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eating innovative bio-convergent technologies for better human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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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1 최정균 교수님

 

‘과학 산책’ 시리즈는 교수님과의 인터뷰를 통해 바이오및뇌공학과의 다양한 연구 분야를 알아보는 시간입니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최정균 교수님을 모시고 오믹스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바이오인포매틱스’ 연구 분야의 소개와 이와 관련한 교수님의 생각 및 통찰을 들어보는 시간을 가져보았습니다.

 

Q. 교수님께서는 바이오인포매틱스 분야에서 오믹스 데이터 기반의 연구를 활발하게 진행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특히 Nature genetics, Nature biotechnology, Nucleic Acids Research 등 최고의 국제학술지에 논문을 게재하셨을 뿐만 아니라, 이 공로를 인정받아 2023년 7월 이달의 과학기술인상을 수상하셨습니다. 정말 축하드립니다. 작년 한 해 교수님 연구실에 이처럼 정말 많은 성과가 있었는데요, 어떤 연구를 진행하셨는지, 그리고 그 연구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A. 인공지능을 활용한 면역항암치료에 대한 타겟을 발굴하거나 예후를 예측하는 연구를 진행하였습니다. 이러한 연구는 세포 치료, 백신과 같은 차세대 면역항암치료의 타겟을 발굴할 뿐만 아니라, 기존 면역항암치료인 면역관문억제제에 대한 반응성이나 부작용을 예측하는데 쓰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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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2 CAR 세포치료제를 위한 타겟을 발굴하는 딥러닝 연구; Nature Biotechnology (2023)

 

특히 우리 연구실에서 개발한 ‘딥네오(DeepNeo)’ 모델에 대해 더 자세히 설명하자면,  차세대 면역항암 치료 방법 중 암 백신을 만들기 위해 각 환자가 지닌 고유한 돌연변이 중에서 실제로 T세포 면역 반응을 유도할 수 있는 것을 AI 모델을 통해 신생항원으로 선정하는 모델입니다. 암 백신이 실제로 효과를 보이려면 항원이 MHC와 결합할 뿐만 아니라 실제로 T 세포 면역반응을 일으킬 수 있어야 하는데, 기존 기술에서는 MHC와 결합하는 돌연변이를 예측하는 데에 그쳤기 때문에 이러한 부분을 발전시켰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연구자들이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웹서비스 형태로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이러한 플랫폼을 활용하여 코로나 백신처럼 mRNA의 형태로 암 환자의 치료 및 예방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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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3 면역반응을 일으키는 신생 항원 발굴을 위한 딥네오 모델; Nucleic Acids Research (2023)

 

 

Q. 이렇게 훌륭한 연구 성과 뒤에는 교수님의 훌륭한 연구 철학이 있을 것 같은데요, 이와 관련해서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A. 기존에는 과학이라는 것이 자연 세계의 진실을 밝히는 것이라고 생각했고, 그래서 기초 과학에 대한 매력을 많이 느끼고 연구를 해왔습니다. 그러나 철학적으로 볼 때 과학이란 어떤 절대적인 진리를 밝히는 것이 아니라, 집단 지성에 의한 합의에 의해 최대한 진리에 가까워지는 것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런 면에서 현재의 그 합의된 진실을 도구로 사용해서 어떻게든 사회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도구로서의 연구의 중요성을 깨달았기 때문에, 현재는 연구의 방향을 좀 더 그런 쪽으로 집중하게 되었습니다. 

 

Q. 교수님께서 이렇게 바이오인포매틱스 분야에서 훌륭한 성과를 내시는 모습을 보고, 많은 학생들이 바이오인포매틱스 분야에 흥미를 가지게 될 것 같습니다. 바이오인포매틱스 분야에 대해 이제 막 관심을 가지게 된 학생들에게 이 분야에 대한 전반적인 설명을 부탁드려도 될까요? 그리고 교수님께서 생각하시는 이 분야의 장점 및 전망도 궁금합니다. 

 

A. 예전에는 바이오인포매틱스가 하나의 독립된 분야처럼 생각되었지만, 지금은 생물학의 거의 모든 연구 활동에 기초가 되는 어떤 도구로서 기본적으로 다 스며들어가 있는 데이터 사이언스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런 면에서 볼 때, 바이오인포매틱스라는 분야를 따로 공부한다라고 표현하기 보다는, 기본적인 데이터 사이언스 또는 통계학에 대한 이해, 전산학적인 사고와 기술이 잘 갖춰진 상태에서 본인이 생물학의 어떠한 부분에서 이 지식과 기술을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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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4 최정균 교수님의 OMICS 연구실 소개 이미지

 

 

우리 연구실에서 하는 유전체학에서의 데이터 사이언스 뿐만 아니라, 신경 과학에서의 데이터 사이언스, 발달 생물학에서의 데이터 사이언스, 등과 같이 결국 궁극적인 생물학적 background 또는 question을 생각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본인이 어떤 연구를 하고 싶은 지를 먼저 고민하되, 단지 그 연구를 하기 위한 생물정보학적 지식과 기술을 잘 연마하면 됩니다.

