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eating innovative bio-convergent technologies for better human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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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경호 교수>

 

 

Q1. 안녕하세요 하경호 교수님, 만나서 반갑습니다. 최근 우리 학과에 부임해 주신 만큼 많은 학생이 교수님과 연구실에 대해 궁금해할 것 같습니다. 먼저 독자분들에게 전하고 싶으신 인사와 주요 연구 분야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네 안녕하세요. 저는 올해 봄 바이오및뇌공학과에 임용된 하경호입니다. 제가 하고 있는 연구는 피부에 자연스럽게 밀착되는 웨어러블 패치 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입니다. 이 시스템을 활용해 디지털 헬스케어를 구현하거나, 인간의 감각 시스템을 정밀하게 조율할 수 있는 웨어러블 플랫폼을 만드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Q2. 교수님께서 걸어오신 학문적 여정이 궁금합니다. 어떤 계기로 웨어러블 디바이스와 햅틱 인터페이스라는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되셨나요? 학부 혹은 대학원 시절 연구에 몰두하게 된 특별한 순간이 있으셨는지 궁금합니다. 

 

 원래 제가 처음 시작한 연구 분야는 가공법이었어요. 근데 항상 좀 갈증을 느꼈던 게, ‘내가 하는 연구가 과연 얼마나 세상에 임팩트가 있을까, 내가 얼마나 미래에 새로운 세상을 만드는 데 일조를 할 수 있을까?’ 에 대한 열망이 있었습니다. 그런 지표가 다양하게 있지만 그중 하나가 이제 논문을 투고했을 때의 임팩트 팩터가 있습니다. 임팩트 팩터가 높은 연구를 하고 싶어서 트렌디함, 그리고 새로운 연구 분야를 찾다 보니 박사 때 웨어러블 디바이스 쪽으로 연구 방향을 틀게 되었습니다. 그다음에 이제 박사 후 과정 중에 한 번 더 새로운 분야의 연구에 도전하고 싶어서 또 고민하다 보니 그 당시에 가장 주목받던 분야인 햅틱 디바이스, 즉 촉감을 제어하는 시스템 연구를 하게 되었습니다.

 

Q3. 교수님의 대표 연구인 Science 2025 논문에서 완전 자유도 운동 구동기(full freedom-of-motion actuator)를 햅틱 인터페이스에 활용하셨는데요. 이 연구가 기존 햅틱 기술과 어떤 점에서 다르고, 어떤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는지 학생들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촉감을 발현시키는 기술은 굉장히 중요하고, 이미 우리 일상 곳곳에 존재합니다. 예를 들자면 저희가 핸드폰을 사용할 때 울리는 진동, 버튼을 눌렀을 때 잘 눌렸다는 그 타격감 같은 것들이 다 햅틱의 일종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장치를 웨어러블 형태로 제작할 때는 아주 작고 가벼워야 합니다. 그렇다 보니 근본적으로 진동 위주의 아주 단순한 자극만 줄 수 있는 것이 기존의 햅틱 웨어러블 장치였습니다. 근데 문제점은 이 진동이라는 것은 사실적인 촉감이랑은 거리가 멀거든요. 저희가 무언가를 만지거나 쓸어 넘길 때 느끼는 그런 감각을 진동만으로는 절대 구현을 못 합니다. 결국 필요했던 것은 모든 방향의 복합적인 힘의 패턴을 구현해 낼 수 있는 햅틱 디바이스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기존처럼 진동만 전달할 수 있던 방식과 달리, 모든 방향의 힘을 자유자재로 피부로 전달할 수 있는 햅틱 디바이스를 개발하게 되었습니다.

 

Q4. Nature 2024 논문에서는 생체탄성 상태 회복(bioelastic state recovery)을 이용한 햅틱 감각 대체 기술을 발표하셨습니다. 피부에 부착된 소자가 어떻게 잃어버린 감각을 대신할 수 있는지, 그리고 이 기술이 실제 환자나 사람들의 삶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지 이야기해 주실 수 있나요?

 

 다양한 이유로 감각의 일부를 잃고 살아가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이런 경우 일상생활에 굉장히 치명적일 때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시각, 청각 그리고 걸을 때의 균형 감각도 굉장히 중요하거든요. 근데 그런 감각을 잃어버리면 일상생활에 아주 큰 문제가 생겨요. 

