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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호 교수님은 미국 University of California, San Diego에서 재료공학과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시고, 2010년도에 KAIST로 부임하시어 생체재료 연구실을 이끌고 계신다. 최근 1년간 미국에서 연구년을 보내고 학교로 돌아오신 교수님을 만나 뵙고 인터뷰하였다.


- 생체재료 분야를 연구하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제 학부 전공은 금속재료를 다양한 용도로 다루고 공부하는 금속공학이었어요. 학부 2학년 여름방학 때인가 친구와 해외배낭여행을 갔었는데 친구가 외국공항의 X선 검색대를 통과하기 전에 난처해 하고 있더라고요. 그 이유가 궁금해서 물어보니, 고등학교 때 운동을 하다가 허리를 크게 다쳐서 철심을 박는 수술을 했는데, X선 검색대를 통과할 때 알람이 울리면 잘 설명할 수 있을지 걱정하는 거였어요. 이 때 저는 공부하고 있던 금속재료가 체내에서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고, 그 이후로 체내에 삽입되어 생체의 기능을 복원시키는 인공 생체재료에 깊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어요. 그래서 석·박사 과정 동안 생체재료를 활용하여 생체 조직의 기능을 복원하고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나노의학 재료 분야를 연구하게 되었어요.
 

-  현재 진행하고 계신 연구와 앞으로 하고 싶은 연구는 어떤 것인가요?

제작 직접 개발한 나노재료를 이용해 여러 종류의 질병 모델들이 치료되는 것을 확인하는 것이 여전히 놀랍고, 뿌듯한 일이에요. 그래서 제가 6년전 카이스트에서 제 연구실을 시작할 때, 본격적으로 질병을 치료하는 생체재료 공학기술을 연구하기로 마음먹었지요. 질병을 치료하는 다양한 방법 중 가장 일반적으로 임상에 사용되는 것이 약물 치료법인데, 약물이 질병부위로 전달되는 효율이 낮아서 부작용을 일으키곤 하죠. 그래서 최근 들어 인공 나노재료를 이용해 약물을 더욱 효율적으로 질병부위에 전달하고자 하는 노력이 많이 있었는데, 전달효율이 과거에 비해 현격히 높아지지 않았어요. 우리 연구실에서는 이러한 질병 부위로의 약물전달 효율을 높이고 나아가 질병을 일으키는 세포를 치료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생체 내에 원래 존재하고 있는 운송 시스템을 활용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어요. 생체는 이미 여러 물질들을 필요한 곳에 전달하려는 운송수단들이 존재하거든요. 이러한 생체 내 운송수단들을 그대로 이용하면서 효과적으로 약물을 전달할 수 있다면 재료로 인한 질병의 치료효과가 극대화될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연구를 하고 있어요.

저는 우리가 개발하는 기술들이 연구실에서만 머물지 않고, 실제로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활용되기를 바라요. 그래서 기회가 된다면 병원 임상팀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하여 현재 치료가 어려운 질병을 선별하고 이에 특화된 치료공학 및 재료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제가 앞으로 하고 싶은 연구라고 말할 수 있겠네요. 나아가 이렇게 개발된 기술을 임상에 적용시킬 수 있다면 더욱 좋구요.
 

- 많은 학생들이 연구 중에 어려움이 있거나 슬럼프 겪기도 합니다. 교수님께서는 어떨 때 어려움을 느끼시는지, 이를 어떻게 극복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저도 물론 연구를 하면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어요. 하지만 크게 기억에 남은 것은 없는 것 같아요. 그 이유를 지금 생각해 보니 어려움을 부정적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얻을 수 있는 기쁨으로 여기는 편인 것 같아요.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어려움을 대하면 극복하기 위한 동기도 되면서 어려운 길로 빠지게 되는 것도 방지하게 되는 것 같아요.
 

- 연구자로서 혹은 교수님으로서 연구를 대하는 마음가짐이 따로 있으신가요? (연구를 할 때 이것 만큼은 꼭 지켜야 한다거나 어떤 자세로 해야 한다거나 등등..)

연구의 바탕은 호기심이라고 생각해요. 사소한 실험 결과에도 그 원인을 파악하고 이해하려는 호기심이 저를 여기까지 오게 만든 것 같아요. 그런 호기심을 가지고 연구를 하게 되면 즐거움을 느끼게 되고, 즐거움은 연구를 오래 지속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될 수 있는 것 같아요. 예를 들어보자면, 어렸을 적에 마음에 드는 여학생을 여자친구로 만들기 위해 소위 밀당이라고 말하는 것들을 포함한 이런 저런 전략을 짜서 노력하는 것 자체가 지금 생각해 보면 공학자들이 하는 일과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매번 성공하지 못한 다는 점도 연구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고요^^ 또한 안 되는 것을 되게 만드는 것이 공학자들의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관심과 호기심을 가지고 연구를 할 때, 즐겁게 공부를 하게 되더라구요.
- 최근 미국에서 연구년을 보내고 오셨는데, 다시 미국 연구실을 경험하시면서 한국의 연구실과 차이를 느낀 부분이 있으신가요?

연구를 진행하는 방식이나 생활하는 분위기 등은 미국이라서 다르다기 보다는 연구실 마다 각기 차이가 있는 것 같아요. 제가 있었던 연구실에서 특히 배울만한 점은 연구의 자발적인 동기부여(Self-motivation)를 중요시 한다는 거에요. 지도 교수님께서 학생들이 직접 아이디어를 구상하도록 장려하시고, 스스로의 아이디어로 연구를 진행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해주세요. 누가 시켜서 하는 것이 아닌 스스로가 주도해야지만 더 재미있고 깊이 있는 연구가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 또한 우리 학생들이 능동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모든 학생들이 자발적인 연구를 쉽게 하는 것은 아니지만, 미래에 독립적인 연구자로서 능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Self-motivation은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자세에요. 자신이 동기 부여가 잘 되어있는지, 그런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자문하고 그를 위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네요.

 

- 마지막으로 학생들에게 조언해 주시고 싶은 것들이 있다면, 한 말씀 부탁 드립니다.

학생들이 자기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찾으려는 노력을 더 했으면 좋겠어요. 이를 위해서는 다양한 경험을 쌓는 것이 중요한데 이 부분에 학생들이 많은 투자를 하길 바라요. 짜여진 틀에 따라서만 시간을 보내기 보다는 여유를 가지고 자신이 접하지 못한 분야도 탐험해 보려는 열정이 있었으면 좋겠고, 나아가 다양한 일을 경험할 때마다 스스로에게 좋아하는지를 질문해 보았으면 좋겠어요.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할 때 그 일에 대한 보람을 느낄 수 있고, 오랜 동안 행복을 느낄 수 있어요. 저도 현재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어 만족하기 때문에 학생들도 꼭 좋아하는 일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Interviewee: 박지호 교수님

Interviewer: 한현정 조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