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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내용 관련 대표 이미지>

 

이번 달에는 최근 “Trifluoperazine and Its Analog Suppressed the Tumorigenicity of Non-Small Cell Lung Cancer Cell; Applicability of Antipsychotic Drugs to Lung Cancer Treatment” 제목의 연구를 진행하신 이관수 교수님 연구실의 박항익 박사과정 학생과 인터뷰를 진행해보았습니다.

 

Q1.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바이오및뇌공학과 이관수 교수님의 시너지 바이오정보학 연구실 박사과정 박항익입니다.

 

Q2. 이번에 몇몇 향정신병제제가 폐암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내용을 제안하시는 논문을 발표하셨습니다. 해당 연구 분야를 간단하게 소개해주실 수 있나요? 예를 들면 이 분야의 어떤점이 흥미롭다고 느끼시는지, 혹은 어떤점이 이 분야의 매력이라고 생각하시는지, 왜 이 분야가 중요한지 등이 궁금합니다.

이번에 저희가 진행한 연구는 폐암 치료를 위한 약물 재창출에 대한 기반 연구입니다. 약물 재창출이란, 기존에 특정한 질병에 대한 치료제로 허가되거나, 안전성 임상 시험을 통과한 약물들에 대하여 다른 질병에 대한 효능을 탐색함으로써 새로운 치료제를 개발하는 방법입니다. 신약 재창출의 대표적인 사례로는 기존 심혈관 질환의 치료제로 임상시험을 진행하다 임상 2상에서 유효성의 입증에 실패한 후, 용량 증량을 위한 임상 1상을 진행하던 중 발기부전에 대한 치료 효능을 발견하게 되어 시판 허가에 이르게 된 실데나필 (비아그라)이 있습니다. 또한 최근 코로나 19 대유행에 따른 치료제 개발 과정에서도 빠른 치료제 발굴을 위하여 기존 약물을 재창출하는 전략이 시도되어 기존 에볼라 치료제로 개발되던 렘데시비르가 코로나 19에 대한 효능이 입증되어 치료제로 허가되기도 하였습니다. 이렇듯 신약 개발에 있어 약물 재창출 전략은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소모되는 치료제 개발 과정의 효율성을 크게 증대시킬 수 있어 의약학 산업 전반에 걸쳐 활발하게 활용되고 있습니다.

 

Q3. 이번 논문의 대략적인 내용은 어떤것인가요? 이번 논문에서 새롭게 제시하신 포인트는 어떤것일지 간단히만 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

이번 저희 연구에서는 항정신병제제인 trifluoperazine (이하 TFP)이 전체 폐암 환자 중 약 85%를 차지하는 비소세포성 폐암 환자에 효능을 가질 가능성을 제시하였습니다. TFP는 1950년대에 최초로 허가되어 조현병 및 불안장애 등의 정신 질환에 처방되어 왔으며, 신경 세포의 도파민 수용체를 억제하는 1세대 항정신병제제입니다. 항정신질환 약물로서 TFP는 약 60년 이상의 시간에 걸쳐 안전성과 효능이 입증되어 여전히 시판되고 있지만, 현대에 들어서는 보다 부작용이 적고 효능이 뛰어난 약물들이 많이 개발되면서 정신질환 치료제로서의 처방 빈도는 상대적으로 낮아진 상태입니다. 저희는 이러한 TFP 약물을 항암제로 재창출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이기 위하여 TFP의 분자 기전에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TFP는 도파민 수용체 작용과 더불어 체내 칼슘과 상호 작용하여 세포 신호 전달에 이용되는 calmodulin 단백질과 결합하는 것이 알려져 있고, 기존의 세포 실험 단계의 연구에서 뇌종양, 대장암 등의 다른 암종에서 항암 효과의 가능성이 제시된 바 있습니다. 이번 연구에서는 비소세포성 폐암 세포 모델에 대하여 TFP가 세포질 내의 칼슘 농도 조절 및 신호전달 체계에 대하여 작용하여 항암 효과를 나타내며, 비소세포성 폐암 환자에서 핵심 유전자 발현 시그니처와, 관련 기전 유전자 발현 패턴이 생존 기간에 유의하게 연관되어 있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또한 TFP 약물 및 TFP 약물의 유도체가 비소세포성 폐암 유도 동물 모델에서 암 세포의 증식을 유의미하게 억제하는 사실을 확인하였습니다. 이러한 발견을 통하여 추후 TFP 및 다른 항정신성 약물을 포함한 유사한 화합물을 폐암에 대한 항암제로 활용할 가능성을 제시하였습니다. 또한 약물 재창출 이외에도 해당 기전을 조절하는 다른 항암제들의 개발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Q4. 이번 연구를 진행하며 가장 까다로웠던, 혹은 힘들었던 부분이 있으셨는지요? 있으셨다면 어떻게 해결해 나가신지도 궁금합니다.

이번 연구에서는 기존 세포주 기반 약물 처리 연구에 더불어 실제 임상 적용에 대한 근거를 제시하기 위하여 환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생물정보학 분석과 세포 실험을 통한 약물 효능 근거를 연계하는 작업이 핵심적인 과제였습니다. 세포주 및 동물에 대한 약물 처리 실험을 통해 나타난 데이터와 매칭되는 임상 환자 조건에 해당하는 데이터가 부족하기 때문에 공개 데이터베이스의 환자 유래 조직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수집하고 통계적으로 통합하는 방식을 통하여 일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해당 간극을 극복하기 위한 약물 연관 데이터의 체계적인 생성과, 환자 수준의 데이터와 연계하기 위한 생물정보학 기반의 정확한 추론 모델의 필요성을 깨닫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향후에는 이러한 부분에 대하여 보완하여 다양한 질환의 치료에 기여할 수 있는 일반화된 치료제 개발 플랫폼을 개발하는 부분에 기여할 수 있는 후속 연구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Q5. 마지막으로 대학원을 계획하고 있는, 혹은 이제 막 입학한 후배들에게 해주실 팁이 있을까요?

저 역시 여전히 부족한 부분이 많아서 대학원을 계획하거나 입학하신 후배님들께 크게 좋은 조언을 드리기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만, 어떠한 부분이건 관계없이 우리의 주변이나 사회 전반적으로 해결이 필요한 문제들에 대하여 파악하고, 어떻게 하면 해결이 가능할 지에 대하여 자주 생각하는 습관을 가진다면 좋은 연구의 시작을 하는 데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참고: Jeong, J. Y., Park, H., Yoo, H., Kim, E. J., Jeon, B., Lee, J. D., ... & Kang, S. S. (2022). Trifluoperazine and Its Analog Suppressed the Tumorigenicity of Non-Small Cell Lung Cancer Cell; Applicability of Antipsychotic Drugs to Lung Cancer Treatment. Biomedicines, 10(5), 1046.

 

김준희 기자 (jjoon95@kaist.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