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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현 교수>

 

이번 달에는 이수현 교수님과 4월 8일 Nature Communications에 개재된 연구 (논문명: Primate ventral striatum maintains neural representations of the value of previously rewarded objects for habitual seeking)에 대해 인터뷰를 진행해 보았습니다.

 

Q1. 안녕하세요, 바쁘신 와중에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먼저 간단하게 교수님 연구실에서 진행되는 연구들에 대해 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저희 연구실에서는 사람의 인지작용(cognitive process)이 우리의 뇌에서 어떻게 일어나고 진행되는지 밝히는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여러 다양한 주제를 진행하고 있는데, 특히 관심있는 주제는 Memory process와 Emotion process이고요, 또한 이들 process가 서로 간 어떻게 영향을 주는지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 이러한 연구를 통해 밝힌 Neural process 원리가 정신질환 진단 및 치료에 어떻게 활용될 수 있을 지에 대한 연구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Q2. 4월 8일 Nature Communications에 개제된 논문에 따르면, ventral striatum 영역에서 habitual behavior을 제어하는데 필요한 장기기억이 자동적으로 인출된다 라는 연구를 발표하셨는데요. 어떤 연구인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우리가 보통 어떤 물체를 볼 때 그 물체가 좋은 물체인지 나쁜 물체인지 의식하지 않더라도 습관적으로 혹은 자동적으로 알 수 있어요. 그리고 우리가 의식하지 않더라도 습관적으로 좋은 물체를 더 많이 보게 되는 행동을 하게 되는데요. 이를 habitual seeking behavior라고 합니다. Habitual seeking behavior는 우리 생활에 있어서 전반적으로 많은 영향을 주고 있어요. 우리가 의식하지 않았는데도 자동적으로 물체의 가치에 따라 습관적으로 행동하게 되지요. 이러한 행동은 특히 중독 환자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요. 중독된 것을 계속 찾게 되는 행동이 그러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행동이 나타나기 위해서는 기반이 되는 강한 기억이 존재하여야 합니다. 물체의 가치에 대한 기억(object value memory)이 우리 뇌 어디인가에 저장되어 있어야 저장된 정보에 근거해 habitual seeking behavior가 가능하게 됩니다. 그러한 object value memory를 저장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ventral striatum이 하고 있다는 것을 밝혀낸 것이 이번 연구의 핵심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존 연구에서 Ventral striatum은 motivation과 가치 학습에 관련되어 있다고 잘 알려져 있었어요. 그리고 addiction과 관련이 있다는 제안도 많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물체 가치에 대한 장기기억이 ventral striatum에 있다는 직접적인 증거는 이번 연구에서 처음으로 보여주었어요. 특히 ventral striatum에는 object value memory 중에서도 good value에 대한 기억이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주었고요, 그 뿐 아니라 good value memory가 어떻게 표상되는지(memory representation)도 제안하고 있습니다. 즉, Ventral striatum은 흥미롭게도 good value를 지닌 물체를 모두 같은 카테고리로 묶어서 표상하는 특성을 가진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다시 말해, object identity(전화기, 컵과 같은 각각의 물체)와 상관없이 good value를 가진 물체라면 ventral striatum은 비슷한 표상으로 처리합니다. 이러한 프로세스가 자동적으로 일어나기 때문에 우리가 의식하지 않은 순간에도 빠르게 value process를 하고 그 결과 좋은 물체를 더 보게 되는 habitual seeking behavior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Q3. Good value와 Bad value의 개념에 대해 조금 더 설명 부탁드려도 될까요? 

사람이나 동물 등 각 개체에게 이득이 되는 object이라면 good value object이고 해가 되는 object이라면 bad value object으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이득도 해도 없는 중성 상태의 object을 neutral value object으로 분류할 수 있고요. 이번 연구에서 실험을 진행할 때에는 이득 혹은 해가 되는 object를 설정할 때, 개체의 오랜 경험으로 형성된 기억으로부터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일상 생활에서 보지 못한 이미지를 택해서 사용하였습니다. 즉, 이번 연구에서는 프렉탈 이미지를 사용하여 habitual long-term memory를 학습시키고 그 전후의 neural process를 본 것입니다. 물론 실제로는 사람의 경험에 따라 good object이 다를 수 있고요, 어떤 물체가 본인에게 좋은 가치를 지니고 있는지에 따라서 ventral striatum 신경 패턴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을 것입니다.

