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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달에는 박성준 교수님과 2월 19 Advanced Material에 출판된 연구 (논문명: Functional skeletal muscle regeneration with thermally drawn porous fiber and reprogrammed muscle progenitors for volumetric muscle injury)에 대해 인터뷰를 진행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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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교수 (좌), Advanced Materials 내부 표지 그림 (우)

 

안녕하세요 교수님. 바쁘신 와중에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교수님께서 계신 신경 인터페이스 연구실과 2월 19일 Advanced Material에 출판된 연구에 대한 질문을 몇가지 드리려 합니다.

 

Q1. 현재 바이오 신경 인터페이스 연구실에서 진행되는 연구들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일단 저희 연구실에서는 굉장히 다양한, 바이오 및 신경과 관련된 모든 종류의 인터페이스들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저의 모토 중의 하나가 ‘좋은 연구를 하기 위해서는 아이디어 및 연구의 목표에 대해 어떠한 제약도 없어야 한다’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저희 연구실에서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이 soft material 혹은 fiber 기반의 디바이스 제작과 genetic modification을 통한 multi-modal, specific neural stimulation 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연구들은 이 두가지와 관련되어 있습니다.

조금 세부적으로 말씀드리면, 저희는 크게 두가지 분야에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첫번째는 제가 학위 때부터 해오던 nervous system을 타겟하는 multifunctional devices 및 technologies 개발인데요, 파이버 기반의 ultra-flexible optogenetic neural device 및 peripheral nervous system을 타겟하는 전자약 제작, 다양한 종류의 나노 입자를 이용한 thermogenetic/chemogenetic/ultrasonic brain modulation 방법 개발, 재활을 위한 spinal cords 타겟용 디바이스 및 neural interface를 통한 인공 감각기관 구현 (피부 등), non-invasive/wireless 신경 자극 및 신호 검출 기술 개발 등이 그 범주라고 할 수 있습니다.

 

두번째는 저희 연구실의 자랑인 파이버 기술을 이용해서, 여러가지 유용한 바이오 및 신경 디바이스들을 만드는 연구입니다. 파이버를 만들기 위해 저희가 사용하는 thermal drawing process (TDP) 같은 경우는, 원하는 재료와 구조를 맘껏 이용해서 최적화된 마이크로 디바이스를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를 이용해서 저희 연구실 친구들이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고 있는데요, 예를 들어 다기능 수술용 실 및 조직 재생을 위한 스캐폴드 개발, 혈당/neurotransmitter/암환경을 센싱할 수 있는 디바이스 제작, 웨어러블 기기를 위한 섬유/직물형 센서 및 이에 전력을 제공할 수 있는 파이버형 배터리/슈퍼캐패시터 제작, 식물을 위한 인공 줄기/뿌리 제작, 파이버형 인공근육을 위한 엑츄에이터 개발 등 굉장히 다양한 연구가 이 파트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Q2. 2월 19일 Advanced Material에 개제된 논문에서 다공성 섬유 기반 3D 근육조직 구조체를 발표하셨는데 어떠한 연구인지 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해당 연구는 근육이 손실된 환자를 돕기 위한 인공근육을 생성 및 재생시키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성공적인 조직 재생을 위해서는 줄기세포를 원하는 대로 분화 시키기 위한 바이오 기술 및 세포에게 적합한 환경을 제공하기 위한 신소재 개발이 동시에 필요한데요, 본 연구는 이러한 것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적합한 기법을 찾아 실제 동물 모델에 적용한 것이 키 포인트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연구의 필요성에 대해서 좀 더 자세히 말씀을 드리자면, 세상에는 생각보다 근육이 파괴되거나 약화되어 일상생활이 힘든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래서 그러한 분들의 몸에 ‘살아있는 세포’를 심어서 잘 자라게 함으로써, 실제 근육과 똑같은 역할을 하게 만드는 방법들이 최근 개발이 많이 되고 있지요. 하지만 현재까지 사용되고 있는 이식 기반의 방법은 조직을 제공한 곳에 문제를 일으킬 여지가 있고, 이식 부위 자체에도 효과적으로 재생하지 않거나 기능하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에 대한 대안으로 줄기세포를 손상 부위에 심어서 골격근(skeletal muscle)으로 유도를 많이 하는데요, 이 또한 현재의 기술로는 세포의 장기 생존율 및 분화성이 많이 떨어져 임상 적용이 힘든 상황입니다.

 

본 연구에서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리프로그래밍 (direct reprogramming) 이라는 기술을 사용했습니다. 이는 섬유아세포(fibroblast) 등의 세포에 유전자 처리를 해서 근육으로 잘 자랄 가능성이 있는 유도근육전구세포 (induced myogenic progenitor cells) 로 세포 종류를 바꿔버리는 기술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유전자를 처리하는 방법만으로는 저희가 원하는 세포로 분화시키기가 쉽지 않아요. 세포가 자라는 환경, 주변의 물질 등이 분화 과정에 많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분화 및 성장 과정 동안 인위적으로 적합한 생화학적/기계적 환경을 제공해 주어야 하는데요, 저희는 이를 고분자 기반의 3D 파이버 구조체를 이용해서 해결했습니다. 먼저 세포의 집이라고 할 수 있는 조직 구조체를 만들고, 이 구조체를 세포가 좋아하는 환경을 지닌 물질로 둘러싼 뒤에, 줄기세포를 함께 이식해서 성장성 및 기능성이 뛰어난 인공근육을 생체 내에서 제작한 것이 저희가 한 일입니다.

