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훈 교수님>
Q1. 안녕하세요 정기훈 교수님. 만나서 반갑습니다. 최근 및 ‘2025년도 센서기술진흥 유공 산업통상부 장관 표창’과 ‘2025년 나노소재 연구개발 활성화 유공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표창’을 하셨는데 이 표창의 의미와 받으신 계기에 대해서 궁금합니다.
우리 연구실은 광학 센서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연구실 웹페이지를 보면 알겠지만 마이크로 렌즈 같은 구조를 다루는데, 이 마이크로 사이즈는 수십 ㎛에서 많게는 500㎛ 정도입니다. 이런 작은 micro lens array(MLA)나 빛을 전달할 수 있는 웨이브 가이드(Waveguide), 프리즘 같은 구조, 그리고 회절 격자(Grating) 등을 연구합니다.
렌즈는 빛을 모으고 거울은 빛을 반사하는데, 이 기술을 MEMS(Micro-Electro-Mechanical Systems) 기술과 접목해서 레이저 빛을 스캐닝하는 기술을 개발합니다. 예를 들어, 공초점 레이저 스캐닝 현미경(Confocal Laser Scanning Microscope)처럼 레이저를 쏘고 스캐닝 미러를 이용해 이미징을 하는데, 우리는 반도체 공정과 비슷한 MEMS 기술을 이용해 스캐닝 미러, 렌즈 스캐너, 프리즘, 광학 필터 등을 만듭니다. 이런 소자들을 만들어서 어디에 적용하냐면, 이미징(Imaging)과 센싱(Sensing) 어플리케이션에 적용합니다. 이렇게 광학 센서, 즉 바이오 센서나 내시경에 들어가는 센서 등을 개발하고, 바이오 메디컬 및 헬스케어 응용을 위한 마이크로/나노 광학 소자를 많이 개발했기 때문에 그 공로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표창을 받게 되었습니다. 두 번째인 '나노 소재 기술 개발 사업 과기정통부 장관 표창'은 우리 연구재단 과제 중 '나노 커넥티드'란 과제를 3년 동안 수행하면서 성과를 인정받은 것입니다. 이 과제에서 초고속 광열 PCR(Polymerase Chain Reaction)을 개발했습니다. 과제 성과도 좋았고 실제로 사업화가 가능한 수준의 시스템을 만들었습니다. 최종 평가에서도 성과를 잘 인정받아서 추천을 통해 표창을 받게 되었습니다.
Q2. 정기훈 교수님은 biophotonics 연구실을 총괄하고 계시는데 교수님의 연구실에 대해서 간략하게 설명해주시고 최근에 연구하고 있는 연구 분야에 대해서 소개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우리 연구실에서 하는 일을 간단히 설명하자면, 앞서 말한 광학 센서들을 개발해서 이미징이나 센싱 어플리케이션에 쓰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내시경 센서 등을 주로 했는데, 요즘은 모바일용이나 웨어러블(Wearable) 기기에 접목하는 연구를 많이 합니다. 예전에는 '의공학'이라고 하면 다른 분야 기술을 의료 기기에 접목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요즘은 센서 자체를 개발하는 학회에 가보면 50% 이상이 바이오 메디컬 센서일 정도로 트렌드가 바뀌었습니다.
우리 연구실은 바이오 메디컬 헬스케어 응용을 위한 광학 마이크로/나노 소자 개발을 전문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다양한 센서를 개발하고 아직까지 구현하지 못했던 이미징이나 센싱 어플리케이션에 적용하는 연구를 합니다. 동물 실험이나 임상 실험을 위해 센서 패키징(Packaging)까지 중요하게 다루는데, 젖거나 손으로 만져도 망가지지 않도록 잘 설계해서 실제 바이오 메디컬 엔지니어링 연구에 적용하고 있습니다.
