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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관련 내용 대표 이미지>

 

 

이번 달에는 카이스트 바이오및뇌공학과 박제균 교수님 연구실에서 연구하고 계신 김휘수 박사님과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김휘수 박사님은 올해 5월 국제 저널 Advanced Healthcare Materials에 “Reconfigurable Hanging Drop Microarray Platform for On-demand Preparation and Analysis of Spheroid Array” 이라는 주제로 논문을 게재하셨습니다. 

 

 

Q1. 안녕하세요, 김휘수 박사님. 이달의 학과 연구 성과 취재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인터뷰에 앞서 바빛사 독자 여러분께 간단한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카이스트 바이오및뇌공학과의 박제균 교수님 연구실에서 박사후연구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김휘수라고 합니다. 

 

 

Q2. 최근 Advanced Healthcare Materials에 발표하신 논문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주실 수 있을까요?

A. 이번에 발표한 연구는 연구자의 필요에 맞게 다양한 스페로이드 (Spheroid) 어레이를 제작하고 분석할 수 있는 조립형 행잉드롭 마이크로어레이 플랫폼 (Hanging Drop Microarray Platform) 에 대한 내용입니다.

 스페로이드는 세포들이 뭉쳐서 만들어진 구형 집합체 형태의 3차원 세포 배양 모델로, 주로 약물 평가를 위한 체외 실험 모델로 개발 되고 있습니다. 이를 사용해 체내 조직의 원하는 기능을 모사하려면 적절한 크기랑 세포 조성의 범위 탐색이 필요합니다. 또한, 한번에 여러 종류의 약물을 평가하기 위해서 스페로이드가 서로 구획화되어야 합니다. 

 기존의 웰플레이트 형태의 플랫폼은 값비싼 장비 없이는 구획화된 스페로이드 어레이의 제작이 번거로워 실험실 수준에서 대규모 약물 평가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최근에는 한 번의 주입만으로 대규모의 스페로이드 어레이를 제작할 수 있는 마이크로웰 어레이 플랫폼이 개발되었지만, 이 스페로이드들은 같은 배양환경을 공유하고 있어 대규모 약물 평가에 적합하다고 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이번 연구에서는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고자 다양한 세포 조성과 크기를 가지는 스페로이드 어레이를 대규모로 제작하고 구획화할 수 있는 조립형 행잉드롭 마이크로 어레이 플랫폼을 개발했습니다.  

 

 

Q3. 오목 기둥 마이크로어레이와 행잉드롭 마이크로어레이의 결합을 통해 스페로이드 어레이의 구획화 및 다중 시약 처리가 어떻게 가능했는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A. 행잉드롭 마이크로어레이 플랫폼은 기존의 마이크로어레이 플랫폼들과 유사하게 한 번 주입만으로 대규모 스페로이드 어레이를 생성합니다. 하지만, 이 플랫폼의 특징은 스페로이드가 행잉드롭 어레이 상태로 존재한다는 점입니다. 스페로이드가 존재하는 디바이스의 바닥면이 뚫려있기 때문에, 아래에서 다른 디바이스를 접촉시키는 방식으로 스페로이드를 쉽게 빼낼 수 있습니다. 이러한 방식을 이용하여 행잉드롭 마이크로어레이의 스페로이드를 오목 기둥 마이크로어레이에 접촉시키면 스페로이드가 오목 기둥 위로 옮겨집니다. 이 때, 오목 기둥에서 스페로이드가 배양액 드롭렛 (Droplet) 형태로 갇히게 되어 개별적으로 분리된 어레이를 만들 수 있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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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목기둥 마이크로어레이 (A), 행잉드롭 마이크로어레이 (B, C), 그래디언트 블록 (D) >

 

여기 행잉드롭 마이크로어레이 플랫폼(B)에 세포를 한번 주입하면 100개의 스페로이드를 만들 수 있는데, 이 스페로이드들은 하나의 환경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오목 기둥 마이크로 어레이(A)를 접촉시키면 100개의 개별 드롭으로 분리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5개의 구획을 가진 행잉드롭 마이크로어레이(C)에 접촉시켜 옮기면 20개씩 5 그룹으로 구획화를 할 수 있습니다.

