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eating innovative bio-convergent technologies for better human life

바이오정보시스템 연구실 이도헌 교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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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계기로 바이오정보학(bioinformatics) 분야를 연구하게 되셨나요?

저는 대학원 석사과정과 박사과정에서 각각 인공지능과 데이터베이스를 공부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대용량의 데이터로부터 인공지능 기법으로 패턴을 발굴하는 데이터마이닝을 박사학위 연구 분야로 택하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빅데이터라는 키워드와 함께 데이터마이닝이 널리 보편화되었지만, 1990년대에는 데이터마이닝이라는 단어조차 생소하던 시절이었습니다. 마침 그 당시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인간 유전체 프로젝트가 시작되었습니다. 우리나라도 인간 유전체 연구에 대한 세계적인 흐름에 따라 의과대학을 중심으로 질병 유전체 연구센터가 설립되기 시작했습니다. 유전체 연구를 위해 방대한 데이터 분석이 가능한 데이터마이닝 전문가가 필요하게 되어 혈액 종양 유전체 연구센터, 감염 미생물 유전체 연구센터 등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어느덧 20년이 넘는 세월을 바이오정보학 연구에 몰두하게 되었군요.

 

요즘은 어떤 주제로 연구하고 있으신지요?

제가 지도하고 있는 바이오정보시스템 연구실은 컴퓨터공학과 바이오의료를 접목하는 융합기술을 교육하고 연구하는 연구실로 2002년 바이오및뇌공학과 설립과 함께 창립되었습니다. 특히, 정부국책연구사업인 유전자동의보감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본부로서 바이오시너지 연구센터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2012년 시작된 유전자동의보감 프로젝트는 10년간 1,500여억원을 지원받는 대형연구사업으로서 우리 카이스트에 본부가 있고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이화여대,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등 30여개 교육 및 연구기관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바이오정보시스템 연구실의 핵심 연구테마는 세 가지 입니다. 첫째, 바이오 데이터마이닝 기술은 대량의 바이오 빅데이터에 숨겨진 패턴을 인공지능 기법으로 발굴하는 기술입니다. 둘째, 시스템 바이오정보학 기술은 방대한 규모의 바이오네트워크를 수학적으로 모델링하고 소프트웨어 코드화해서, 인체 시스템 수준의 생리현상을 예측하고 해석하는 기술입니다. 셋째, 바이오 시각화 기술은 복잡한 생명현상을 인지공학적으로 가공해서 정보전달의 효율성을 높이는 기술입니다. 유전자동의보감 사업단은 이러한 기술을 개발하고 활용하여 복합약물, 천연물, 식품에 포함된 다양한 성분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예측함으로써 새로운 헬스케어 신소재를 발굴하고 있습니다.

연구실에서 개발 중인 소재정보 데이터베이스인 코코넛(COCONUT)에는 국내외에서 수집한 약품 과 식품 정보가 국제표준코드로 조직화되어 있습니다. 이 데이터베이스에 정교한 데이터마이닝 기술을 개발하여 적용함으로써, 질병의 예방이나 치료에 효능이 기대되는 화합물 후보조합을 발굴합니다. 또한 연구실에서 개발 중인 인공지능 가상인체시스템인 코다(CODA)는 유전자 조절회로, 세포신호전달회로, 대사회로를 포함한 다양한 생체회로가 프로그램으로 코딩하였습니다. 이 시스템을 이용하여 특정 화합물 조합이 인체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예측하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국책사업단으로서 국내외 다양한 연구기관과 협력하고 있기 때문에 컴퓨터모델을 통해 분석한 내용은 협력연구기관의 세포, 동물실험 결과 및 임상시험 데이터와 비교를 통해 검증됩니다. 또한 국내외 제약회사 및 식품회사와의 협력을 통해 연구결과를 상용화하는 일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바이오정보학 분야는 어떻게 발전하게 될까요?

바이오정보학은 바이오 의료 분야의 필수적인 기술이 될 것입니다. 초기에는 생물학 실험데이터를 컴퓨터에 저장하고 통계적으로 분석하는 것이 바이오정보학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점점 지나면서 바이오정보학에 대한 생각이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생물학 분야의 실험들이 점점 발전하면서, 생명현상에 대한 세포나 분자수준의 정밀하고 정교한 측정이 가능해졌습니다. 하지만 그럴수록 생명현상 자체를 해석할 수 있는 시야에서는 오히려 벗어나고 있습니다. 즉, 나무는 볼 수 있지만 숲은 보기 어려운 형국이라고 할 수 있지요. 생화학 실험, 세포 실험, 동물 실험, 임상 시험 등을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해석해야만 생명현상에 대한 궁극적인 원리를 알 수 있고 아울러 질병 예방과 치료가 가능하다는 것은 이미 주지의 사실입니다. 이런 연계 해석을 가능하게 해주는 기술이 바로 바이오정보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연구에 어려움이 있을 때 어떻게 극복하시나요?

미켈란젤로가 남긴 말 중 ‘우리에게 정말 위험한 것은 이루지 못할 꿈을 세워 이루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달성하기 쉬운 목표를 세우고 거기에 만족하는 것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어려운 문제에 봉착하면 일단 그 문제가 과연 풀만한 가치가 있는 문제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봅니다. 그럴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면 어려운 만큼 보람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집요하게 매달리지요. 결국 모든 제대로 된 문제에는 난이도의 차이는 있더라도 반드시 해법이 있기 마련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지요.

바이오및뇌공학과을 전공하는 학생 여러분. 여러분은 바이오 융합분야의 최전방에서 새로운 길을 개척할 선택 받은 선구자들입니다. 미지의 세계를 개척한다는 보람과 자부심을 가지되, 언제나 겸손하고 온유한 마음으로 한걸음씩 정성을 다하도록 함께 노력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