 

Q4. Ventral striatum에서 good value memory에 대한 process가 빠르게 일어난다고 하셨는데, 어떤 이유로 빠른 process가 나타날 수 있었을까요?

한 가지는 위에서 말한 것처럼 good value object을 다른 가치의 object과 분리하여 같은 신경표상으로 처리하는 효율성 때문입니다. 또 다른 이유는, Ventral striatum영역이 해부학적으로 sensory information을 받아서 바로 motor 신경으로 연결시킬 수 있는 위치에 있습니다. 이러한 해부학적 연결은 visual input을 받아 바로 motor output으로 연결시키기에 유리할 것이고 이를 바탕으로 habitual seeking behavior가 자동적으로 빠르게 일어날 수 있을 것입니다.

 

Q5.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앞으로 어떠한 응용이 가능한지 궁금합니다.

Habitual seeking behavior에 대한 neural process 원리를 잘 이해한다면, 이러한 원리를 기반으로 해서 습관적인 행동을 제어하는데 사용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좋은 습관을 만들거나 나쁜 습관을 억제하는 데 활용될 수도 있고, 중독 환자들의 습관적 행동을 조절해서 치료하는 등 mental disorder 치료에도 이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Q6. 마지막으로 연구자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조언 한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연구 분야에 대한 고민을 하는 학생들이 많더라구요. 관심있는 분야는 있는데 어느 분야가 나중에 전망이 좋은 분야인지, 혹은 어떤 분야를 선택하는 것이 안정적인 미래를 보장해줄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있는 학생들을 많이 볼 수 있었어요. 어떤 분야가 좋은 분야인지, 안정적인 분야인지에 대한 가치는 점점 미래로 갈수록 사라지는 것 같아요. 많은 전문가들도 같은 이야기를 합니다. '어느 분야가 전망이 좋다거나 안정적이다'라는 가치관이 너무 빨리 변해가고 있어요. 예상치 못한 코로나 세상이 굉장히 많은 것을 바꿨고, 안정적이라고 생각했던 직종들이 AI 때문에 위협받기도 하는 것처럼요. 그래서 만약에 본인이 정말 하고 싶고 알고 싶은 것이 있다면 걱정할 에너지를 그 일에 더 투자하면 좋겠다는 말을 해주고 싶어요. 일단 본인이 원하는 것을 했으니 후회는 남지 않을 것이고요, 이 시대와 변화에 맞춰서 본인의 분야에 매진한다면 분명히 좋은 결과도 기대할 수 있을 거에요.

그리고 연구를 하다 보면 힘든 순간이 많이 있는데, 포기하기 전에 힘든 원인이 어디 있는지 천천히 생각해보라고 권하고 싶어요. 만약 힘든 원인이 연구가 내가 생각한 것과 너무 다르고 더 하고 싶은 다른 일이 있기 때문이라면 다른 것을 찾아 떠나는 것이 맞을 수도 있어요. 하지만 생각보다 연구 자체보다 주변의 외적인 것으로 힘든 경우가 많아요. 힘든 원인이 연구 자체가 아니라 주변의 외적인 것이라면, 예를 들어 선배와의 관계에서 스트레스를 받는다든지, 다시한번 생각해보길 권합니다. 나중에 내가 좋아한 연구를 그만두었다는 후회를 할 가능성이 높으니까요. 연구 외적인 원인의 경우 연구를 포기하기 보다는 다른 방식으로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입니다. 

 

[참고 논문]

J. Kang, H. Kim, S.H. Hwang, M. Han, S.H. Lee and H.F. Kim, “Primate ventral striatum maintains neural representations of the value of previously rewarded objects for habitual seeking.”, Nat Commun 12, 2100 (2021).

 

기자 : 윤동조 (ehdwh8264@kaist.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