 
 

Q4. 세 번의 세포 혼합용액 주입만으로 10개의 세포 조성을 갖는 100개의 삼중 배양 스페로이드를 생성하는 과정이 어려웠을 것 같은데, 이를 어떻게 해결해 나가셨는지 궁금합니다.

A. 조성을 다르게 하기 위해서는 먼저 어레이 내에서의 위치별로 세포 수가 달라지도록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이를 위해 저는 경사면을 갖는 그래디언트 블록(Gradient block)을 개발했는데요. 행잉드롭 마이크로 어레이에 그래디언트 블록을 꽂으면 세포 혼합 용액이 경사면을 따라 비스듬한 모양으로 차게 되고, 어레이 내 위치에 따라 다른 양의 세포가 수직 방향으로 가라앉게 됩니다. 이를 통해서 웰(여기서는 행잉드롭을 생성하는 뚫린 형태의 기본 구조)별로 세포 수를 조절하여 다양한 크기나 조성을 갖는 스페로이드 어레이를 생성할 수 있습니다. 그

래디언트 블록을 한번만 사용한다면 다양한 크기를 갖는 스페로이드 어레이가 생성되고, 반대 방향으로 한번 더 사용하면 다양한 조성을 갖는 스페로이드 어레이가 생성되는 것이죠. 그렇기에 이 그래디언트 블록이 예상대로 제대로 기능하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했습니다. 만약 블록 사이 틈을 통해서 액체가 새어나가면 경사면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모두 동일한 조성을 갖는 스페로이드가 만들어지게 되거든요. 그래서 이러한 누출을 방지할 수 있도록 블록에 소수성 코팅을 하였고, 주입한 모든 세포가 가라앉기 충분한 대기 시간을 찾아서 결국 여러가지 세포 조성을 한 플랫폼 내에서 구현할 수 있었습니다.

 

 

Q5. 행잉드롭 마이크로 어레이 플랫폼이 스페로이드 어레이 생성 및 분석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말씀해주세요.

A. 스페로이드 기반의 대규모 약물 스크리닝에서 기존의 노동 집약적인 문제와 값비싼 장비 없이 일반 연구실에서도 실험이 가능하도록 시간을 효율적으로 단축시켜 연구자들의 연구 효율을 상당히 높일 수 있을 거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또 스페로이드의 크기와 조성을 스크리닝하는 데 있어서도 그래디언트 블록을 이용해서 다양한 크기나 세포 조성을 가지는 스페로이드 어레이를 한번에 제작하고 개별적으로 분석할 수 있어서 매우 유용할 것이라 보고 있습니다. 현재는 크기 그래디언트를 가진 스페로이드 어레이와 조성 그래디언트를 가진 스페로이드 어레이를 각각 보여드렸지만, 이 플랫폼은 단일 방향으로 변화하는 어레이뿐 아니라 2차원으로 조건이 변화하는 어레이를 제작할 수 있어요. 예를 들면, 수평 방향으로는 스페로이드의 크기가 달라지고, 수직 방향으로는 스페로이드의 조성이 달라지는 2차원 그래디언트 어레이를 만드는 게 가능합니다. 이렇게 제작된 어레이로는 더 많은 조건의 스페로이드를 한번에 스크리닝해낼 수 있을 것입니다.

갑자기 홍보이긴 한데, 제가 추구하는 플랫폼은 누구든 사용하기 쉽고 누가 써도 재현성 높은 결과를 얻어낼 수 있는 플랫폼입니다. 이미 저 말고도 여러 다른 연구실분들이 사용 중이니 관심 있으신 분들은 언제든 연락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Q6. 본 연구를 진행하시는 과정에서 어떠한 부분이 가장 어렵고 힘드셨나요? 나아가 이를 어떻게 해결하셨나요?

