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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에 참여한 연구원, 이정은 연구원 (공동 제1저자, 왼쪽), 조광현 교수 (교신저자, 가운데), 공정렬 박사 (1저자, 오른쪽)>

 

이번 달에는 카이스트 바이오및뇌공학과 조광현 교수님 연구실에서 연구하고 계신 공정렬 박사님과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공정렬 박사님은 2025 4월 국제 저널인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PNAS)에 ‘DDX54 downregulation enhances anti-PD1 therapy in immune-desert lung tumors with high tumor mutational burden’ 라는 주제로 논문을 게재했습니다.

 

Q1. .간단한 자기 소개와 인사 말씀 부탁드립니다. 이달의 학과 연구 성과 취재에 응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조광현 교수님 연구실에서 박사 후 연구원으로 연구를 하고 있는 공정렬입니다. 후성 유전학 (epigenetics) 전공으로 세포의 상태 조절, 후성 유전학에서도 프로모터 영역 중심으로 연구를 하고 있으며, 암과 노화에서 어떻게 변하는지를 확인하는 등의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번 논문에서는 암세포를 활용해서 연구를 수행했고, 이 외에도 fibroblast와 면역세포를 활용한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Q2. .논문에 대해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DDX54 downregulation enhances anti-PD1 therapy in immune-desert lung tumors with high tumor mutational burden’ publish4올해

immune checkpoint inhibitor는 치료가 어려웠던 암들을 치료 가능하게 하며 큰 주목을 받았고, 관련 연구로 노벨상도 수여될 만큼 획기적인 성과를 보여줬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치료에 반응하는 환자군이 매우 제한적이며, 그 반응을 예측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가 부족하다는 점이 큰 한계로 남아 있었습니다. 최근 들어 'tumor mutational burden(TMB)'가 하나의 유망한 예측 지표로 주목받고 있었지만, TMB가 높음에도 불구하고 면역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경우가 꽤 많다는 점에 주목하게 되었고, 특히 TMB-high임에도 불구하고 T 세포 침윤이 낮은 ‘immune-desert’ 특성을 보이는 폐암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분자적 조절자를 찾고자 했습니다.

 

이번 논문에서는 transcriptome 분석을 통해 DDX54가 이 면역회피 환경을 유도하는 핵심 조절자임을 규명했고, DDX54가 면역억제 단백질인 CD38, CD47의 발현을 유도하고, 종양 억제성 miRNA 생성을 억제함으로써 T세포, NK세포, anti-tumor monocytes의 종양 유입을 억제한다는 것을 xenograft 마우스 모델과 single-cell spatial transcriptome 분석으로 입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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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관련 내용 대표 이미지>

 

Q3. 이어, 해당 연구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특히 immune-desert lung cancer with a high mutational burden을 주목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면역치료 관련 연구를 진행하면서, 면역치료 반응을 예측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의 필요성을 강하게 느꼈습니다. 특히 2010년대 후반부터 2020년에 이르는 기간 동안 FDA 승인을 받은 면역치료 바이오마커가 발표되면서, 이 분야의 임상적 중요성이 더욱 체감 되었습니다. 또한 기존 면역학에서는 tumor mutational burden(TMB)이 높을수록 면역 반응이 활발하다는 것이 정설로 받아들여졌지만, 실제로는 이에 반하는 환자군이 존재한다는 점이 흥미로웠고, 그 이유를 밝혀보고자 이번 연구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Q4. 이번 연구에서는 주로 LUAD 모델을 사용하셨는데요, DDX54가 다른 암종에서도 유사한 면역 억제 기전을 보일 가능성이 있을까요? 혹시 다른 암 종에 적용해보신 경험이나 계획이 있으신 지도 궁금합니다.

, 저희는 DDX54가 폐암 뿐 아니라 다른 고형암에서도 유사한 면역 억제 기전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번 논문에는 포함되지는 않았지만, 실제로 다양한 암종에서 DDX54 발현 패턴과 돌연변이 유형을 비교해보면 일정한 경향성이 관찰되기도 했습니다. 리뷰 과정에서도 비슷한 질문을 받았었는데, 당시에는 명확한 실험적 근거를 제시하긴 어려워향후 풀어야 할 퍼즐로 남겨두자는 입장이었습니다. 다만 solid tumor 전반에서 DDX54가 비슷한 면역 환경 조절에 관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생각하고 있고, 이를 검증하는 후속 연구도 계획 중입니다.

