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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우리학과 정용 교수 연구팀은 뇌 영상 신호 분석을 위한 새로운 통계 분석법을 발표했다. 본 연구 내용은 뇌 영상 분야 권위 학술지 <휴먼 브레인 매핑(Human Brain Mapping)>에 게재되었다.

 

뇌를 이해하는 특별한 방법, 뇌 연결성 연구
여러 신체 장기 중에서도 뇌는 구조적으로나 기능적으로나 매우 복잡한 장기이다. 뇌를 이해하려면 뇌의 각 부분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알아야 한다. 특히, 기억이나 학습과 같은 뇌 기능의 기저 원리를 밝혀내거나 치매나 파킨슨 등의 뇌 질환 연구를 위해서는 뇌의 연결성(brain connectivity)에 대한 연구가 필수적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fMRI와 같은 뇌 영상 신호를 통계적으로 분석하면 뇌 연결성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대량의 신호를 수집하고 이를 통계적으로 분석하는 과정에서 오차가 필연적으로 발생한다.

 

통계 분석의 필연적 오류, 거짓 양성
뇌 연결성을 정확하게 알아내려면 통계 분석 결과에 대한 정확도도 그만큼 높아져야 한다. 분석대상 데이터의 양이 많아질수록 높은 정확도가 요구된다. 예를 들어 어떤 결과에서 거짓 양성 결과가 나타날 확률이 5%라면 100개의 데이터에서는 5개의 거짓 양성 결과가 존재하지만, 10,000개의 데이터에서는 500개의 거짓 양성 결과가 있게 된다. 대량의 신호를 기반으로 분석이 진행되는 뇌 연구의 특성상 통계 분석의 정확도는 전체 연구의 의미를 좌우할 만큼 중요하다. 통계 분석 결과 거짓 양성을 최대한 적게 발생하게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본 연구팀은 이를 위해 DBS (Degree-based statistic)라는 새로운 통계 분석법을 개발했다.

 

클러스터의 새로운 정의를 통한 거짓 양성 제거
뇌의 모든 부분이 뇌 기능에 참여하지는 않는다. 뇌를 여러 개의 노드(node)와 이들을 연결하는 이 에지(edge)로 구성된 네트워크로 보았을 때 몇몇 개의 특정 노드가 네트워크에서 중심 역할을 한다고 여겨진다. 네트워크의 연결성은 클러스터를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그 결과가 크게 달라지는데, 기존에는 제한없이 서로 연결된 에지의 집합을 하나의 클러스터로 정의한 데 비해 DBS는 하나의 노드에 연결된 여러 개의 에지를 하나의 클러스터로 정의한다. 이를 통해 각각의 클러스터를 효율적으로 구분하며 클러스터의 허브 역할을 하는 중심 노드도 쉽게 결정할 수 있다. 새로운 클러스터 정의를 이용하여 DBS는 네트워크를 분석하고 거짓 양성 결과가 발생할 위험을 줄인다. 더불어 보다 정확한 클러스터의 구분을 위해 중심 지속성(center persistency)이라는 개념을 도입하여 초기 클러스터 형성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임의성을 최소화했다. 개발된 방법은 뇌 영상 신호뿐만 아니라 통계적 분석이 가능한 다른 데이터에도 적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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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S의 클러스터 모형(Degree-based statistice, DBS). 클러스터는 하나의 노드를 중심으로 여러 개의 에지가 연결되며 이를 기반으로 연결성을 계산할 수 있다]

 

뇌 질환 영상 분석의 효율성 높여
정 교수 연구팀은 DBS를 실제 환자 데이터 분석에 적용했다. DBS를 이용하면 실제 뇌 질환 환자의 영상 분석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기존의 뇌 연결성 분석법은 초기 설정값에 따른 임의성과 같은 통계적 오류의 발생 빈도가 높아 해석이 쉽지 않은 데 비해 DBS는 직관적인 결과를 제공하여 사용자의 편의성을 높였다. 알츠하이머병과 파킨슨병 환자의 뇌 영상 분석에 성공적으로 적용할 수 있었으며 향후 인지과학과 뇌 질환 연구에서 널리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참고자료
Yoo, K., Lee, P., Chung, M. K., Sohn, W. S., Chung, S. J., Na, D. L., Ju, D. and Jeong, Y. (2016), Degree-based statistic and center persistency for brain connectivity analysis. Hum. Brain Mapp. doi:10.1002/hbm.23352

 

논문 제1저자 유광선 박사 인터뷰
어떤 계기로 연구를 진행하게 되었나
이 연구 전에는 뇌 영상 신호(fMRI)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연구를 주로 했다. 학회에서 연구 결과를 발표하는데, 신호를 분석한 내용 중 통계적으로 취약한 부분이 있지 않으냐는 의견을 들었다. 그때 나름대로 해결할 방법을 이야기했는데 아이디어를 정말로 구현해 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시작하게 되었다. 작은 호기심에서 출발해서 교수님의 지도와 여러 리뷰어의 견해를 반영하면서 지금의 논문으로 정리되었다.

 

결과물이 통계 분석법이라는 추상적 개념이라 구체적인 결과물을 개발하는 연구와는 진행 과정이 많이 다를 것 같다. 장기간 연구를 진행하는데 힘들지 않았나
특별히 그것 때문에 힘들지는 않았다. 학부 전공도 수학과 물리라 통계처리에 대한 이론적 배경을 습득하는 과정이 조금 더 수월했던 것 같다. 생각한 개념을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구체화하는 과정이 익숙하지 않아 힘들었다. 그래도 궁금함을 해결하고 싶은 마음이 더 커서 꾸준히 연구를 진행할 수 있었고 박사 학위 과정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논문에 발표된 통계 분석법을 직접 써 볼 수 있나
아직은 연구실 내부에서만 사용하고 있지만, 툴박스 형태로 제공하려 한다. 알고리즘 자체는 완성되었는데 GUI 제공과 통계 분석 결과를 이미지화하는 문제를 고민 중이다. 다른 범용 소프트웨어와 호환할 수 있는 형태로 제작하려 한다.

 

앞으로의 연구 계획은 무엇인가
내년에 인지과학 연구실로 박사 후 연구원으로 가게 되었다. 박사 학위를 받고 나니 학생 때와는 다른 몸과 마음가짐이 생긴다. 굉장히 다른 연구 분야로 옮겨 가게 되어 걱정도 있지만 새로운 연구에 대한 설렘도 생긴다. 이번 연구처럼 앞으로도 궁금한 점이 생기면 그때그때 아이디어를 발전시키면서 알고리즘 개발도 하고 싶다.

 

작성자: 김래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