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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이준철 박사과정, Advanced Materials 표지 이미지, Small 후면 표지 이미지>

 

이번 연구 성과 취재에서는 바이오 및 뇌공학과 최명철 교수님 연구실의 이준철 박사과정 학생 분과 인터뷰를 진행하였습니다.

 

 

Q1. 안녕하세요? 바쁘신 와중에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먼저 간단한 자기소개와 현재 계신 연구실 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최명철 교수님 연구실에서 박사과정으로 재학중인 이준철입니다. 저희 연구실은 바이오물질의 나노구조와 상호작용을 생물물리학 측면에서 바라봅니다. 현재는 많은 학생들이 알츠하이머병과 연관된 미세소관(microtubule)과 타우 단백질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Q2. 지난 9월 국제학술지 ‘Small’의 후면 표지 논문에 게재된 논문이 있으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떤 연구인지 설명 부탁드리겠습니다. (논문명: Tubulin Double Helix: Lateral and Longitudinal Curvature Changes of Tubulin Protofilament)

 

미세소관은 땅콩 모양의 튜불린(tubulin) 단백질들로 이루어진 긴 튜브 형태의 구조물입니다. 미세소관은 성장과 붕괴를 끊임없이 오가는데, 이는 튜불린 단백질이 수직한 두 방향으로 접히는 성질 덕분입니다. 우리는 만약 이 튜불린의 형태 변형을 인공적으로 제어한다면 재밌는 나노구조체들을 만들어낼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튜불린을 두 방향으로 접을 수 있는 폴리라이신(poly-L-lysine) 분자스위치를 찾아냈고, 이를 이용해 튜불린들이 꼭 두 줄씩 길게 늘어선 ‘튜불린 이중나선’ 구조를 만들어냈습니다. 이 연구는 분자스위치라는 간단한 방법을 통해 튜불린 단백질을 나노소재의 기초물질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제시한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Q3. 이 연구와 비슷한 주제로 지난 8월 국제학술지 ‘Advanced Materials’의 표지 논문으로 게재된 뛰어난 연구성과를 내셨는데, 이 연구에 대해서도 설명해 주시기 바라겠습니다. (논문명: Tubulin-Based Nanotubes as Delivery Platform for Microtubule-Targeting Agents)

 

미세소관을 표적으로 하는 항암 약물인 미세소관 표적 치료제(microtubule-targeting agent)는 임상에서 다양한 암의 치료에 활용되고 있습니다. 이들은 암세포 내의 미세소관을 이루는 튜불린 단백질에 결합함으로써, 암세포의 분열을 억제하고 결국에는 사멸을 유도합니다. 우리는 약물의 표적인 튜불린 단백질로 약물 전달체를 만들면 모든 미세소관 표적 치료제를 쉽게 탑재할 수 있는 만능 전달체를 구현할 수 있을 것이라 보았습니다. 앞서 말한 분자스위치를 이용해 약물이 탑재된 튜불린 나노 튜브(tubulin-based nanotube)를 만들었고, 항암 효능을 세포 및 동물실험에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Q4. 두 연구 모두 튜불린(tubulin) 단백질을 이용한 흥미로운 결과를 내셨는데요. 어떠한 계기로 튜불린에 관심을 가지게 되셨나요?

 

사실 시작은 알츠하이머병에 대한 관심이었습니다. 오래전부터, 나를 잃어가는 알츠하이머병은 인간이 겪을 수 있는 가장 슬픈 질병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알츠하이머병의 메커니즘과 연관된 미세소관과 타우 단백질의 정전기적 상호작용을 연구하고자 했고, 일종의 모델 시스템으로 양전하 중합체인 폴리라이신과 튜불린 연구를 시작한 것입니다. 합성 중합체인 폴리라이신은 타우 단백질과 거리가 꽤나 있어 보이지만, 튜불린과의 정전기적 상호작용 연구에서 얻은 결과가 중요한 통찰을 제공할 것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Q5. 앞으로 더 연구 해보고 싶은 분야는 어떻게 되시나요?

 

튜불린을 빌딩블록으로 활용하여 구현할 수 있는 구조와 응용 가능성을 최대한 보여주는 것이 박사과정 동안의 목표입니다. 튜불린 기반 나노구조를 항암 약물 전달체로 활용한 것은 하나의 예에 불과하며, 광학 및 전기소재를 개발하고 모터 단백질 키네신과 결합해 분자기계 등을 만드는 연구를 현재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 이후에는 알츠하이머병, 인간 수명과 관련된 분야를 연구해보고 싶습니다.

 

 

Q6. 마지막으로 연구를 하고자 하는 학부생 혹은 대학원생 분들에게 해주실 수 있는 조언 부탁드리겠습니다.

 

연구는 공부, 실험, 생각의 삼위일체라고 생각합니다. 어느 한쪽이 부족하거나 한쪽에 치우치게 되면 균형이 무너져, 문제를 해결하는데 시간이 터무니없이 오래 걸리거나, 헛수고만 하게 되거나, 의미 없는 반복만 하게 되거나, 재미를 못 느끼거나 등 연구 과정에서 겪을 수 있는 모든 정신적 고통을 경험하게 됩니다. 대학원에 진학한 초기에 어느 수업에서 들었던 말인데 흘러 넘겼다가, 개인적인 경험을 통해 어느정도 깨닫게 됐습니다. 저는 게으른 편이어서 생각에 치우치는 경향이 있는데, 공부나 실험이 결핍되다가 갑자기 충족하게 되었을 때, 막힌 곳이 뻥 뚫리면서 해결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영양소가 부족하면 몸이 아는 것처럼, 연구를 대하는 우리의 정신도 그걸 느낍니다. 연구를 하면서 무언가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면 균형이 어떻게 무너졌는지 찬찬히 살펴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의도적으로 어느 한쪽의 극단으로 가보는 경험도 좋습니다.

 

[참고 논문]

Lee, Juncheol, et al. "Tubulin Double Helix: Lateral and Longitudinal Curvature Changes of Tubulin Protofilament." Small 16.37 (2020): 2001240.

Kim, Jinjoo, et al. "Tubulin‐Based Nanotubes as Delivery Platform for Microtubule‐Targeting Agents." Advanced Materials 32.33 (2020): 2002902.

 

이경림 기자(dobby@kaist.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