A. 연구 초기에는 3D 프린팅으로 제작한 플랫폼을 사용해 세포 배양을 시도했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시도가 처음이었어서, 디바이스의 코팅 방법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고, 세포 독성 문제도 발생했습니다. 예를 들어, 100개의 스페로이드를 제작할 때, 약 80개 정도는 정상적인 스페로이드가 생성되었지만 20개 정도는 벽에 붙어 스페로이드가 아니게 되는 문제가 있었어요. 또 3D 프린팅 된 플랫폼 자체에 세포 독성이 있어서 장기 배양이 어려웠고, 스페로이드의 기능을 보장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게 가장 오래 걸린 것 같습니다. 우선은 논문 조사를 통해 알게 된 물질들과 후처리 방9법을 써서 어느 정도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는데, 결과적으로는 다른 연구 내용으로 공동 연구를 진행하던 다른 연구실들에 방문하면서 더 쉽고 효율적으로 문제를 개선할 수 있는 물질과 후처리 방법을 알게 되어 현재는 이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분야가 다른 연구실들과의 공동연구는 연구 시야를 넓히는 것도 그렇고, 모르는 장비나 시약을 접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정말 좋은 기회인 것 같습니다.

 

 

Q7. 향후 이 플랫폼을 활용한 추가 연구나 개발 계획이 있으신 지 궁금합니다. 또 이외에도 다른 연구를 진행하고 계시다면 말씀해주세요.

A. 현재 이 플랫폼을 기반으로 좀 더 심도 있는 체외배양(in vitro) 모델 제작과 생물학적 분석이 가능하도록 개선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어요. 뇌 오가노이드(Organoid)를 배양하고 분석하는 연구와 신경 스페로이드 어레이를 분석하는 플랫폼 디자인 등의 연구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다양한 스페로이드와 오가노이드 실험에 사용하고 있습니다.

 

 

Q8. 긴 대학원 생활을 잘 보내기 위한 방법이나 팁이 있을까요?

A. 저도 많이 헤맸지만 그 과정에서 느꼈던 것을 말씀드리자면, 대학원 생활은 마라톤 코스처럼 시작점에서는 끝이 안 보이기 때문에, 중간에 번아웃이 오거나 자기 연구에 대한 회의감이 들 수 있습니다. 이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떤 관점에서 자기 자신을, 자신의 연구를 보는지가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남과 비교하지 말고 과거의 자신과 비교하면 속도는 변할지라도 발전하고 있는 자신이 보일 거에요. 많이들 하시는 방법인데 매년 참가하는 학회나, 연구실 내 세미나를 체크포인트로 삼는 방법도 정말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다른 사람의 평가에 너무 의존하며 위축되지 말고 자신만의 길을 꿋꿋이 걷다 보면 좋은 연구를 하면서 대학원 생활을 잘 보낼 수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Q9. 마지막으로 이 글을 보고 있을 후배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우선 이번에 논문 실린 걸로 이렇게 인터뷰를 하게 되어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고, 후배님들은 훨씬 더 훌륭한 논문 성과로 인터뷰하실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모두 힘내시고, 후배님들이 공들인 시간과 노력이 좋은 연구 결실로 이어지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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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휘수 박사 >

 

 

* 행잉드롭 마이크로어레이: 바닥이 뚫린 웰의 어레이가 존재하는 형태의 디바이스로, 세포 현탁액을 주입하면 각 웰에서 매달린 형태의 물방울인 행잉드롭이 생성되어 스페로이드 어레이를 한번에 제작할 수 있는 마이크로어레이

* 드롭렛: 작은 액체 방울로 독립된 반응 환경을 제공하여 다양한 조건에서 실험을 수행할 수 있음

* 오목 기둥 마이크로어레이: 행잉드롭과 접촉하여 스페로이드를 이동시켜 분리할 수 있는 마이크로어레이

* 그래디언트 블록: 경사면을 가지는 블록으로 행잉드롭 마이크로어레이에서 어레이 위치별 세포 수를 조절할 수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