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eating innovative bio-convergent technologies for better human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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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김필남교수님께서는 최근에 한국 로레알-유네스코 여성과학자상 펠로십을 수상하셨습니다. 펠로십은 앞으로 성장이 기대되는 신진 여성과학자에게 수여되는 상인데요. 혹시 간단하게 수상 소감을 이야기 해주실 수 있으신가요?

 

제가 받기에는 너무 어려운 상 이었던 것 같습니다. 작년까지 로레알-유네스코 여성과학자 상은 생명과학, 의학에 국한되어 있었습니다. 올해 처음으로 “이학”분야가 생겨서 지원해 보았습니다. 지금까지 유일하게 “이학 – 융합 분야” 에서 수상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더욱 감회가 새롭습니다. 이렇게 “바이오-융합”의 학문적 가치를 인정받고, 제가 그 영광을 얻게 되어 참으로 감사하고 의미 깊은 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 연구실의 학생들이 지난 7년동안 함께, 한 걸음 한 걸음 와 주었기 때문에 다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너무 고맙네요~.

 

 

Q2. 교수님께서는 학부 때는 환경공학을, 대학원에서는 기계공학을 박사과정 이후에는 카이스트 신소재공학과 교수에 부임하셨다가 KIST에서 brain science institute에도 계시다가 현재 바이오및뇌공학과까지 오셨습니다. 교수님이 걸어오신 발자취를 보면 굉장히 융합적이고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있으신 것 같습니다. 교수님께서 요즘 관심 갖고 연구하는 것을 소개 해주실 수 있으신가요?

 

네. 그렇게 소속을 기준으로 생각해보면 정말 다양한 분야를 한 것처럼 보일 수 있겠네요. 학부 때 제가 가장 관심있었던 분야는 ‘대기 중 에어로졸 (나노입자)의 인체 유해성’ 입니다. 요즘 말하면 미세먼지의 유해성에 대한 흥미였겠네요. 제가 입학 할 당시도 지금처럼 심각한 사회문제였습니다. 당시, 그 분야를 가장 활발하게 하던 곳은 제가 학위를 했던 서울대 기계과였어요. 그래서 주저없이 학과의 명칭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연구분야” 만 고려해서 대학원을 진학했었습니다. 그곳에서 저의 석/박사 학위과정을 지도해주신 故서갑양 교수님을 만났구요. 그 분을 만나서 좀더 깊이 있게 바이오공학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저는 그 이후로도 늘 생명현상을 다루고 쓰임 있는 기술을 개발해 내는 것에서 자극이 되고, 동기가 부여되어 왔습니다. 어떻게 보면 저를 담고 있는 기관의 명칭은 다르더라도 추구하는 연구는 한결 같았던 것 같습니다.

2012년 7월 우리과에 부임하였습니다. ‘지금까지는 연습 이였고, 지금부터는 실전이다.’ 라는 마음으로 분야에 집중했습니다. 박사과정 중에 늘 하고 싶었던 “암”에 대한 연구였습니다. 어떤 것을 하든 “암”을 대상으로 연구개발하고 툴을 활용하고 싶었습니다. 지금은 연구실에서 “암의 미세환경을 체외에서 구현해서, 암의 발생/전이 등에 대한 기초연구부터, 이러한 이해를 기반으로 새로운 패러다임의 치료법을 개발하는 연구”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이 연구는 계속 하게 될 거구요.

 

 

Q3. 저는 어렸을 때 부모님께서 ‘여자들에게 좋은 직업’이기 때문에 교사가 되길 바라셨습니다. 교수님께서도 주변 사람들로부터 고정된 성 역할에 대한 기대가 있으셨을 것 같습니다. 교수님께서는 성 역할에 대한 기존에 기대가 있으셨는지 궁금합니다. 그런 것이 있었다면 어떻게 깨고 과학자의 길을 가게 되셨나요?

 

하하. 재미 있네요~. 저희 부모님 역시 제가 ‘교사’ 가 되길 바라셨습니다. 그래서 대학시절에 교직이수를 진행 했었어요 (과학 교사가 될 뻔 했네요).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그 직업은 저와는 잘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4학년 재학시절 제가 가장 관심있는 연구인 ‘나노입자’ 연구실에서 인턴을 해보았습니다. 짧은 경험이지만 너무나 흥미로웠습니다. ‘이거다!’ 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두 번 생각하지 않고 대학원에 지원했고, 그 선택을 시작으로 지금 이 자리에 있게 되었네요. 당시 대학원을 진학해서 알게 되었습니다. 제가 소속한 “기계과 대학원”에는 여학생이 거의 없다는 것을요. 그 부분이 전혀 문제로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그 상황이 불편하지도 않았구요. 저 역시 제가 공부한 랩의 유일한 여학생이었네요. 그리고 부모님은 늘 제가 선택하는 길을 응원해 주셨습니다.

