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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로젤 기반 유연성 뇌-기계 인터페이스

 

 

Q1) 안녕하세요 박성준 교수님, 바쁘신 와중에 인터뷰를 허락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그러면 질문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올해 6월에 교수님께서는 ‘Adaptive and multifunctional hydrogel hybrid probes for long-term sensing and modulation of neural activity’라는 제목의 논문을 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하셨는데요, 이 논문에 관해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인터뷰 요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희가 해당 연구에서 개발한 것은‘하이드로젤’이라는 새로운 유연물질로 만든 브레인-머신-인터페이스 장치입니다. 뇌 구조를 연구하고 싶거나 뇌질환의 매커니즘을 파악, 치료하기 위해서는, 실시간으로 뇌를 자극하고 신호를 측정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기존의 신경 인터페이스는 기계적, 화학적 특성이 뇌조직과 너무 달라서 이물 반응 (foreign body response)이 일어나게 되고, 결국 주변에 절연세포층이 형성되어 그 수명이 매우 짧아진다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저희는 뇌와 굉장한 비슷한 물성을 가지는 물질들로 디바이스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구체적으로는 다기능성 (빛, 전기, 화학기능 포함) 파이버 다발을 먼저 뽑구요, 그 파이버를 특수한 하이드로젤 몸체에 넣는 방법을 이용하여‘뇌 모사형 신경 인터페이스’를 제작했습니다. 해당 인터페이스는 빛으로 특정 신경세포종만을 자극할 수 있는 광유전학 기술을 적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뇌에서 신호를 읽을 수도 읽고, 약물을 뇌 속으로 전달할 수도 있습니다. 해당 디바이스를 이용한 결과, 동물 모델에서 기존의 기록을 훨씬 상회하는 삽입 후 6개월까지 뇌 신호를 측정할 수 있음을 보일 수 있었고, 또한 자유롭게 움직이는 동물을 대상으로 초장기간 광유전학 실험, 행동실험 등도 수행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물 반응에 의한 아교세포 및 면역세포의 발현이 기존 디바이스에 비해 현저히 줄어듬도 증명하였습니다.

또 다른 저희 디바이스의 특징으로는, 하이드로젤 몸체를 건조시킨 상태에서는 강성이 고분자와 유사하기 때문에 뇌에 삽입하기가 굉장히 수월해집니다. 이는 현재 많은 의사, 뇌과학자분들이 토로하는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구요, 하지만 몸에 들어가고 나면 주변의 수분을 빠르게 흡수하여 주변 조직과 유사한 부드러운 상태가 되기 때문에, 이물 반응을 최소화 할 수 있습니다.

 

Q2) 교수님께서는 기존 신경 인터페이스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하이드로젤(hydrogel)이라는 생체재료를 사용하여, 어떻게 보면 지금껏 없었던 신개념 신경 인터페이스를 개발하셨는데요, 이러한 아이디어는 처음에 어떻게 얻으셨는지 궁금합니다.

원래 제가 박사과정 때 했던 연구가 바로 브레인-머신-인터페이스 장치의 수명을 대폭 증가시키는 연구였습니다. 이를 위해서 선택한 방법이, 현재 일론 머스크의 뉴럴링크(Neuralink) 에서도 쓰고 있는 고분자 파이버 기반의 디바이스였죠. 그런데 해당 연구를 끝마치고 나고 보니까 여전히 수명의 한계가 있었고, 그 이유가 저는 여전히 고분자가 뇌 조직에 비해 단단한 물질이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그 이후로 폴리머보다 더 부드러운 여러 가지 물질들을 연구하기 시작했고, 마침 하이드로젤이라는 물질에 대해 연구를 하고 있던 한국인 친구가 있어 공동연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해당 친구도 자신의 재료를 뇌공학 분야에 응용할 수 있다는 비전을 듣고 흔쾌히 공동연구를 허락했구요. 마침 그 친구가 기능성 고분자에 하이드로젤을 어떻게 잘 접합할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어서, 완성된 디바이스 자체를 제작하고 싶었던 제게 굉장히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저희 같은 융합 연구 분야에서는 이러한 대화 및 상호 공동연구가 좋은 결과로 이어지기 쉽다고 생각합니다.

 

Q3) 이번 연구 결과가 앞으로 어떻게 응용이 될지 궁금합니다.

우선 저희가 뇌공학 장비의 수명을 대폭 상승시켰기 때문에, 해당 디바이스로 할 수 있는 뇌과학, 임상연구가 굉장히 많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알츠하이머 병, 파킨슨 병 등 초장기간 관찰이 필요한 뇌 신경 질환 연구가 가능해졌기 때문에, 저희가 해당 분야를 더욱 발전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재활분야, 장애극복분야 등 향후 다양한 곳에서 응용될 BMI/BCI 분야도 지금 뉴럴링크가 하는 것처럼 저희의 디바이스를 이용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Q4) 마지막으로 교수님께서 이루고자 하시는 연구의 궁극적 목표가 있으신지 여쭤보고 싶습니다.

해당 연구는 브레인-머신-인터페이스 분야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바이오 엔지니어링 분야에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저희 연구실에서 파고 있는 분야가 바로 ‘인터페이스와 몸의 일체화’ 인데요, 앞으로 점점 사람에게 의료적으로, 생활적으로 굉장히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기계장치들이 몸 속으로 들어갈겁니다. 하지만 현재 디바이스의 재료 및 형태는 몸 안에 넣기에 부적합하죠. 그래서 저희는 몸에 평생 지니고 있어도 문제가 없는 ‘스텔스’ 기능을 가지는 디바이스들을 개발하고자 합니다. 물론 이런 디바이스와 함께 보다 정밀하고, 비침습적으로 몸을 자극하거나 신호를 읽는 기술도 함께 개발하여 진정한 ‘바이오 및 신경 인터페이스’를 제작하는 것이 저희 연구실의 목표입니다.

 

[참고 논문]

Seongjun Park, Hyunwoo Yuk, Ruike Zhao, Yeong Shin Yim, Eyob W Woldeghebriel, Jeewoo Kang, Andres Canales, Yoel Fink, Gloria B Choi, Xuanhe Zhao, Polina Anikeeva“Adaptive and multifunctional hydrogel hybrid probes for long-term sensing and modulation of neural activity”, Nat Commun (2021).

 

백우진 기자 (wjback@kaist.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