<Advanced Optical Devices for Biomedical Applications>
현재 진행 중인 과제들은 Advanced Optical Device를 이용하여 센싱도 하고 치료용으로도 쓰는 연구입니다. 자율주행차나 로봇에도 쓸 수 있지만, 저는 바이오 메디컬 쪽에 먼저 적용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이 기술이 자연스럽게 모바일이나 핸드폰으로도 들어가게 되길 바랍니다.
<Ultrafast Multiplex Molecular Diagnosis at the Point of Care>
특히 나노 소재 연구 개발 사업과 관련해서는, 광열 효과(Photothermal Effect)를 이용한 초고속 PCR을 개발했습니다. 금 나노 구조를 나노 필라(Pillar) 위에 올려 LED 빛을 비추면 금 나노 입자가 빛을 흡수해 열을 냅니다. 이 열을 이용해 LED를 껐다 켰다 하면서 PCR 사이클의 온도를 아주 빠르게 조절할 수 있습니다. 이 기술로 손바닥 위에 올라갈 정도의 작은 현장 진단(POC: Point-of-Care)용 PCR 장비를 만들었습니다. 학생들 레벨에서도 개발하고 시제품까지 만들어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우리 연구실에서는 빛을 파장별로 분리해낼 수 있는 분광기(Spectrometer)라는 광학 센서도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 분광기를 작게 만들면 스마트 워치에 들어가는 심박 센서(PPG)보다 더 정확한 측정이 가능합니다. 기존에는 단일 파장이나 2~3개의 LED를 쓰는데, 우리는 분광기를 이용해 백색광(White light)을 비추고 파장별로 신호를 분석하여 더 정확한 심장 움직임(Cardiac motion)을 감지하거나 질병을 진단하는 웨어러블 센서도 개발하고 있습니다.
<Non-Invasive Continuous Physiological/Healthcare Monitoring>
또한, 비침습적(Non-invasive)이면서 연속적(Continuous)으로 생체 신호를 모니터링하는 기술도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권재명 학생이 연구하는 아이 트래킹(Eye-tracking)을 통해 알츠하이머와 같은 인지 기능 저하를 조기 진단하는 어플리케이션 등도 같은 맥락의 연구입니다.
Q3. 제가 교수님 수상 경력을 알아보니 많은 수상경력이 있으신 것을 확인했습니다. 어떻게 해야 이렇게 많은 수상을 할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제 배경을 보면, 박사 때부터 바이오 메디컬 엔지니어링을 했지만 MEMS를 배우면서 바이오 메디컬 어플리케이션을 적용하는 연구를 해왔습니다. 박사를 마치고 카이스트에 와서 벌써 20년이 되었네요.
수상 경력은 사실 상이 아주 많지는 않지만, 올해 상복이 좀 많았던 것 같습니다. 기본적으로 좋은 연구 성과가 나오면 받게 되는 것 같습니다. 꾸준히 연구하고, 논문을 많이 쓰고, 연구 성과를 홍보하고, 학회 활동도 열심히 하다 보니 산업 협력 공로상이나 학술상 등을 받게 된 것 같습니다. 특별히 잘해서라기보다는 꾸준히 해온 것이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싶습니다.
Q4. 유사한 질문인데 교수님 연구실적에서 ACS nano, nature 등 좋은 저널에 논문을 많이 개재하셨던데 좋은 저널에 논문을 낼 수 있는 비법 같은 것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좋은 저널, 예를 들어 ACS Nano나 Nature 계열에 논문을 내는 비법은... 만약 제가 아까 설명한 연구에서 '패키징'까지만 하고 데모를 하지 않았다면 좋은 논문을 못 썼을 겁니다. '킬러 어플리케이션(Killer Application)'까지 데모를 해보는 것, 즉 전체 스토리를 완성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람들도 관심 있어 하고 파급 효과가 큰 연구를 끝까지 밀고 나가는 게 좋은 논문을 쓰는 방법입니다. 우리 연구실 학생들은 박사 진학을 많이 하는데, 보통 박사 2~3년 차에 첫 논문이 나옵니다. 석사 때 센서를 개발하고, 패키징하고, 어플리케이션 적용까지(박사 과정) 하다 보니 시간이 걸리지만, 이렇게 끝까지 완성도를 높이면 좋은 논문이 됩니다.
