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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및뇌공학과 장무석 교수님 연구실 박사과정 이동구, 송국호 학생>

 

  카이스트  바이오및뇌공학과 장무석 교수님 연구실에서 연구하고 계신 박사과정 이동구, 송국호 박사과정분과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그들은 최근 Science Advances에 Reconstructive spectrometer using double-layer disordered metasurfaces 라는 주제로 논문을 게재했습니다.

 

Q1. 안녕하세요, 이달의 학과 연구 성과 취재에 응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간단한 자기소개와 인사 말씀 부탁드립니다.

 

(이)동구: 안녕하세요. 바이오및뇌공학과 박사과정 이동구입니다. 장무석 교수님 연구실에서 메타표면을 통과한 빛의 스펙클 패턴에 담긴 광정보를 복원하는 연구하고 있습니다. 

(송)국호: 안녕하세요. 바이오및뇌공학과 박사과정 송국호입니다. 저는 메타표면을 이용한 초소형 고성능 광학 디바이스 개발과 인공지능 기반 영상처리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Q2. 최근 Science Advances에 게재하신 논문 “Reconstructive spectrometer using double-layer disordered metasurfaces” 에 관해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동구: 논문에 대해서 말씀드리면서 우선 스펙클 패턴(speckle pattern)에 대해서 소개 드리고 싶습니다. 스펙클 패턴은 결맞는(coherent) 빛이 무작위의 간섭을 받은 뒤에 생겨나는 작은 낟알(granule) 모양의 패턴을 말하는데요. 여기서 말하는 결맞음(coherence)이라는 것은 빛이 퍼져 나갈 때 전자기파로서 위상이 시간과 공간적으로 일정한 상관관계를 유지해 서로 간섭패턴을 생성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메타표면이라는 것은 아주 작아서 빛의 파장보다도 작은 3차원 구조물들이 많이 새겨진 표면을 말합니다. 스펙클 패턴을 보기 위해서는 결맞는 빛이 무작위의 간섭을 일으킬 수 있는 광학 요소를 통과해야 하는데, 여기에서 메타표면은 그러한 역할을 해 주는 장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스펙클 패턴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 무작위의 간섭이 필요한데, 무작위의 메타표면 패턴은 컴퓨터를 이용해서 자동으로 생성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그 표면을 통과하는 빛이 가진 성분에 따라 어떤 스펙클 패턴을 만들어 내게 될 것인지 시뮬레이션 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또, 빛의 중첩원리는 선형적이기 때문에 그 역과정도 가능합니다. 이번에 발표한 논문은 두 개의 무질서 메타표면 레이어를 통과해 온 빛이 만들어 내는 스펙클 패턴으로부터, 주어진 빛의 파장 스펙트럼을 높은 분광해상도에서 얻어내는 과정을 이론과 실험을 통해서 검증해서 보여주는 논문입니다.

 

 

<그림 1> Reconstructive spectrometer using double-layer disordered metasurfaces의 연구 내용을 담은 주요 그림, 두 층의 메타 표면을 통과한 빛에서 만들어지는 스펙클 패턴을 시뮬레이션 결과와 비교하여 빛을 구성하는 파장 성분의 스펙트럼을 그려내는 것을 개념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Q3. 메타표면(metasurface)이라는 구조물이 참 흥미롭습니다. 논문에 따르면 나노미터 사이즈의 수많은 기둥들이 돋아 있는 판을 의미하는 듯 한데요. 메타표면이 갖는 광학적인 성질에 대해서 독자분들께 간단하게 설명해 주실 수 있으실까요? 

 

동구: 메타표면은 빛의 파장보다 작은 크기의 구조물들을 표면 위에 배열한 얇은 광학 소자입니다. 전통적인 광학 소자가 두께 전체에서 빛을 굴절·반사시키는 방식이라면, 메타표면은 표면에 패턴화 된 나노 구조물들이 빛의 위상, 진폭, 편광을 원하는 대로 조절할 수 있게 해 줍니다. 예를 들어 같은 두께의 투명한 판일지라도, 메타표면 위에 어떤 패턴을 새기느냐에 따라 렌즈처럼 빛을 모을 수도 있고, 무작위 산란을 유도하여 스펙클 패턴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즉, “빛을 설계대로 조각할 수 있는 초박형 광학 기판”이라고 이해하면 됩니다. 

 

Q4. 보통 ‘분광분석기’를 말하면, 실험실에서 보던 커다란 장비들을 먼저 떠올리게 되는데요. 1cm 수준의 크기 안에 분광분석장치가 구현되었다는 것이 놀랍습니다. 논문에서 제시하신 이중 메타표면 기반의 방식을 떠올리게 된 계기가 있으실까요?

