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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D 초박형 라이트필드 카메라>

 

이번 학생 인터뷰에서는 최근 언론과 국제 학술지 ‘Advanced Optical Materials’를 통해 알려진 4D 초박형 라이트필드 카메라를 개발하신 학과 졸업생 배상인 박사님을 인터뷰하였습니다.

 

안녕하세요, 바쁘실 텐데 인터뷰에 참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개발하신 카메라에 대해서 몇 가지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Q1.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카이스트 바이오및뇌공학과 정기훈 교수님의 바이오포토닉스 연구실 박사 졸업생 배상인 입니다. 학부 생활 동안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해 카메라에 대해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지다 보니, 광(光)학이라는 분야에 조금 흥미를 가지게 되었고, 빛이 생활에 밀접한 여러가지 주변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면서 대학원에 진학하게 되었습니다. 박사 과정 중에는 곤충 눈의 시각 기관에서 영감을 받은 광학 구조 제작과 한 번의 촬영으로 공간과 방향에 대한 정보를 동시에 획득하는 라이트필드 카메라의 초소형 설계 및 제작과 관련된 연구를 진행하였습니다. 현재는 삼성전자 S.LSI (시스템 LSI) 사업부 센서사업팀에서 픽셀 개발과 관련된 업무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Q2. 라이트필드 카메라를 처음 접하는 분들을 위해서 간단한 소개를 해주실 수 있나요?

우리가 일반적으로 물체를 ‘본다’고 하는 것은, 물체(피사체)로부터 반사되거나 산란된 빛을 우리 눈을 통해 망막의 시각 세포를 통해 인지하는 과정입니다. 이때 우리 눈에 들어오는 빛의 정보는 특정 시간, 공간, 방향, 파장을 가지고 있는 데이터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보통 카메라를 통해 획득한 사진은 피사체의 입장에서 기록된 빛의 2차원 공간 정보입니다. 이와 반대로, 빛의 입장에서, 빛이 가지고 있는 모든 정보를 사용한다면 원하는 시간과 파장에서 다양한 시점으로 원하는 공간을 재현할 수 있을 것 입니다. 라이트필드 카메라는 빛의 공간 정보만을 기록하는 것이 아니라, 빛의 입장에서 방향과 공간, 그리고 이미지 센서의 성능에 따라 시간, 파장에 대한 모든 정보를 기록할 수 있어, 촬영한 사람의 의도대로 시점을 변경하거나, 초점을 이동시키는 등 빛의 영역 (light-field)을 재구성할 수 있는 카메라입니다. 라이트필드 카메라를 활용하여 피사계 심도를 조절하거나, 초점 위치를 바꾸고, 여러 방향의 시점으로 영상을 획득하는 등 기존 디지털 카메라로 구현이 어려운 영상 정보를 재구성 할 수 있습니다. 라이트필드 카메라 기술은 크게는 방범용 CCTV 카메라, 영상 인식 카메라, VR 서비스에 응용될 수 있고, 스마트폰이나 초소형 현미경, 내시경에도 충분히 적용이 가능합니다.

 

Q3. 미세 공정을 이용해서 아주 작으면서 뛰어난 성능의 라이트필드 카메라를 개발하셨는데, 이 기술이 앞으로 바이오및뇌공학 분야에 어떻게 쓰일 수 있을까요?

