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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완 교수>

 

 

이번 [과학산책] 인터뷰는 바이오 및 뇌공학과 이상완 교수님과 진행하였습니다.

 

Q1. 안녕하세요 이상완 교수님. 교수님께서는 인공지능과 신경과학에 대한 연구를 활발하게 하고 계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현재는 주로 어떤 연구를 진행하고 계시는지 소개해 주실 수 있을까요?

 

아래와 같이 4가지 unit 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 행동실험과 model-based fMRI실험을 통해 인간의 학습과 추론과정을 모델링하고 (decision neuroscience),

2. 이를 통해 이러한 정보처리 과정이 가진 잠재력을 수학적/공학적인 틀에서 해석하고(computational neuroscience), 

3. 더 나아가 인공지능 알고리즘 설계의 새로운 가능성을 탐구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neuroscience-inspired AI). 

4. 도출되는 이론을 이용하여 의사결정이나 학습에 관련된 정신질환을 모델링하는 연구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computational psychiatry)

 

 

Q2. 지난 8월 딥러닝(Deep Learning)을 이용하여 자폐 스펙트럼 장애(Autism Spectrum Disorders) 진단 가능성을 제시한 논문(제목: Exploring the Structural and Strategic Bases of Autism Spectrum Disorders with Deep Learning)이 발행되었는데요. 어떤 연구인지 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는 진단도 어렵고 명확한 뇌마커도 없는 질환입니다. 본 연구에서는 국내에서 가장 큰 소아 자폐클리닉의 책임자이신 세브란스 병원 천근아 교수님 연구팀과 함께, 세브란스병원에 구축된 3~11세 ASD 환자 84건의 MRI 빅데이터와 국제컨소시엄으로 구축된 1000여 건의 자폐증 환자 MRI 데이터를 “구조적 원인”과 “인과관계” 두가지 측면에서 분석하였습니다.

우선 자폐 스펙트럼 장애의 구조적 원인 규명을 위해, 공간 변형 네트워크(spatial transformer network)와 컨볼루셔날 신경망(convolutional neural network)기반의 딥러닝 모델을 학습시키고, 설명 가능한 인공지능 관련 기술 중 하나인 클래스 활성화 매핑기법(class activation mapping)을 적용하여 모델에 학습된 인자들을 뇌영상에 투영시켰다. 그 결과 기저핵을 포함한 피질하영역, 섬엽(insula)을 포함한 피질영역, 그리고 대뇌피질과 피질하영역을 연결하는 전장(claustrum)등의 뇌부위들이 자폐 스펙트럼 장애군의 사회적 의사소통 지수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어 자폐 스펙트럼 장애군의 사회적 의사소통 지수와 관련된 뇌 부위들간의 인과 관계 분석을 위해 강화학습 모델의 일종인 회귀형 주의집중 모델(recurrent attention model)을 학습시켰고, 기저핵의 다양한 뇌영역들이 관련되어 있음을 발견했습니다.

이 연구결과에서 학문적, 임상학적으로 중요한 결론을 도출하기에는 이르고, 가능성을 탐색하는 과정에서 나온 초기 연구결과 보고서 정도로 봐 주시면 좋겠습니다.

 

 

Q3. 이번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연구 방향이나 혹은 새롭게 시도해 보고 싶은 연구가 있으신가요?

 

자폐스펙트럼 외에 중독, 강박장애, 우울증과 같이 의사결정과정에 영향을 미치는 복잡한 정신질환에도 관심이 있습니다. 작년에 옥스포드 연구팀과 우리 연구실이 함께 computome 이라 이름 붙인 개념을 제안하였는데요 (Decision-making in brains and robots - the case for an interdisciplinary approach, Current Opinion in Behavioral Science 26, 137-145 (2019)). 강화학습 이론과 모델을 이용하여 동적 프로세스 공간에 인간의 학습과정 전체를 사영(projection)시키는 개념입니다. 이렇게 하면 다른 조건들 사이의 반응을 비교하는 기존의 실험설계 패러다임으로 불가능했던 정신질환에 대한 상위 개념의 가설들을 검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Q4. 앞으로 딥러닝을 이용한 뇌 영상 진단이 더욱 발전하기 위해서 연구자들이 해결해야할 점은 무엇이고, 이를 해결해 나간다면 앞으로 의료 인공지능이 실제 임상에서 어느 정도의 역할까지 수행할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딥러닝 기반 뇌영상 진단 분야는 우리 연구팀의 주요 관심사가 아니어서 자세히 말씀드리긴 어려우나, 매우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분야로 알고 있습니다. 

딥러닝 기술을 적용해서 질병을 진단해 보는 1차원적인 응용은 실제로 많이 이루어지고 있고 꼭 필요한 과정입니다. 하지만 인간의 인지수준을 넘어서는 복잡한 변수 관계들을 찾아낼 수 있는 딥러닝의 능력을 활용하여 뇌질환을 이해하고 해석하는 깊이를 더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5. 마지막으로 인공지능 및 신경과학 분야의 연구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간단히 두가지로 나눠서 설명 드리겠습니다.

1단계: 신경과학의 키워드들을 가져다 인공지능 연구에 활용하는 경우도 있었고, 반대로 인공지능 기법들을 신경과학 실험 데이터 분석에 활용하는 사례도 많습니다. 

2단계: 이제는 기계학습 분야에서 수학적으로 정립된 근본적인 이슈들을 이용해 신경과학적 가설을 세우고, 실험과 분석을 통해 신경과학 버전의 정보처리 이론을 도출하고, 이 이론을 바탕으로 기계학습 알고리즘을 유도하는 융합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카이스트 학생이라면 1단계 문제들은 다른 친구들에 양보하시고, 2단계 문제에도 관심을 가지면서, 3단계는 무엇이 되어야 할까-에 대해서도 고민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주어진 가설을 검증하고 이로부터 새로운 가설을 도출하는 것이 전통적인 탐구 방식이고 이 공식을 지켜야 하지만, 새로운 문제를 정의하는 과정에서 과거 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잘 안 풀리는 문제는 일단 그 자리에 두고, 한 걸음 가서 뒤돌아보시면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보일 때가 있습니다.

 

 

[참고 논문]

Ke, Fengkai, et al. "Exploring the structural and strategic bases of autism spectrum disorders with deep learning." IEEE Access 8 (2020): 153341-153352.

 

 

이경림 기자(dobby@kaist.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