 

국호: 프리즘 등을 이용하는 기존 분광분석장치는 원리상 크기가 커질 수밖에 없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굴절률의 차이를 이용하는 기존의 방식에서는 큰 파장 해상도를 얻기 위해서 분해된 빛이 긴 거리를 이동해야만 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렌즈나 프리즘과 같은 광학 요소가 차지하는 크기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분광분석기는 과학 연구와 산업 분야에서 정말 많이 사용하는 장치이지만, 크기가 크다는 것은 여러 의미에서 비효율과 한계를 만들어 냅니다.

  아주 얇은 레이어로 빛에 담긴 정보를 연산할 수 있는 메타표면은 그런 측면에서 아주 유용한 기술입니다. 표면을 구성하는 방식에 따라서 아주 작은 공간을 차지하면서 렌즈처럼 활용할 수도 있고, 이번 연구처럼 스펙클 패턴을 만들어 파장 정보를 얻어 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메타표면을 활용한 광학연구는 이러한 장점을 활용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동구: 이 연구에서 또 흥미롭게 제안된 부분은 이중의 메타표면 층을 사용한다는 것인데요. 하나의 메타표면 층을 통과시켜서 파장 정보를 인코딩하는 스펙클 패턴을 얻을 때 이론적으로 계산되는 스펙트럼의 해상도는 메타표면의 크기(D), 그리고 메타표면까지 평면파의 전파된 거리(L)와 관련이 있습니다. 이 때 이론적인 최적의 조건을 찾을 수는 있지만, 스펙클의 크기 또한 이 값들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주어진 광학센서의 픽셀 사이즈보다 스펙클의 크기가 너무 작아져 샘플링이 제대로 되지 않아 스페클 간섭패턴의 가시성을 나타내는 대비(contrast)가 낮아진다는 문제점이 생깁니다. 이 경우, 결국 스펙클 패턴에 담긴 정보를 충분히 이용하지 못하게 된다는 점이 한계가 됩니다. 그러나, 이중 메타표면 층을 활용하면, 파장 스펙트럼의 해상도와 스펙클의 크기를 독립적으로 만들 수 있기 때문에 훨씬 좋은 스펙트럼 해상도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렇듯 메타표면의 장수를 늘리면서 더 높은 자유도로 스페클이 가지는 광정보를 조작하고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아이디어는 산란 매질에서 파장에 따라 스페클이 다른 패턴을 가진다는 것에서 가져왔으며, 이는 매질 내부에서 빛이 여러 상호작용을 거치며 나타난 체적 산란의 결과입니다. 차후에는 두장보다 더 많은 메타표면을 사용하면서 반사되는 광성분도 이용하여 예측 가능한 체적 산란을 모사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Q5. 분광분석기는 바이오 공학 뿐만 아니라 물리학, 화학, 생물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쓰이는 아주 유용한 실험장치로 알고 있습니다. 그 크기가 작아진다고 하면, 연구의 영역을 넘어서서 일상의 영역으로도 그 쓰임새가 확장될 수 있을 것도 같은데요. 이번에 발표하신 기술이 바이오 공학 등 더 넓은 영역에서 응용된다면 어떻게 활용될 것이라고 기대하시나요? 

 

국호: 우선 바이오 분야에서는 소형 분광센서를 활용해 체액이나 호흡에서 특정 분자의 신호를 빠르게 검출하거나, 혈액 성분과 조직의 변화를 비침습적으로 분석하는 기술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지금까지 실험실에서만 가능했던 정밀 분석이 개인의 건강 관리와 조기 진단으로 확장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동구: 또한, 이번 연구에서 보여준 고해상도 분광 기술은 기계 시각(machine vision)에도 큰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하이퍼 스펙트럴 이미징(hyper-spectral imaging) 기술을 구현하는 것에 응용된다면, 단순히 물체의 색과 모양을 보는 데 그치지 않고, 물체의 재질과 성분까지 식별할 수 있습니다. 삼원색의 조합으로만 빛 공간을 인식하는 사람이 가진 생물학적 시각의 한계를 뛰어 넘어, 광학정보를 얻고 처리하게 될 수 있게 된다는 것을 의미하는데요. 이 능력이 자율주행 차량이나 로봇에 적용된다면, 도로 위 상황을 훨씬 정확히 인식하여 안전성을 높이고, 산업 현장에서는 자동화 기계가 더 정밀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작은 크기의 분광 기술이 우리의 건강을 지키는 동시에 미래 기술의 눈이 되어 줄 수 있다는 점이 이번 연구의 큰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Q6. 이번 연구가 산업 등 다른 영역에서 활용될 때 가장 큰 기술적 과제는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동구: 산업 현장에서 이 기술을 실제로 적용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중요한 과제가 있습니다. 우선, 스펙클 패턴을 안정적으로 얻기 위해서는 빛의 결맞음(coherence) 및 비결맞음(incoherence)이 알맞게 조절되어야 하는데, 일상적인 환경에서는 이런 조건을 만드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또한, 스펙클 패턴은 장치의 정렬 상태나 제작 공정에 민감하기 때문에, 초기 설치 단계에서 정밀한 조정 (calibration)이 반드시 필요하고, 향후에도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합니다. 즉, 결맞는 광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시스템을 정밀하게 보정해 주는 기술이 앞으로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기술적인 토대가 있다면, 이번 연구가 다양한 산업 영역에서 안정적으로 응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Q7. 연구를 위해서 이론적인 분석, 메타표면 공정, 컴퓨터 시뮬레이션, 실험 및 검증 등 다양한 일을 진행하셨는데, 그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고 도전적으로 다가왔던 부분이 있다면 무엇이었을까요? 

