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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이오및뇌공학과 신우정 교수>

 

이번 달에는 올해 3월 우리 학과에 새로 부임하신 신우정 교수님을 취재하였습니다. 신우정 교수님께서는 성균관대학교 화학공학과에서 학부와 석사를 마치시고, The University of Texas at Austin에서 의공학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취득하셨습니다. 이후 Wyss institute at Harvard Univ.에서 박사후연구원으로 같은 의공학 분야에서 근무하시다가 올해 3월부터 부임하시어 현재 조교수로 재직하고 계십니다.

 

Q. 최근 저희 학과 교수님으로 부임해주신 만큼, 교수님과 연구실에 대해 궁금한 학생들이 많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교수님에 대한 간단한 소개와 인사 말씀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3월 15일에 학과에 부임하게 된 신우정이라고 합니다. 저는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건강하게 잘 살 수 있을까’라고 하는, 조금은 모호하지만 근본적이고 중요한 질문을 해결하려고 하는 그런 공학자로 스스로를 소개하고 싶습니다. 앞으로 공학적인 접근을 통해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과 관련한 연구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Q. 이어, 현재 구체적으로 어떤 연구를 진행하고 계시는지, 그리고 향후 계획 중이신 연구 내용의 소개도 함께 부탁드려도 될까요?

A. 물론입니다. 사실 ‘마이크로바이옴’이라는 개념 자체는 이전부터 있어왔지만, 이렇게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은 것 같습니다. ‘마이크로바이옴’이란, 정확히는 박테리아나 곰팡이와 같은 미생물, 이들의 군집, 이들이 가지고 있는 유전체 정보 등을 총칭해서 의미하는 말인데, 최근에는 미생물 자체를 의미하는 마이크로바이오타(microbiota)와 혼용돼서 사용이 되기도 합니다. 사실 이러한 마이크로바이옴은 우리 몸 속 모든 곳에 존재하고 다양한 질병들에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여전히 우리는 인간의 몸과 마이크로바이옴 간의 상호작용에 대해 많은 부분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저는 기존의 마이크로바이옴 연구들이 대부분 실험체로부터 다양한 미생물을 확보하여 시퀀싱 기술을 바탕으로 마이크로브(microbe) 구성의 전후를 비교분석하는 방법에 크게 의존해왔다는 점에 주된 원인이 있다고 보고 있으며, 인간의 몸과 마이크로바이옴 간의 상호작용을 보다 깊이 있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기존의 방식을 넘어 마이크로바이옴을 인간 세포와 함께 배양하면서 이들의 상호작용을 실제로 시각화하고 확인하는 작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이를 위해 저희는 크게 두 가지의 엔지니어링 툴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먼저, 이러한 상호작용을 실제로 구현할 수 있는 플랫폼이 반드시 필요한데, 이에 생체 모사칩(human organ-on-a-chip)이라고 불리는 공학적인 툴을 접목하여 연구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생체 모사칩은 미세유체를 기반으로 조직 역학적인 관점에서 체내 환경을 보다 엄밀하게 모사할 수 있어 장기적으로 박테리아의 생존력을 향상시키고 항상성을 유지시켜주는 등 마이크로바이옴 연구에 상당한 이점을 제공합니다. 이에, 우선적으로 상피 세포, 섬유아세포, 혈관내피세포, 면역 세포 등을 배양하여 모사하고자 하는 조직의 미세환경을 구현하고, 이후 박테리아와의 공배양을 통해 이들 간의 상호작용을 관찰 및 연구하고 있습니다.

 

다음은, 합성생물학(synthetic biology)과 관련한 마이크로바이옴 엔지니어링 기술입니다. 합성생물학의 핵심 개념은 유전자의 전사와 번역을 적절하게 조절하여 자연계에 없었던 새로운 기능을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이러한 합성생물학은 박테리아, 포유류 세포(mammalian cell), 무세포 시스템(cell-free system) 등 적용 대상에 따라 크게 세 가지 분야로 나뉘는데, 저희는 주로 박테리아를 대상으로 새로운 물질을 분비하고 생산할 수 있도록 엔지니어링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종양 세포 표면에는 면역 세포와 상호작용하여 면역 반응을 억제하는 programmed death-ligand 1(PD-L1)이라고 하는 단백질이 존재하는데, 이러한 PD-L1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 치료 물질로써 PD-L1 inhibitor를 생산하고 분비할 수 있도록 박테리아를 디자인하는 것이죠. 이와 같이, 박테리아를 실제 임상에서 치료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프로그래밍하여 마이크로바이옴-숙주 간 상호작용 연구에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기존 마이크로바이옴 연구는 장을 기반으로 많이 진행되어왔지만, 앞서 말씀드린 것과 같이 최근에는 인간의 몸 속 거의 모든 장기, 심지어는 깨끗하다고 생각되었던 뇌 조직 내에서까지도 박테리아와 같은 마이크로바이옴이 발견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이에 따라, 포커스를 점차 다른 장기나 질병으로 확장하고자 계획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카테고리의 진단 및 치료법을 개발하고 이를 임상에 적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Q. 교수님의 학부/대학원 시절은 어떠셨는지 궁금합니다. 교수님께서는 어떤 학생이셨나요?