처음에 목표를 높게 잡고 도전해보고, 안 되면 그 다음 단계 저널에 내는 식으로 전략을 짭니다. 물론 리뷰 과정이 길어지지만, 이렇게 조금씩 눈높이를 낮추더라도 처음에는 높은 곳을 목표로 하는 게 좋습니다.
Q5. 교수라는 직업은 강의는 일부분이고 학생지도, 프로젝트 총괄, 미팅, 제안서 작성 등 굉장히 많은 활동을 하며 바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학생들에게 교수라는 직업이 추천할 만 한지 궁금합니다.
저는 교수라는 직업에 아주 만족합니다. 그 이유는 창의적인 활동을 많이 할 수 있는 기회가 있기 때문입니다.
회사원이 되면 시키는 일을 해야 하고 방어적인 업무를 하게 되지만, 교수는 PI(Principal Investigator)로서 새로운 일을 기획하고 제안할 수 있습니다. 이게 잘 되면 계속 확장하고, 더 좋은 아이디어를 만들어 제안할 수 있죠. 이런 창의적인 직업을 가질 수 있다는 게 정말 좋습니다.
물론 펀딩을 따오고 연구실을 운영해야 하는 책임감 때문에 바쁠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내가 힘들면 언제든 놔도 된다는 마음, 즉 직업에 대한 자유도와 창의성이 보장된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입니다.
의사나 변호사 같은 직업과 비교해보면, 그들은 서비스직에 가깝고 정해진 틀 안에서 일해야 하지만, 교수는 무언가를 새로 만들어내는 창작의 고통과 기쁨이 있는 직업입니다. 또한, 요즘 학생들 페이에 관심이 많은데 교수는 내가 더 큰 일을 벌리면 보상도 따르는 매력적인 직업입니다. 그래서 저는 교수라는 직업을 강력히 추천합니다.
Q6. 실제로 prototype을 많이 만드시는 것으로 알고 있으며 이를 통한 특허도 굉장히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기술력과 특허를 통하여 회사를 설립하실 생각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우리 연구실에서 '브이픽스메디컬(V-Pix Medical)'과 '마이크로픽스(Micro-Pix)'라는 두 회사를 창업했습니다. 브이픽스메디컬은 내년에 상장을 준비 중이고, 마이크로픽스도 투자받으며 성장하고 있으며 세 번째 회사도 내년에 만들어보려고 하고 있습니다.
졸업한 선배들이 회사를 잘 키워나가는 걸 보면서 학생들에게도 창업을 권장합니다. 기술 창업, 특히 우리 연구실 같은 딥테크(Deep-tech) 창업은 학교에서 원천 기술을 가지고 하는 것이기 때문에 경쟁력이 있습니다.
특허도 중요합니다. 특허가 있어야 나중에 기술 이전을 하거나 창업을 했을 때 보호받을 수 있으니까요. 우리 연구실은 논문 한 편당 하나 이상의 특허도 내고 있습니다. 학생들에게 이 기술에 자신 있으면 창업을 해봐라, 정 안되면 졸업 때 포기해도 잃을 게 없다고 말해줍니다. 학위 과정 동안 창업을 시도해보는 건 타이틀도 생기고 동기부여도 되는 좋은 경험입니다. 실패해도 샌드박스처럼 보호받을 수 있으니까요.
Q7. 혹시 교수님 연구실에 관심있는 학생들이 준비해야 할 점이나 기본적으로 배우고 와야 할 지식 수업 등이 있을까요?
저는 우리 과 학부생들을 아주 좋아합니다. 우리 연구실에 관심이 있다면 전반적으로 바이오 메디컬 엔지니어링에 대한 이해도가 높으면 좋습니다. 예를 들어, 센서를 디자인하는 과목들인 Bio-mechanics, Bio-fluidics, Bio-nano같은 교과목을 들어보면 도움이 됩니다.