 물론 손상된 감각 기능 자체를 복원시키는 연구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제가 집중했던 연구는 다른 대체할 수 있는 감각을 이용해서 그 소실된 감각의 역할을 대체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예를 들자면 눈이 보이지 않는 사람에게 길을 찾는 일은 굉장히 어렵겠죠. 그 경로를 비디오로 찍어서, 실시간 공간 정보를 얻어 그 사람에게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 가이딩을 해주면 도움이 됩니다. 

 쉽게 생각하면 청각 정보로 내비게이션을 해줄 수도 있겠죠. 하지만 시각장애인에게 청각은 제1 감각이기 때문에 너무 소중해요. 그래서 청각을 사용하지 않고 다른 감각을 이용해서 길을 찾을 수 있으면, 그 사람은 청각 사용에 방해를 받지 않으면서도 길을 찾을 수 있게 되겠죠. 그래서 제가 주목한 것이 촉감, 특히 잘 사용하지 않는 촉감입니다. 예를 들자면 저희 목 뒤쪽에도 촉감을 느낄 수 있죠. 근데 일상생활에서 전혀 사용하고 있지 않잖아요. 이러한 감각을 이용해서 시각 기준으로 상하좌우 등 특정 방향에 장애물이 있을 때 그에 대응되는 피부위치에 촉각 자극을 준다면 이 방향에는 장애물이 있으니까, 길로 가면 안 되겠다는 이런 것을 안내해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카메라로 공간을 파악하고 어디로 내비게이션 해줄지 계산한 다음에, 실시간으로 목 뒤쪽에 햅틱 디바이스를 통한 자극으로 이 사람이 어디로 가야 되는지 전달해 줄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든다면 훌륭한 대체 감각이 되겠죠.

 (그래서 삭제) 이러한 스마트 시스템을 이용하여서 시각장애인을 위한 내비게이션 외에도, 청각장애인에게 음악을 느끼게 도와주거나, 균형 감각이 없는 분에게 균형 감각을 촉감으로 대체해서 제공하는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Q5. 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에 오시게 된 계기나 이유가 있으신가요? 이 학과만의 어떤 점이 교수님의 연구와 잘 맞는다고 느끼셨는지 궁금합니다.

 

 저의 연구분야인 디지털 헬스케어는 기계공학, 전자공학, 재료공학 등 다양한 분야가 함께 연구하는 대표적인 융합 분야입니다. 그래서 저는 '디지털 헬스케어 연구를 가장 잘할 수 있는 환경이 어디일까'를 자연스럽게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던 중 헬스케어 분야는 결국 사람에게 적용해야하기 때문에, 그러려면 임상 연구와의 연계, 바이오에 대한 이해, 그리고 실제 의료 애플리케이션 경험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연구를 하면서 많이 느꼈습니다.

이러한 점들을 고려했을 때, 임상 연구팀과의 협업이 활발하고 인체 및 동물 실험을 수행하기에도 좋은 환경을 갖춘 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가 제가 하고 싶은 연구를 수행하기에 가장 적합한 곳이라고 생각했고, 그래서 이 학과에 오게 되었습니다.

 

 

Q6. 앞으로 학교에서 어떤 연구를 중점적으로 진행하실 계획인가요? 새롭게 도전해 보고 싶으신 연구 주제나, 다른 연구실과의 협업 구상이 있으시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저는 웨어러블 디지털 헬스케어 연구에서 생체신호를 감지하는 센싱에 그치지 않고, 자극을 줄 수 있는 스티뮬레이션 기능까지 통합한 시스템을 지향합니다. 즉, 신호를 받기도 하고 주기도 하면서 인체와 양방향으로 상호작용을 할 수 있는 웨어러블 플랫폼을 만들고자 합니다. 이 시스템은 바이오메디컬 디바이스로도 발전시킬 수 있고, 감각을 자극하는 뉴럴 인터페이스 분야와도 연결됩니다. 나아가 제가 새롭게 지향하는 방향은 인간과 기계를 연결하는 Physical AI 분야로의 확장입니다.