 

결과를 말씀드리면, 저희는 생체 외 (in vitro), 생체 내 (in vivo) 연구를 모두에서 근육 세포의 분화 및 형성이 촉진될 뿐만 아니라, 근육에 필요한 주변의 신경 및 혈관 분포율 또한 증가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특히 일부 지역의 근육을 제거한 마우스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이식 부위의 근육 성장이 촉진될 뿐만 아니라, 실제로 근육의 기능성이 대폭 향상된다는 (잘 걷게 되는) 결과도 얻을 수 있었습니다.

 

Q3. 3D 구조체를 de-cell ECM, thermal drawing 및 salt leaching을 이용한 파이버를 결합하는 방법으로 제작하셨는데, 이에 대한 자세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특정 조직을 이식 후 효과적으로 재생/분화시키기 위해서는 실제 세포의 주변 환경과 최대한 유사한 환경을 제공해야 하는데요, 이를 위해 저희가 사용한 것이 세포외기질 (extracellular matrix, ECM)과 3D 파이버 구조체의 혼합체 입니다. 먼저 실제 생체 환경과 똑 같은 양질의 ECM을 얻기 위해서 탈세포(de-cellularization) 방법을 사용했는데요, 실제 장기에서 특수한 화학적 방법을 사용하여 주변 세포를 모두 제거하고, 그 주변의 물질만 남기는 방법입니다. 저희는 이러한 방법으로 de-cell ECM을 만들고, 이를 하이브리드 3D 파이버 구조체에 둘러싸서 인공근육을 효과적으로 분화시킬 수 있었습니다.

 

그러면 3D 구조체는 왜 필요할까요? 실제 세포를 ECM과 함께 몸에 이식하고 시간이 지나면, 여러가지 생체내 현상 때문에 다 흩어져 버려서 성장이 안되는 현상을 발견할 수 있는데요, 그래서 필요한 것이 세포를 생체 내에 온전히 고정시켜 줄 수 있는 ‘세포집’ 입니다. 다른 말로 조직 구조체(티슈 스캐폴드)라고 하는데요, 이번 연구에서는 이러한 조직 구조체를 적합한 크기와 물질로 만들기 위한 새로운 공정을 사용했습니다. 먼저 재료로는 우수한 생체 적합성 및 강도를 가진 폴리머인 PCL(polycarpolactone)을 사용했고, 이를 마이크로 스케일의 튜브로 대량생산하기 위해서 주로 광섬유를 제작하는데 사용되고 있는 ‘열 인발 공정 (thermal drawing process, TDP)’을 사용했습니다. 저희 연구실에 오면 폴리머를 녹여서 빠르게 잡아당기는 ‘파이버 타워’를 볼 수가 있는데요, 이 방법으로 다양한 종류의 물질을 원하는 구조와 크기로 한꺼번에 가공할 수가 있습니다. 또 이 구조체에 자유로운 영양분 이동을 위한 다공성 구조를 형성하기 위해서 염침출법 (salt leaching method) 를 썼다는 것도 하나의 포인트입니다. 이러한 기술들을 이용해서 3D 구조체를 제작, 인공근육 분화의 중요한 요소 하나를 제공하는 기술을 이용하였습니다.

 

Q4. 연구에서 사용된 공정을 사용하면 조직 재생을 위한 3D 구조체를 대량 생산하는 것이 가능해 보입니다. 현재 이 연구가 임상적으로 적용시킬 수 있는 단계인가요? 혹시 아니라면 어떠한 점들이 더 연구되고 극복되어야 할까요?

우선 파이버 공정 자체를 이용한 구조체 제작 자체는 당장 임상 활용을 위해 사용되어도 문제 없으리라 생각됩니다. 현재 임상에 쓰이는 여러가지 재료들을 TDP공정으로 가공할 수 있다는 점이 이미 확인되어 있으니까요. 다만 조직 재생을 위해 쓰이는 줄기세포의 생체적합성에 대한 문제 해결이 선행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아직까지는 이식형으로 승인된 재료가 그렇게 많지 않은데요, 따라서 재료 측면의 연구도 계속 고민해야 할 부분입니다.

 

Q5. 해당 연구의 후속 연구로 현재 연구실에서 진행되고 있는 내용이 있는지 알고 싶습니다.