 

Q5. 본 논문 연구에 1저자로 참여하셨는데 어떤 부분에서 기여를 해 주셨는지 궁금합니다.

이번 연구는 저 혼자서는 감히 시도할 수 없었던 규모의 프로젝트였습니다. 조광현 교수님의 세심한 지도 아래 연구의 큰 틀을 잡을 수 있었고, 현재 리가캠바이오사이언스에서 연구원으로 활동하고 계신 이정은 연구원님과는 연구 전반에 걸쳐 깊이 있는 논의를 나누며 함께 연구를 진행해 나갈 수 있었습니다. 특히 마우스 병리 이미지 분석 과정에서는 삼성전자에 계신 한영현 박사님의 전문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이 과정에서도 이정은 연구원님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분석 방향을 함께 고민하고 결정해 나갔습니다. 비록 논문 저자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저희 랩의 김주희 박사과정 학생과 Corbin 박사과정 학생도 데이터 생산과 논문 작성 과정에서 아낌없는 도움을 주었습니다. 이들의 지원이 없었다면 연구를 원활히 진행하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사실 이처럼 광범위한 연구를 혼자 모든 면에서 완벽하게 수행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각 분야의 전문성을 가진 팀원들이 서로의 강점을 살려 협력할 수 있었기에 연구가 성공적으로 완료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제가 담당한 부분에서 최선을 다해 기여했고, 그 결과 모든 팀원들과 함께 의미 있는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어 매우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Q6. 본 연구를 진행하시는 과정과 논문을 작성하는 과정에서 가장 힘들다고 생각했던 부분은 어떤 것이었나요?

연구 자체는 재미있다고 생각하면서 진행되었지만, 논문 작성 이후의 리뷰 대응 과정이 가장 어려웠던 부분이었습니다. 특히 생물정보학, 면역학, 분자생물학 등 다양한 분야의 리뷰어 분들을 모두 설득해야 했기 때문에, 각기 다른 관점에서 연구 내용을 충분히 납득시켜야 한다는 점이 쉽지 않았습니다.

 

Q7. 질병의 기전을 밝히는 많은 연구자들에게 최종적인 목표는 결국 임상적 적용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앞으로 어떤 추가 연구나 기술 개발을 계획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특히 실제 임상 적용 가능성에 대해서는 어떻게 전망하고 계신지도 듣고 싶습니다.

이번 연구에서 발굴한 타겟에 대해서는 현재 기술이전이 완료된 상태입니다. 향후에는 기술이전 된 기업에서 해당 타겟을 효과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적용 물질을 개발하게 된다면, 실제 임상적 활용 가능성도 충분히 열려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Q8. 현재는 어떤 연구를 진행하고 계시는지, 혹은 어떤 연구를 새롭게 해보고 싶으신 지 궁금합니다.

원래 연구실의 주제는 프로모터 영역에 기반한 후성유전학을 중심으로, 암의가역화(reversion)’ 가능성을 탐구하는 것이었습니다. 저 역시 간암, 대장암, 유방암, 신경교종 등 여러 고형암을 대상으로 암세포를 단순히 제거하는 방식이 아닌, 기능을 회복시키는 방향으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암세포를 무리하게 죽이면 주변 환경을 악화시키거나 종양 진화를 촉진할 수 있기 때문에, 저는 오히려 암세포를 정상세포에 가까운 기능세포로 되돌려 만성질환처럼 관리 가능한 상태로 만드는가역화 전략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치료에 따르는 부작용을 줄이고, 암의 생물학적 성질을 보다 근본적으로 조절하는 접근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해당 연구에 혹시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조광현 교수님께서 이끌고 계시는 SBIE로 찾아오셔서 함께 연구를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Q9. 최근 활발한 연구 활동을 통해 의미 있는 성과를 꾸준히 내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박사님께서 생각하시는좋은 연구란 무엇인지, 그리고 연구자로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가치가 무엇인지 여쭤보고 싶습니다.

‘좋은 연구에 대한 정의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학생 때 선배 연구자들께 여쭤보면, 많이 인용되거나 큰 학문적 흐름에 기여하는 연구가 좋은 연구라고들 하셨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요즘 저에게는, 결국자기가 하고 싶은 연구가 좋은 연구라는 생각이 듭니다. 상업성이나 명성을 떠나 스스로 흥미를 느끼고 몰입할 수 있는 주제를 찾으면, 자연스럽게 질문도 생기고 연구도 지속될 수 있다고 봅니다. 실제로 크리스퍼도 박테리아에서 시작된 작은 기초 연구였지만 지금은 누구나 쓰는 기술이 되었고, 저 역시 석사 시절 바이러스 연구를 했는데 훗날 코로나로 인해 해당 분야가 주목받는 걸 보면서 그런 가능성을 실감했습니다. 결국 좋은 연구란, 하고 싶어서 하게 되고, 또 자기 안에서 계속 질문이 생기는 연구가 아닐까 싶습니다.”