 

 

Q4. 저도 교수님처럼 과학을 계속 해나가고 싶은데, 여성 과학자로서 연구를 활발하게 해야할 시점에 임신과 출산으로 인한 경력 단절이 걱정이 됩니다. 교수님께서는 여성과학자로써 연구를 하는데 어려움이 있으셨는지 궁금하고, 있었다면 어떻게 해결 하셨나요?

 

과학을 추구하는 데는 국경도, 성별도, 인종도 없는 거 아시죠? 여성 과학자가 아니라 그냥 과학자라고 생각하면 쉬울거 같아요. 비록, 현실은 여성이 소수이기에 특별하게? 조금 힘들 수 있겠죠. 저는 지금 만 3살짜리 아들과 함께 학교를 다녀요. 아이는 KAIST 어린이 집. 그리고 저는 정문술빌딩. 매일 아침 이렇게 시작하죠. 그리고 저는 부교수 3년차 입니다. 나름의 연구를 고지에 올리기 위해 매 순간 엑셀을 밟고 있어야 하는 타이밍이겠죠? (일반적이라면). 하지만, 저는 솔직히 하루를 온전히 연구에 쓸 수 없어요. 늘 브레이크가 있죠. 그리고 당연히 활발하게 연구활동하는 것에도 물리적인 제약이 있죠. 여성과학자로써 힘들다면 지금이 힘든 순간이겠네요. 하지만, 연구는 시간의 제약이 없어서 언제든 어디서든 할 수 있어서, 그나마 여러모로 만회할 기회가 있는 것 같아요. 시간을 할애 하는 과정에서 우선순위만 조금 수정하면 전체를 유지하는 데는 큰 무리가 없더라구요. 그래서 오히려, 연구를 선택했기 때문에 출산/육아로 인한 경력단절 없이 ‘일의 즐거움’을 계속 지켜 나갈 수 있게 된 거라고 생각해요.

 

 

Q5. 교수님께서는 롤모델이 있으신가요?

 

저는 삶의 롤모델이 너무 많네요. 연구적 측면에서 꼽으라면, 두 분의 지도교수님 이십니다. 박사과정의 지도교수님이신 故 서갑양 교수님, 그리고 박사후과정의 Howard Stone 교수님. 두 분에게는 공통점이 있으세요. 1) 늘 에너지가 넘치시고, 하시는 일을 너무나 즐거워 하신다는 거. 2) 지도하는 학생에게 온 메일을 가장 우선시 답변하고, 피드백 해주신다는 것. 특히, 논문피드백은 그 무엇보다 우선시 하는 것. 지키기에 쉬울 것 같지만, 교수가 되어보니 그 두가지를 지키는 것이 정말 어려운 것 같습니다. 그 분들처럼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연구하고 싶네요.

 

 

Q6. 미래가 기대되는 신진 여성 과학자에게 수여되는 상을 받으셨는데, 교수님께서는 앞으로 어떤 과학자가 되고 싶으신가요?

 

하루하루 조금씩 더 공부하고 성장하는 과학자가 되고 싶네요. 매일매일 발전하게 된다면, 앞으로 할 수 있는 일은 무궁무진 한 것 같아요. 공학/순수과학/의학 등 영역을 느낄 수 없을 정도로 제가 하고자 하는 분야에서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고 대화할 수 있는 과학자가 되고 싶습니다. 그리고, 제 미래에는 지금보다 더 많은 훌륭한 제자들과 함께 있겠네요.

 

 

Q7. 마지막으로 미래의 여성 과학자가 될 학생들에게 한 말씀 해주실 수 있으신가요?

 

미래의 여성 과학자? 바로 그대들입니다. 선택은 순간이지만, 그 순간의 선택을 지켜나가는 힘이 필요할 것입니다. 여러분의 선택에 집중하고, 투자하고, 그리고 의리를 지켜보세요. 그 선택은 결코 여러분을 배신하지 않을 겁니다.

 

 

Interviewer: 정수재 (jsj0739@kaist.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