 예를 들자면 로봇이 무언가를 만질 때 촉감을 이용해서 그 물건을 다루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거든요. 시각 정보 없이도 촉감만으로 물건을 자유롭게 다루는 능력은 인간에게는 자연스럽지만, 로봇에게는 아직 갖춰지지 않은 영역입니다. 만약 로봇이 느끼는 촉감을 그대로 인간에게 재현할 수 있는 동기화 시스템을 구축한다면, 감각을 공유하는 로봇 아바타를 만들 수 있게 됩니다. 그렇게 인간이 로봇을 조작하며 축적된 촉감 데이터는 AI 학습에 활용되고, 궁극적으로 Physical AI 분야로의 연구 확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협업과 관련해서는, 저희 과에 바이오 관련된 연구를 하시는 분이 굉장히 많잖아요. 예를 들어 오가노이드를 연구하는 실험실과 협력한다면, 오가노이드에 기계적 자극을 가하고 그 반응을 관찰하는 연구에서 부드러운 인터페이스 플랫폼을 제공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학과 외로는 로봇 연구팀과 연계해 Physical AI 분야를 함께 탐색하거나, 메타버스 연구팀과 협력해 시각·청각 중심의 가상환경에 촉감을 더하는 연구도 가능하리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Q7. 교수님 연구실에서 어떤 학생들과 함께하고 싶으신가요? 또 지도하실 때 중점적으로 신경 쓰시고 싶은 부분이나, 학생들이 졸업 후에 갖추길 바라시는 것들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제가 원하는 학생은 도전하는 학생입니다. 실패하더라도 금방 털고 일어나 다시 도전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진 학생이 나중에는 큰 성취를 이룰 수 있다고 믿어요.

 지도 방식에 있어서 제가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은 저와 함께한 학생들이 졸업후에 전세계 어느 연구자들과 비교해도 뒤처지지 않는 인재를 만드는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선 제가 학생들에게 높은 학문적/연구적 기준을 명확하게 제시하고, 학생들이 그 기준에 도달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는 것입니다. 기준을 세우고 그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과정은 학생에게도 쉽지 않지만, 사실 교수에게도 상당한 에너지가 필요한 일입니다. 그럼에도 교수가 에너지를 쏟는 만큼 학생이 더 많이 배워간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저는 그 과정을 마다하지 않으려 합니다.

 물론 서로가 행복한 연구실을 만드는 것이 전제입니다. 다만 그 안에서도 조금 힘들더라도, 이 연구실에서 석사나 박사 학위를 마쳤을 때 어디서든 당당하게 공학자로서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인재를 길러내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

 

Q8. 교수님께서는 저희 과에서 어떤 수업을 진행하실 예정인가요? 학생들이 교수님의 수업에서 어떤 점을 배우기를 바라시나요? 

 

 이번 봄 학기에 학부 수업을 했고요. 이제 다음 학기에는 대학원 수업도 진행할 예정입니다. 두 수업 모두 웨어러블 센서 시스템을 주제로 합니다. 굉장히 중요하고 주목받는 연구분야이지만, 아쉽게도 그동안 우리 학과에서 이 주제를 전담해서 가르치시는 분이 없었습니다. 그 공백을 채우고 싶다는 마음으로 이 수업을 맡게 되었습니다. 이후에는 이러한 시스템에서 역학이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를 다루는 수업도 진행할 계획입니다. 

 수업에서 제가 반드시 다루고자 하는 내용은 역학이 바이오 분야에서 어떻게 쓰이는가 하는 부분입니다. 굉장히 중요한 내용인데 학과 커리큘럼에서 충분히 다뤄지지 않고 있다고 느꼈거든요. 학생들이 이 수업을 통해 그 연결고리를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Q9. 연구가 잘 풀리지 않거나 슬럼프를 겪을 때 교수님만의 극복 방법이 있으신가요? 학위 과정에서 힘든 시기를 어떻게 버티셨는지 학생들에게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슬럼프를 확실히 이겨내는 방법이 있다고 말씀드리기는 어렵습니다. (웃음) 다만 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정신적인 측면의 관리입니다. 대학원 생활은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쉽지 않거든요. 그중에서도 특히 정신적인 건강을 잘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구체적으로는 충분한 수면, 잘 먹는 것, 그리고 꾸준한 운동, 이 세 가지를 지키는 것이 기본입니다. 이것만 잘 유지해도 굳건한 정신력을 갖추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힘들 때일수록 긴 항해를 함께할 수 있는 동료가 필요합니다. 연구 자체는 혼자 하는 작업이 많지만, 그 과정에서의 삶은 좋은 친구와 함께할 때 분명히 버티기가 훨씬 수월합니다. 주변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어쩌면 그것이 슬럼프를 이겨내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일지도 모릅니다.

 

Q10. 마지막으로 우리 학과 학생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저는 정말 재미있는 연구를 하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웨어러블 기술로 인간의 감각을 확장하고, 로봇과 인간이 촉감을 공유하며, 나아가 Physical AI로 연결되는 이 분야는 도전할 여지가 많고, 함께 만들어갈 것들도 많습니다. 저희 연구실에 관심 있는 학생이 있다면 언제든 편하게 연락 주시면 좋겠습니다. 

 

<취재/TA허서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