또한 뇌 과학 쪽도 괜찮습니다. 기본적인 생리학(Physiology)을 알고 이해하고 있어야 센서를 제대로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요즘 센서는 AI를 접목하는 추세이기 때문에, AI 관련 경험이 있는 것도 좋습니다.
우리 학부생들은 대부분 학부 과정에서 수학적 모델링, 생물학적 이해, Computation Work 능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런 베이스를 가지고 대학원에 진학하면, 제가 대학원 수업을 통해 MEMS 기술을 가르쳐 주고, 카이스트에 개설된 광학(Optics) 관련 수업들을 통해 지식을 쌓게 합니다.
이렇게 학부의 지식 위에 MEMS와 광학 지식이 더해지면, 설계 → 제작 → 측정 → 어플리케이션 → 임상 적용(Clinical Application)까지, 제가 생각하는 연구의 모든 영역을 학생 혼자서 주도적으로 수행해 볼 수 있게 됩니다.
그래서 수업을 다양하고 열심히 듣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개별 연구를 미리 해보면서 이 분야가 정말 나에게 맞는지 확인해보는 과정을 추천합니다. 개별 연구 경험이 있는 학생들은 대학원 연구실에 들어와서 실제 연구를 수행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Q8. 그럼 마지막으로 학부생 및 대학원생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마지막으로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꿈을 크게 가지고, 현실과 타협해 나가는 과정을 두려워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저는 학생들에게 항상 꿈이란 현실과 타협하며 하나씩 포기하고 맞춰 나가는 과정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이게 무슨 뜻인지 논문 투고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처음부터 임팩트 팩터(Impact Factor)가 낮은 저널, 예를 들어 3.0 정도 되는 곳에 논문을 내면 쉽게 게재될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그렇게 하면 그보다 훨씬 좋은 저널에 실릴 기회는 아예 시도조차 안 해봤기 때문에 사라지는 셈입니다. 그래서 저는 일단 목표를 최대한 높게 잡고 도전하라고 합니다. 처음에는Nature급의 큰 저널을 목표로 최선을 다해 준비해서 투고해 보세요. 만약 거절당하면 그보다 한 단계 낮은 저널에 다시 도전하고, 또 안 되면 포맷을 수정해서 그 다음 단계 저널에 내면 됩니다.
실제로 우리 연구실 학생 중에도Nature Electronics에 냈다가 떨어지고, Nature Communications에 갔다가 떨어졌지만, 포기를 모르고 계속 도전해서 결국 Science Advances라는 아주 훌륭한 저널에 논문을 게재한 사례가 있습니다. 템플릿을 네 번이나 바꿔가며 계속 도전했기 때문에 결국 좋은 결과를 얻은 것이죠.
진로도 마찬가지입니다. 일단은 카이스트 교수처럼 높은 목표를 꿈꿔보세요. 그 기준에 맞춰 치열하게 노력하다 보면, 설령 그 목표를 100% 달성하지 못하더라도 졸업할 때에는 훌륭한 논문 실적을 갖게 될 겁니다. 그러면 비록 카이스트 교수는 아니더라도 좋은 사립대 교수가 될 수도 있고, 유망한 연구소에 가거나, 삼성전자 같은 대기업에 갈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건, 처음에 목표를 높게 잡았기 때문에 현실과 타협하여 내려온 위치조차도, 애초에 목표를 낮게 잡았을 때 도달할 수 있는 곳보다 훨씬 높은 곳이라는 점입니다. "나는 원래 삼성전자만 가도 다행이야’라고 생각하고 시작했다면 도달하지 못했을 위치에, 큰 꿈을 꾸고 노력했기 때문에 도달할 수 있게 됩니다.
그래서 저는 단순히 야망을 가져라라고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큰 꿈을 품고 그 과정에서 현실과 타협하더라도, 그 결과는 꿈을 꾸지 않았을 때보다 훨씬 더 큰 성취로 돌아온다는 사실을 꼭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