으로 믿고 맡기는 스타일인데, 그것이 저와 정말 잘 맞았습니다. 한 문제에만 집중해서 모든 역량을 쏟을 수 있었고, 그것이 하나하나 결과로 나올 때 너무나 즐거웠습니다.

 

 

교수가 된 입장에서 돌이켜 보았을 때 학생시절 가장 잘 했다고 생각하는 일과 가장 후회되는 일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먼저 잘했던 일은 학생으로서 많은 경험을 했다는 것과 독립적인 연구습관을 길렀다는 것입니다. 솔직히 말하면, 저는 모범적이거나 뛰어난 학생은 아니었습니다. 다만, 연구를 할 때마다 배경 논문 조사부터 시작해서 논문을 쓸 때까지 모든 과정을 스스로 하고자 노력했습니다. 처음에는 당연히 처절한 결과들을 받았는데, 이것이 반복되다 보니 많은 것을 체득할 수 있었고, 남의 실력이 아닌 제 자신이 실력으로 살아남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붙게 되었습니다. 후회되는 일은, 그렇다 하더라도 대학원 초기부터 조금 더 분명한 목표를 가지고 임했다면 졸업할 때에 좀 더 멋진 이력을 가질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생각은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가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말 중 하나가 “전문가란 그 분야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실패를 경험해 본 사람이다” 입니다. 다만 자신이 직접 해야 합니다. 실험도 망해보고, 큰 학회장에서 발표하며 덜덜 떨어보고, 논문도 직접 써서 혹평으로 가득 찬 rejection도 받아봐야 합니다. 대학원이란 곳은 여러분이 마음껏 실패할 수 있는 인생의 마지막 장소입니다. 최대한 많이 실패해 보세요. 당장은 미약해 보이고, 때론 일명 잘나가는 사람들과 비교하여 움츠러들 때도 있겠지만, 실패라는 튼튼한 땅에 여러분이 쌓아 올린 실력이 있다면, 사회는 여러분을 절대 외롭게 놔두지 않을 것입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머리 속에 걱정 대신 확신을 채우고, 즐거운 생활 되세요.

Interviewer: 장현수 (hyunsoo.jang@kaist.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