A. 이 질문을 듣고 사실 솔직하게 말해야 하나 고민을 많이 했어요 (웃음). 저는 모범생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 특히 학부 3학년까지는 공부를 왜 해야하는지 잘 몰라서 공부하는 것보다는 동아리 활동이나 사람들 만나는 것을 무척 좋아하는 학생이었고, 그래서 공부도, 학점 관리도 잘 안 하는 그런 학생이었던 것 같아요. 그러다 3학년 2학기 때 ‘화공생물공학’이라는 과목을 듣게 되었는데 당시 처음으로 ‘이렇게 재미있는 게 있구나’하고 생각을 하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이전까지는 바이오에 큰 관심이 없어서 심지어 일반 생물학도 수강하지 않은 상태였는데, 이 과목을 수강하면서부터 담당 교수님 오피스에 찾아가서 질문도 많이 하고 공부에 재미를 느끼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담당 교수님 연구실로 석사 과정을 진학하게 되었고 연구가 정말 재미있어서 열심히 하다 보니 ‘좀 더 큰 세상에서 연구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돌이켜보면 그전에도 막연하게나마 ‘평범하지 않은 사람이 되고 싶다’라는 생각을 해왔었는데, 이러한 생각들이 맞물리고 감사하게도 석사 지도 교수님 또한 지원을 잘 해주셔서 그렇게 미국으로 박사 유학을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박사과정에 진학한 뒤에는 초기에 갈피를 잡는데 다소 어려움이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연구에 깊이 매료되어 밤낮없이 실험하고 몰두하는 생활을 보냈습니다. 다만 이번에도 모범생과는 거리가 있었는데, 연구나 공부를 열심히 안 했다는 의미가 아니라, 항상 ‘어떻게 하면 교수님과의 논쟁에서 이길 수 있을까’에 대해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학문적으로 많이 대들기도 하고 지도 교수님을 이기기 위해서 공부를 정말 많이 했던 기억이 납니다 (웃음).

 

Q. 교수님께서도 그 당시 진로에 대한 고민이 있으셨는지, 그리고 교수가 되기로 결심하신 특별한 계기가 있으셨는지 궁금합니다.

A. 곰곰이 고민해봤는데 특별한 계기는 없었던 것 같아요. 그렇지만 위에서 말씀드렸던 것과 같이, 제가 원래는 공부를 정말 안 하는 학생이었거든요. 그런데 좋은 교수님을 만나고 재미있는 강의를 접하면서 공부를 좋아하고 더불어 열심히 하는 학생이 되었고, 나아가 연구에 흥미를 가지게 되었던 일련의 경험이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연구 또한 선대 연구자들이 쌓아온 지식들이 전승 및 계승되어 이에 바탕을 두고 진행되는데, 이처럼 저 역시 교육을 통해 제가 배우고 공부해왔던 것을 잘 전해줄 수 있는 주체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던 것 같습니다. 대학원 과정 때부터 이러한 생각에 큰 변함은 없었고 그래서 ‘어떻게 교수가 될 수 있을지’ 혹은 ‘어떤 교수가 되고 싶은지’에 대한 고민을 보다 많이 했었습니다. 물론이에 대한 고민은 지금도 계속하고 있는데, 실험을 잘한다고 교수가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리더십이나 글 쓰는 능력, 발표하는 능력, 사람들과 소통하는 능력 등 여러가지 소양을 함양하기 위해 노력했던 것 같습니다.

 

Q. 도전하는 연구나 과제가 잘 풀리지 않아 괴로워하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아무래도 오랜 기간 연구를 진행해 오시면서 교수님께서도 어려운 점들이 많으셨을 것 같은데, 힘든 점들을 어떻게 극복하셨는지 궁금합니다. 혹은 연구가 잘 풀리지 않을 때, 이를 어떻게 해결해 나가시나요?

A. 사실 연구를 하면서 ‘그만두고 싶다’라고 생각할 만큼 크게 힘든 적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연구라는 것이 원래 10번 중에 9번은 실패하는 그런 일이기 때문에 스트레스나 힘듦은 잔잔하게 계속 있을 수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다만, 저는 평소에 이러한 스트레스를 잘 관리하고 긍정적인 에너지로 사용할 수 있도록 고민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말해, 스트레스 받는 일에 너무 익숙해지거나 위축되기 보다는 오히려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를 고민해보는 기회로 잘 활용해보는 것이죠. 이러한 부분을 해나가기 위해서는 개인적으로 연구에 있어서 반복되는 실패를 이겨낼 수있는 끈기와 인내력, 무던함과 대범함, 집요함 등의 내실을 기르는 것이 반드시 동반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스트레스를 이겨내거나 그자체를 원동력 삼아 연구에 매진하는데 사용할 수 있다면 가장 바람직하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때때로 아무리 고민해봐도 연구나 일이 잘 풀리지 않는다면,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해보는 것도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저 역시 교수님이나 연구실 동료들, 혹은 다른 연구실 친구들 모두 가리지 않고 많은 얘기를 하곤 했습니다. 얘기를 나누면서 물론 좋은 아이디어를 얻을 때도 있었지만, 설명을 하면서 스스로 깨닫는 일들도 자주 생기더라구요. 사실 혼자서만 계속 생각하다 보면 점점 더 늪에 빠질 수 있는데, 주변의 좋은 사람들과 의견을 나누다보면 자연스레 풀리는 부분들이 많기 때문에 이를 적극 활용하는 것 또한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좋은 방법인 것 같습니다.