이번 연구는 근육을 초점으로 진행되었지만, 해당 방법을 이용하면 근육 이외에도 신경, 혈관 등 다양한 조직의 재생 및 분화를 촉진시킬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더욱이 저희가 사용하고 있는 TDP라는 공정은 다양한 재료/크기/모양의 3D 구조체를 환자 맞춤형으로 대량생산할 수 있기 때문에, 여러가지 생체재료 및 줄기세포 기술과 결합될 경우 조직공학 분야에서 큰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합니다. 따라서 다양한 조직을 대상으로 파이버 스캐폴드를 이용한 재생 연구를 진행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스캐폴드에 키울 2D 세포뿐만 아니라, 실제와 비슷한 3D 구조로 분화한 형태인 오가노이드(organoid)를 위한 파이버 구조에도 관심이 많습니다. 특히 다기능성 파이버를 오가노이드 사이에 끼워 넣는 방법을 이용한다면, 영양분을 효과적으로 확산시켜 분화를 촉진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전기생리학적으로 일어나는 여러가지 현상을 관찰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Q6. 마지막으로 연구자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조언 한마디 부탁드리며 인터뷰 질문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부임 직후 인터뷰에서, 바이오 공학을 전공하고 싶은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다고 했던 말이 두가지 정도가 있었습니다. 첫번째는 새로운 배움과 주도적인 학습을 추구하라는 것, 두번째는 이왕 꿈을 꿨으면 현실을 두려워하지 말고 재미있게 하라는 것입니다. 첫번째 이야기는 바이오 공학 연구가 원체 응용 분야의 끝단에 있기 때문에 했던 말인데요, 이 분야에서 성공하려면 제가 생각하기에는 새롭게 떠오르는 다양한 분야에서의 지식을 흡수하고, 스스로 여러가지를 해보는 행위에 두려움이 없어야 합니다. 이는 보통 기본이 되는 지식들을 먼저 배우고, 이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는 전통 분야들과는 정반대라고 할 수 있죠. 새롭게 배우고 스스로 탐구한다는 것이 참 힘든 일이긴 하지만, 어찌 보면 미지의 분야를 헤쳐 나가는걸 좋아하는 사람들이 연구자가 되고 싶어하는 거니까, 그 좋아하는 일을 하라고 조언하는 걸로 봐주시면 감사할 것 같습니다. 이 부분에 대한 트레이닝을 학생 때 열심히 하다 보면, 어느새 다른 사람과 차별화된 자신만의 멋진 연구자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고, 궁극적으로 결과도 좋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두번째는 학생들이 아무 생각하지 말고 연구를 재미있게 했으면 좋겠습니다. 보통 그걸 방해하는 요소가 결과를 내지 못했을 때에 대한 두려움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저만해도 대학원생 때는 내가 올바른 길을 가고 있는지, 그리고 내가 현재 걷고 있는 길에서 잘 해낼 수 있을지에 대한 불안감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그 때는 ‘내가 궁극적으로 하고 싶은 건 뭔가’ 를 생각하면 마음이 조금 편해집니다. 무슨 말이냐 하면, 저 같은 경우에는 곰곰이 생각해보면, 연구를 하는 이유가 돈을 많이 벌고 싶어서 혹은 권력을 얻고 싶어서가 아니었습니다. 그냥 내가 제일 좋아하는 게 연구이니까, 그저 그걸 잘하고 싶은 것일 뿐이었어요. 그래서 그 마음가짐 학위 내내 계속 되새겼더니, 지금 당장 결과가 나오지 않더라도 스트레스를 덜 받게 되고, 내 연구결과가 좋은 학술지에 실리지 못하더라도 마음이 편해지더라구요. 여기에 더해서, 어차피 박사학위를 가지고 굶어 죽을 걱정은 안 해도 된다는 생각을 얹으면, 조금 느리더라도 내가 진짜 이루고 싶은 것을 향해서 차근차근 나아가는 일을 할 용기가 생깁니다. 그러면 현재 하는 일들도 즐길 수 있게 되고, 가끔 찾아오는 슬럼프를 탈출하는데도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비슷한 맥락으로 과거에 대한 후회, 미래에 대한 걱정을 할 시간에 현재 하고 있는 일 자체를 즐기는게 결과가 제일 좋더라는 것도, 시간이 지나 주변을 관찰하니 알 수 있었습니다.

 

잔소리가 너무 길었는데요. 제가 2년동안 카이스트에 있으면서 항상 느끼는 점이 여기에 진학한 모든 학생들이 다 엄청난 각자의 장점과 재능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카이스트에 진학하신 분들은 모두 큰 자부심을 갖고, 자신만의 길을 오롯이 걸으면서, 즐겁고 행복하게 생활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은 그럴 자격이 있고, 그렇게 살다 보면 과정은 조금 다를지라도, 결국에는 다들 자신들이 원하던 모습으로 미래에 있을 것이라 믿으니까요. 감사합니다. 

 

[참고 논문]

Y. Jin, D. Shahriari, E. J. Jeon, S. Park, Y. S. Choi, J. Back, and S. W. Cho, “Functional Skeletal Muscle Regeneration with Thermally Drawn Porous Fibers and Reprogrammed Muscle Progenitors for Volumetric Muscle Injury.” Advanced Materials, 2007946. (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