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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영상으로 타인의 선택이 자신의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메커니즘 규명

최신 유행하는 헤어스타일, 맛집, 바이럴 비디오, 인기 주식 종목까지 –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의 의견에 아주 민감하다.

카이스트 바이오및뇌공학과 출신인 정동일 박사가 미국 버지니아 공대 카릴리온 연구소 (Virginia Tech Carilion Research Institute, 이후 VTCRI) 에서 그의 연구팀과 함께 사람들이 모험적 의사결정을 할 때 여론을 얼마나 따라가는지 예측할 수 있는 신경메커니즘을 밝혔다. 이 연구는 과학전문지인 네이처가 발행하는 ‘네이처 뉴로사이언스 (Nature Neuroscience)’ 에 5월 18일에 게재됐다.

인간의 의사결정과 행동 주위의 상황이나 정보, 심지어 다른 사람들의 결정에도 영향을 받는다는 것은 오래 전부터 알려 진 사실이다. 하지만 이렇게 영향을 받아 바뀌는 의사결정을 지금까지 우리는 비합리적인, 또는 설명하기 힘든 행동패턴으로만 알아왔다.

VTCRI 연구진은 기능적 자기공명영상 (fMRI)을 이용해 리스크에 대한 타고난 선호도가 다른 사람들의 결정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좌우하게 된다는 것을 밝혔다. 타인의 결정 또한 가치있는 정보로 처리되고, 우리의 뇌가 이 정보의 가치를 얼마나 높게 판단하는지가 다른 사람의 결정을 얼마나 따라가는지를 예측한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VTCRI의 조교수이자 교신저자인 Pearl Chiu교수는 “모험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리스크를 택하는 다른 사람들의 결정을 더 많이 따르고, 신중한 사람이라면 안전한 결정을 하는 사람들을 많이 따른다”고 말했다. Chiu 교수는 “우리 연구 결과는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지를 설명한다. 누군가 한가지 결정을 내리면 우리 뇌는 그 결정의 가치를 우리가 혼자서 판단을 내릴 때 보다 해당 결정을 더 높게 평가한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정상인 성인 70명을 대상으로 도박 선택과제를 주고 선택하게 한 다음, 이 선택에 따라 리스크 선호도를 측정하였다. 정 박사와 연구진은 피험자들의 뇌영상을 측정하는 동안 피험자들에게 혼자 독립적으로 혹은 다른 피험자들의 선택을 본 후에 어떤 옵션을 원하는지 선택하도록 지시했다.

피험자들은 다른사람들이 안전한 선택을 내리는 것을 본 후에는 혼자서 선택과제를 수행할 때에 비해서 훨씬 더 안전한 선택을 선호했고, 타인의 모험적인 선택을 본 후에는 기존에 비해 훨씬 더 많은 리스크를 택했다. 기능적 자기공명영상 (fMRI)은 실제로 다른 피험자들이 선택한 도박 옵션이 두뇌의 보상회에서 더 높게 평가되는 것을 보여줬다.

VTCRI의 조교수이자 공저자인 Brooks King-Casas 교수는 “리스크, 혹은 모험이 항상 나쁘지만은 않다는 것이 중요하다. 오디션에 참가하는 것과 같은 리스크는 건전하지만 약물남용과 같은 행동은 그렇지 않다. 리스크는 불확실성이고 사람에 따라 그 선호도가 다르게 나타나는 것이다” 고 말했다.

King-Casas 교수는 도박과제의 예시로 확실한 5,000원 ($5) 짜리 옵션, 반반의 확률로 10,000원 ($10) 혹은 0원짜리 옵션을 들었다. 두 선택의 평균예상치는 같지만 둘 중 한 옵션만 리스크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리스크에 대한 우리의 선호도는 어떤 타입의 사람들을 따라 행동할지도 연결된다”고 말했다.

싱가폴의 난양 비지니스스쿨 (Nanyang Business School) 조교수이자 공저자인 George Christopoulos는 “이번 연구의 핵심은 신경경제학적 컴퓨테이셔널 모델을 이용해서 그 신경메커니을 밝혔다는데에 있다”고 강조했다.

VTCRI에서 박사후연구원 (Research Associate)으로 재직중이며 제1저자인 정동일 박사는 “도박에서의 선택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는 그 누구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이 하는 행동을 따라한다”며 “타인의 행동에 의해 내 선택이 바뀌는 넛지 (nudge)현상은 우리 뇌가 타인의 선택을 얼마나 가치있게 판단하는지에 따라 달려있다. 이런 사회적 여론에 대한 가치 판단은 두뇌의 보상회로에 속한 복내측전전두피질 (ventromedial prefrontal cortex)에서 담당한다”고 설명했다.

Chiu 교수는 “두뇌는 우리 스스로의 리스크 선호도를 기반으로 타인의 정보 또한 계산에 추가한다. 가끔 타인의 선택이 내가 혼자 내렸을 결정과 너무 다르다면 이 또한 두뇌에서 판단이 되고, 이것이 왜 똑같은 여론에도 사람에 따라 영향을 받는 정도가 다른지 설명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 박사는 동의하며 “우리는 결정을 내릴 때 아무 생각 없이 다른 사람들을 따라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 뇌는 필요한 정보를 모두 수집해서 주관적이지만 합리적인 결정을 내리는 것이다. 내가 속해 있는 그룹의 사람들에게 순응하는 것이 얼마나 좋은지를 계산에 넣는다 해도 두뇌는 가끔은 자신의 주관대로 결정하는 것이 낫다는 것을 안다”고 말했다.

리스크의 선호도에 상관 없이 사람들은 정보로 가득 찬 같은 세상에 살고 있지만, 연구진에 따르면 어떤 정보에 더 많은 영향을 받을지는 개개인의 리스크 선호도에 좌우된다는 것이다.

정 박사는 “학부모들은 아이들이 어떤 친구들을 만날지, 친구를 따라 나쁜길로 빠지지는 않을지 항상 걱정한다. 이번 연구는 사회경제적 의사결정 (social decision-making) 상황에서는 자기 스스로의 성향과 주변의 영향, 두가지의 조합이 행동을 결정짓는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이는 건전한 의사결정을 위한 사회적 후원이 왜 중요한지 그 메커니즘을 밝히는 좋은 시작점이다”라고 덧붙였다.

본 연구는 또한 버지니아공대 (Virginia Tech)의 경제학과 부교수 Sheryl Ball도 공저자로 참가하였다.

연락처: 정동일 (chungdi@vtc.vt.ed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