 

Q. 추후 진행하고 싶으신 과목이 있으시다면, 어떤 과목을 개설하고 싶으신가요?

A. 현재 우리 학과에 마이크로바이옴과 관련된 강의들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에, ‘공학자의 관점에서 바라본 미생물학’과 같은 콘셉트의 강의를 개설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부연 설명을 덧붙이자면, 고전적인 미생물학이나 생물공정공학, 대사공학과 같은 개념들을 포함하면서도 최근 새롭게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합성 생물학과 시퀀싱 기반의 박테리아 연구 등의 내용을 두루 잘 포함하고 설명할 수 있는 그런 강의를 개설하고싶습니다.

 

Q. 앞으로 교수님 연구실에 지원하고 싶어하는 학생들이 많을 것 같은데, 향후 연구실에 들어올 예비대학원생 분들에게 어떤 부분을 중점적으로 지도해주고 싶으신가요?

A. 우선은 석사 과정이나 박사 과정에 관계없이 졸업을 할 때 스토리의 크기가 크진 않더라도 완성된 연구를 할 수 있게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가장 큽니다. 더불어, 연구소와는 달리 대학원은 학생 신분으로서 ‘공부’하는 곳이기 때문에 실험하는 기술뿐 아니라 연구하는 방법을 배우는 곳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이에 맞게, 생각하는 방법이나 연구에 필요한 각종 스킬들, 가령 글 쓰는 법이나 발표하는 방법과 같은 전반적인 부분들을 세세하게 잘 지도해주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Q. 반대로, 교수님께서는 연구실에 지원하는 학생들을 선발하실 때 어떤 요소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혹 연구실에 지원하기 전에선행되면 좋은 과목이나 강의가 있을까요?

A. 우선 ‘학부과정에서 어떤 분야를 전공했고 얼마나 열심히 공부했는가’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크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아무래도 현재저희가 연구하는 분야가 융합 학문을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반대로 말하면 꼭 들어야 하는 과목 같은 건 없는 것 같아요. 오히려 ‘연구를 진심으로 성실하게 할 수 있는가’에 대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이를 중점적으로 보고자 합니다. 다양한 배경을 가진 학생들이 모여 좋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그런 연구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만약 연구에 대해 정말 진심인 학생, 성실하게 임할 각오가 되어있는 학생이 있다면 언제든 저희 연구실로의 지원을 환영합니다.

 

Q. 학자로서, 연구에 대한 교수님의 최종 목표가 궁금합니다.

A. 마이크로바이옴 관련 분야가 대두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지만, 미생물 자체에 대해서는 이전부터 미생물학을 통해 많은 연구가 진행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이러한 미생물들이 사람과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이를 어떻게 질병의 치료법으로 활용해 볼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올바르게 이해하지 못 하거나 알지 못 하는 부분이 상당히 많이 남아있습니다. 심지어는 보고된 효과 조차도 사람 간에 차이가 많아 활용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기도 합니다.

물론 여전히 해결해야 할 부분이 정말 많기 때문에 어디까지 할 수 있을 것이다 확언할 수는 없겠지만, 이와 관련한 많은 질문과 문제들을 공학자의 관점에서 최대한 풀어보고 싶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나아가 개인적으로는 학자로서 후대의 교과서에 남을 만한 일을 해보고 싶다는, 아주 원대한 포부를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그 목표를 향해서 차근차근 걸어나가고 싶습니다.

 

Q. 마지막으로 이 글을 보고 있을 학생들에게 한마디 해주신다면?

A. 우선은 긴 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혹여 스크롤을 쭉 내리셔서 우연히 오셨더라도 괜찮습니다 (웃음). 학생분들 모두 현재 눈 앞에 놓여있는 저마다의 많은 일들과 부담감, 진로에 대한 고민들로 많이 바쁘시고 마음이 많이 무거우실텐데, 고민 털어놓을 곳이 필요하시다면 언제든 편하게 찾아와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저희 연구실에 관심 있으신 분들은 적극적으로 연락 주시면 좋겠습니다. 다시 한 번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랜 시간 인터뷰에 응해주신 신우정 교수님께 다시 한번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신우정 교수님 홈페이지: https://sites.google.com/view/woojungshin/home

 

기사 작성: 용인성 (aassyt76@kaist.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