이 분야의 전망은 매우 밝다고 생각합니다. 인공지능과 데이터 사이언스가 모든 과학 분야에서 전망이 밝은 것처럼 생물학에서도 똑같이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Q. 교수님의 오믹스 연구실이 올해로 15주년을 맞았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정말 축하드립니다. 이렇게 오랜 시간동안 꾸준하게 지치지 않고 달려올 수 있었던 연구 원동력이 무엇인가요? 또한 혹시 연구 과정에서 힘들거나 어려운 점이 있으셨다면, 어떻게 극복하셨는지 말씀해주시면 연구자를 꿈꾸는 많은 대학원생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A. 원동력은 따로 없고,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가면 됩니다. 잘 먹고, 잘 자고, 꾸준히 운동해서 몸과 정신상태가 건강하면 누구든지 헤쳐나갈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너무 먼 미래나 현실적인 고민에만 매몰되어서 살지 말고 본인 앞에 주어진 일들 하면서 건강하게 살다 보면 누구에게든 기회는 오게 되어있습니다. 취미 생활도 꼭 하나 가지시길 바랍니다. 정신적인 고민은 육체적인 서포트를 통해 80% 이상 해결이 된다고 생각해요. 건강하게 열심히 하루하루 살다 보면 어느 순간 고민은 해결이 되어있을 것입니다. 저의 경우는 수영을 오래 했고, 요즘에는 근력 부족을 느껴서 PT를 받고 있는데요, 확실히 운동을 하면 사람이 활력이 생긴다는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Q. 그동안 학생들에게 꿈이 무엇인지는 많이 물어봐도, 교수님께 꿈을 여쭤볼 기회가 없었던 것 같습니다. 교수님께서 연구자로서 이루고 싶으신 꿈, 또는 목표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A. 꿈 또는 목표라고 할 만한 것은 크게 없지만… 과학을 도구로 써서 조금 더 인간에 삶에 도움이 되는 일을 현재에서 해 나가는 것? 계획과 꿈이 있어도 계획대로 된 적은 거의 없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계획을 가지라는 말은 믿지 않는 편입니다. 하루하루 열심히 살다 보면 내가 생각지 못한 기회와 네트워크가 찾아올 것입니다. 모든 일은, 특히 과학은 여러 사람과 함께 하는 활동이라는 것을 늘 생각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개인적인 꿈과 계획만으로 추진해서 되는 일은 거의 없다고 생각해요. 좋은 인간관계를 유지하면서 같이 일 할 기회가 오면 양보도 하면서 좋은 마음으로 협업을 하다 보면 좋은 기회가 찾아올 것입니다.

 

 

Q. 마지막으로 이 글을 보고있을 학생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생각보다 세상에는 기회와 할 일이 무궁무진하게 많아요. 과학자 사회에서 정해 놓은 통상적인 경로, 또는 물질적 보상 같은 것들에 너무 연연하지 말고, 과학자로서의 사명과 ‘과학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의미에 대해 좀 더 탐색하는 사람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보면 대부분 유망한 분야를 찾고, 논문 잘 나오는 랩에 가서 논문 쓰고, 해외로 포닥 가서, 돌아와서 교수 되는 것, 또는 취직 잘하는 것처럼 사회에서 정해진 경로에 대해 너무 몰입하고 있는 것 같아요.

물론 이런 현실적인 고민도 필요하긴 하지만, 절대 본질적인 고민이 되어서는 안되고 현실과 본질이 전도되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고민 자체에 의해 내 삶의 방향을 정해버리는 경우도 있는 것 같아요. 물론 현실적인 고민은 당연히 필요하지만 과학이나 과학자로서의 본질에 대해서 생각을 해보고, 과학자로서의 삶의 의미를 생각 하면서 어떤 경우는 현실적으로는 좀 잘 맞지 않는 경우가 있더라도 본질을 위해서 견딜 수 있는 삶을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이공계 학생들이다 보니 아무래도 인문학적이거나 철학적인 것에 대한 고민이 별로 없는 것 같아요. 이런 철학적인 고민들은 정말 삶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것들이기 때문에, 이렇게 고민하는 시간을 보내면서 삶의 방향을 정한다면 너무 현실에만 매몰되어서 살아가는 삶이 아니게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그리고 그렇게 살다 보면 내가 생각지도 못한 많은, 다양한 기회들이 찾아오게 될 것입니다.

 

 

오랜 시간 인터뷰에 응해주신 최정균 교수님께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연구실 홈페이지: https://omics.kaist.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