미세전자기계 시스템 (MicroElectroMechanical Systems) 기술은 마이크로, 나노 단위의 크기로 소자를 개발하기 위한 공정 기술로서, 광학 분야에 필수적인 렌즈나, 필터, 산란기 (diffuser), 디스플레이 등을 제작하는데 필수적인 기술입니다. 제가 연구하였던 라이트필드 카메라에도 고 대비도, 고 해상도의 원시 영상 획득을 위해 미세 렌즈 배열이나 광 흡수층을 만드는데 미세 공정 기술을 사용하였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바이오및뇌공학 연구의 핵심이 되는 대상이 cell 단위, 또는 그 이하로 계속해서 작아지면서, 이를 광학적으로 또는 전기적으로 분석하고 기록하기 위한 방법에도 많은 발전이 필요합니다. 광학적 분석의 관점에서는 미세 렌즈 배열을 이용한 초박형, 초고해상도 (super-resolution) 현미경이나 내시경에도 해당 기술이 필요하고, 유전자 레벨의 증폭 기술에서도 나노 광학 구조를 이용한 pcr 기술들이 활발히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바이오및뇌공학 분야에 미세전자기계 시스템 공정 기술을 이용한 광학 구조 설계 및 제작 기술이 여전히, 그리고 충분히 활용도가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Q4. 연구를 진행하면서 까다로웠거나 힘들었던 부분이 있으셨나요? 있으셨다면 어떻게 해결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대학원 과정 동안 주로 광학을 전공하고, 미세전자기계 시스템을 통해 광학 구조를 설계하고 제작하는 연구를 진행하였습니다. 라이트필드 카메라에 대한 기초적인 광학 구조에 대한 연구는 기존에 주로 다뤄왔던 광학 특성 또는 시스템 레벨에서의 연구라 접근하는데 어려움이 없었지만, 라이트필드 카메라로 획득한 원시 영상을 디코딩하여 방향과 공간에 대한 정보로 분리 한 후, 원하는 정보로 재구성/후처리 하는 방법은 제가 제대로 다뤄보지 못했던 코딩 분야의 작업이었습니다. 학부 3학년 이후로 매트랩 이외의 프로그래밍 언어를 제대로 다뤄본 적이 없을 뿐만 아니라, 광학 설계에 필요한 수준의 기초적인 코딩 실력을 가지고 있어, 머리가 꽉 막혀 매우 답답한 상황이었습니다. 이 시기가 이미 박사과정 3년차 였음에도 불구하고, 대학교 1학년 학생의 마음으로 기초부터 배워야겠다는 생각으로 코드를 분석하기 시작했습니다. 분명히 어려운 점도 많이 있었지만, 연구에 대한 책임감으로 하나하나 이해하고자 노력했습니다. 읽어봐도 이해가 어려운 부분은 직접 저자에게 연락하여 여쭤 보기도 하고, 비슷한 코드를 작성해보면서 연구실 내 선배들과 후배들에게 적극적인 자세로 많이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지도 교수님께도 꾸준히 현재 연구 위치를 알려드리면서 충분한 조언을 받았습니다. 연구란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방향을 제시하고 함께 나아가는 작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Q5. 박사과정 졸업 후 사회로 진출하시면서 학위 과정을 통해 배운 것들이 어떻게 도움이 되고 있는지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라이트필드 카메라에 대한 공부를 처음 시작하면서 가장 걱정되었던 것은 바로 연구분야에 대한 어색함 이었습니다. 학위 과정 동안 배운 전공 지식들을 살려 공부를 해보면 되겠다는 마음가짐도 있었지만, 연구실에서 어느 누구도 하지 않은 분야의 연구를 가장 처음으로 하고 있다는 막막함과 내가 하고 있는 방향이 맞는가에 대한 의구심으로 인해, 항상 퇴근길이 어색했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학위 과정을 무사히 마치고 그 시기를 다시 되돌아보니, 어색함과 막막함을 무릅쓰고 연구를 무사히 마무리 할 수 있었던 것은, 스스로 연구 방향을 제시하고 이끌어 나갔던 과정의 길이었습니다. 저는 학위 과정 동안 스스로 연구의 방향을 계획하고 논리를 세우며, 해결 방안을 찾는 과정을 수없이 실패하며 반복하면서, 해결 방법에 대해 끝없는 시간을 투자하는 것 보다, 연구의 방향이 이것이 맞는지, 해결해야 하는 부분이 어떤 것인지 인지하고 스스로를 설득하는 시간에 투자를 많이 하였습니다. 되려, 세부적인 해결 방법은 기존의 전공 지식들을 찾아 조합하고, 주변의 뛰어난 연구실 선후배님들과 상의하면서 쉽게 나올 수 있었습니다. 

아직까지 회사 내 부서에서 제가 담당하고 있는 연구 과제는 없지만, 진행 중인 기술 또는 소자가 향하는 방향이 무엇인지, 해결해야 하는 부분이 어떤 것인지를 먼저 파악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도 부서에서 담당하고 있는 부분의 기술적 한계를 파악하는데 시간을 쏟고 있지만, 이 과정을 통해 부서 업무를 파악하고 그 다음 일을 어떻게 진행해야 하는지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참고 자료]

1. Bae, Sang‐In, et al. "High Contrast Ultrathin Light‐Field Camera Using Inverted Microlens Arrays with Metal–Insulator–Metal Optical Absorber." Advanced Optical Materials 9.6 (2021): 2001657.

 

권재명 기자 (kwon_jae_myeong@kaist.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