 

동구: 저에게 가장 도전적이었던 부분은 메타표면을 연구실에서 처음으로 제작하는 과정이었습니다. 나노 단위의 구조물을 제작하는 과정을 처음으로 해 나가는 과정에서 여러가지 시행착오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처음으로 무언가를 만들어야 했던 공정 자체가 큰 도전이었으며, 직접 공정한 메타표면에서 나온 스페클이 시뮬레이션 결과와 일치한다는 것을 처음 보였을 때 매우 보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국호: 또, 제작된 메타표면을 실험에 적용할 때에는 빛의 정렬 상태와 간격, 각도를 미세하게 맞추어야 했는데, 이 캘리브레이션 과정 역시 쉽지 않았습니다. 그 과정에서 최적화 기술을 공부하며 마침내 nm~μm 단위의 정렬을 맞추었을 때, 저 스스로 한단계 나아갔다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Q8. 현재는 어떤 연구를 진행하고 계시는지, 혹은 어떤 연구를 더 해보고 싶으신 지 궁금합니다. 

 

동구: 현재는 이번에 발표한 메타표면 기반 분광 기술을 확장하여 하이퍼스펙트럴 이미징(hyperspectral imaging)에 적용하는 연구에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기존 분광기는 한 지점의 스펙트럼을 정밀하게 측정하는 데 강점이 있지만, 공간적으로 넓은 영역을 동시에 커버하기는 어렵습니다. 반면 하이퍼 스펙트럴 이미징은 공간 정보와 분광 정보를 결합하여, 물체의 위치뿐 아니라 재질이나 성분까지 동시에 구분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처럼 풍부한 광 정보를 소형 디바이스에서 쉽게 분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저희의 목표이고, 빛의 위상, 깊이, 편광 등의 정보까지 활용하려고 시도하고 있습니다.

국호: 이를 위해 메타표면을 통해 얻은 스펙클 패턴을 다차원적으로 해석하고, 다양한 알고리즘과 결합해 영상 단위의 스펙트럼을 복원하는 방법을 탐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술이 발전하면 자율주행, 원격 탐사, 환경 모니터링, 생체 조직 분석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Q9. 앞으로 남은 박사과정동안 이루고 싶은 일이 있으시다면, 독자분들께 나누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리고, 이제 막 대학원 과정을 시작하는 신입생 혹은 학위과정 중인 후배들에게 선배로써 조언 부탁드립니다.

 

동구: 앞으로 제가 이어가고 싶은 연구는 단순히 선형적인 광정보 처리에 머무르지 않고, 초음파나 비선형 광학 같은 물리적인 요소를 더해 새로운 방식으로 광정보를 처리하는 것입니다. 이번에 송국호 학생과 지도교수님의 큰 도움을 받아 논문을 완성하고, 이 연구를 바탕으로 스스로 탐구하고 싶은 주제를 찾으며 주도적으로 진행할 수 있게 된 것은 저에게 중요한 발걸음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졸업이 가까워 박사과정 동안 더 깊이 있는 진전으로 이어가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제 경험을 통해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것은, 연구를 주도적으로 이끌어 빠르게 논문을 완성하면서 자신감을 얻고 독립적인 연구자로서의 토대를 마련하는 동시에, 앞으로 풀어나갈 문제를 꾸준히 고민하며 책임감을 가지고 연구자의 역량을 완성해 나가면 좋겠다는 점입니다.

국호: 저희 연구실은 크게 고심도 생체 이미징, 인공지능 기반 영상처리, 메타표면 기술에 있어 상당한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데요, 모든 역량이 한데 모여야만 할 만큼 어렵고 값진 문제를 찾아내 해결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후배들께는 이론 공부와 더불어, 연구실의 앞선 노하우를 흡수하는 일과, 영향력 있는 최신 논문들의 실험결과를 재현해보는 경험을 빠르게 가져가면 좋겠다고 말씀드립니다. 선행 연구자들만큼, 혹은 더 잘할 수 있겠다는 근거 있는 자신감을 바탕으로 좋은 연구를 좋은 타이밍에 해낼 수 있길 바랍니다.

 

 

<취재/TA석동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