 

Q10. 현재 박사후연구원으로 활발히 연구를 이어가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선배 연구자로서, 앞으로 학위를 고민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조언이나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부탁드립니다.

학위 과정은 결코 가볍게 시작할 수 있는 길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들어오기 전에는 충분히 고민하고, 일단 시작했다면 뒤돌아보거나 후회하는 데 시간을 낭비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연구라는 길은 분명 쉽지 않고 때로는 고통스럽기도 하지만, 실험과 논의를 통해 스스로 떠올린 질문을 하나씩 풀어나가는 과정 속에서 분명한 성취감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 교수님께서 해주신 말씀이 늘 마음에 남아 있습니다. ‘우리가 쓰는 글은 인류가 살아가는 한 계속 남는다는 말이었는데, 그만큼 연구자는 자신의 연구에 책임을 지는 마음으로 신중해야 하고, 우리가 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항상 기억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Q11. 마지막으로 이번 연구는 DDX54를 면역 회피의 조절자로 규명했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 있는 성과로 보입니다. DDX54 연구를 포함한 이번 성과를암세포의 면역 회피 능력의 가역성을 조망하는 관점에서 소개해주실 수 있을까요? 또한 이번 연구에 SBIE 연구실의 시스템생물학적 접근이 어떻게 기여했는지도 함께 설명 부탁드립니다.

이번 연구의 핵심은 단순히 DDX54라는 유전자를 발굴했다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암세포가 면역 감지를 회피하는 상태, 'immune-desert' 환경을 어떻게 조절할 수 있는지에 대한 시스템 수준의 이해와 그 가역성 가능성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저희는 이를 단일 유전자 수준이 아니라 전사 조절 네트워크의 구조와 동역학을 통합적으로 분석하는 시스템생물학적 접근을 통해 탐색했습니다.

SBIE 연구실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대규모 환자 유래 전사체 데이터를 기반으로 암세포 상태를 결정짓는 핵심 조절자를 수학적 모델링과 알고리즘 기반으로 정량적으로 추론하고 동시에 이를 다양한 세포주, 동물 모델을 이용해서 검증 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번에도 ARACNe, VIPER, DIGGIT 등으로 구성된 분석 프레임워크를 활용해 수백 개 유전자의 집합적 변화를 조망하고, 그 중심에서 DDX54가 면역 회피적 상태를 유지하는 핵심 조절자임을 규명하였고, 이를 다양한 동물 모델에서 검증하였습니다.

이 뿐만 아니라 이번 연구에서 더 중요한 것은 암세포의 면역 회피 상태가 단순한 고정된 특성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적절한 조절자를 타겟으로 한다면 충분히 '가역적'으로 전환될 수 있는 동적인 상태라는 것을 보여주고자 했습니다. 실제로 DDX54를 억제하면 T세포, NK세포 등의 침윤이 유도되고 anti-PD1 치료에 대한 반응성도 회복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이는 암세포의 면역 회피 능력조차 제어 가능한 상태로 리프로그래밍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합니다. 기존의 '암세포 제거' 중심 접근에서 벗어나 '암세포 상태 조절'을 통한 정밀 치료 전략으로 확장될 수 있는 기반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관점은 SBIE가 일관되게 추구해온 '암세포 상태의 동역학 제어'라는 연구 철학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향후 다양한 암종에서의 재현성과 임상 적용 가능성에 대한 연구로 확장해 나갈 예정입니다. 무엇보다도 이러한 통합적이고 도전적인 연구를 함께 고민하고 실현해갈 수 있도록, 바이오및뇌공학과의 후배연구자들과 협업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오랜 시간 인터뷰에 응해 주신 공정렬 박사님께 다시 한번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참고문헌: Gong JR, Lee J, Han Y, Cho KH. DDX54 downregulation enhances anti-PD1 therapy in immune-desert lung tumors with high tumor mutational burden. Proc Natl Acad Sci U S A. 2025;122(14):e2412310122. doi:10.1073/pnas.2412310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