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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달에는 최근 Cell Reports에 논문을 발표하신 백세범 교수님 연구실의 장재선, 송민 박사과정 학생분들과 인터뷰를 해보았습니다.

 

Q1. 두 분의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백세범 교수님 연구실 장재선이라고 합니다. 저는 주로 시각피질에서 발견되는 기능적인 신경망이 피질 내에서 어떻게 발생하는지에 대한 연구를 진행해 왔고, 이번 논문의 주제도 해당 연구 중 한 가지 내용입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박사과정 4년차 송민이라고 합니다. 연구하는 주제는 재선이와 굉장히 비슷하게역시 시각 피질에서 기능적인 circuit 들이 어떻게 발생하는지 연구를 하고 있고 이외의 많은 연구를 재선이와 함께 진행하고 있습니다.

 

Q2. 간단한 연구실 소개와 함께 연구실 장점도 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저희 연구실의 연구분야를 한 마디로 정의하자면 계산뇌과학(computational neuroscience)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뇌과학 연구는 주로 동물 실험으로 진행되는 것과 달리, 저희는 주로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이용해서 뇌신경망의 다양한 특징이 어떻게 형성되는지에 대한 원리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세부 분야로는 주로 시각 시스템, 기억 시스템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며, 모델 시뮬레이션과 인간 대상 인지 실험을 접목한 심리물리학(psychophysics) 분야의 연구 또한 수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실험 데이터를 분석하는 툴에 대한 연구로까지 분야를 확장하여, 기존 툴에는 없던 기능을 개발하거나 엄밀하지 못했던 기능을 이론적인 접근을 바탕으로 보완하는 소프트웨어 개발 연구들도 함께 진행하고 있습니다.

저희 연구실의 첫번째 장점으로, 시뮬레이션 기반 연구를 다루기 때문에 비교적 연구 장비 세팅에 대한 제한이 적어, 연구실의 기존 주제에 국한될 필요 없이 비교적 자유롭게 연구 주제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현재는 시각, 기억 시스템에 대한 연구를 주로 진행하고 있지만, 청각에 대한 연구 주제를 수행하고 싶다면 어렵지 않게 연구를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두번째로는 시뮬레이션을 이용한 연구를 수행하다 보니, 실험 한 번에 필요한 물리적인 시간이 적게 들고, 이로 인해 실험 결과에 대한 피드백을 빠르게, 여러 번 설정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실험 및 연구의 방향을 보다 여러 번 수정할 수 있고, 이러한 과정 중에 스스로 많이 발전 할 수 있는 환경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적어도 국내에서는, 계산뇌과학 연구를 수행하기에 가장 좋은 환경 중 한 곳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연구실 멤버 다들 배울 점이 많은 학생들일 뿐만 아니라,

새로 들어오는 학생들을 굉장히 잘 챙겨주고 도와주는 분위기입니다혹시 계산뇌과학에 관심이 있는 학생이라면언제든지 환영입니다.

 

Q3. 이번에 Cell Reports에 발표하신 연구의 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1950년대 고양이의 시각피질에서 개별 신경세포의 기능에 대한 연구가 시작된 이래로, 지난 수십여 년간 매우 동물 종들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어 왔습니다. 이 중 한 가지 특징으로, 시각이라는 같은 감각 정보를 다루는 뇌신경망 임에도 종에 따라 두 가지 다른 특성의 기능적 구조가 발견되어 왔습니다. 일례로 원숭이나 고양이와 같은 상위 포유류의 시각피질에서는 주변 신경세포들이 유사한 방향의 자극에 반응해서, 세포들의 선호 방향이 두뇌 표면을 따라 연속적, 주기적인 형태로 변하는 원주형 (columnar)’ 구조를 같습니다. 반면 쥐와 같은 설치류에서는, 주변 신경세포들끼리도 매우 다른, 마치 무작위로 정해진 듯한 방향에 반응하여 소금-후추 (salt-and-pepper)’구조라 불리어 왔습니다. 지금까지 종에 따라 이와 같이 두 가지 다른 형태의 뇌신경망이 형성되는 원인에 대해 두뇌의 크기나 시각 능력의 차이 등 여러 가지 원인들이 제시되어 왔지만, 다양한 종에 대한 실험들이 진행되며 대부분의 주장에 대한 반례가 되는 종들이 발견되어 아직까지 명쾌히 설명된 바 없었습니다. 저희는 이번 연구를 통해, 시각피질은 눈에 있는 망막에서부터 신호를 전달받기 때문에 망막의 조건도 함께 고려해야 하며, 시각피질 세포와 망막 세포 개수의 비율이 시각피질 세포들의 기능적 연속성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임을 발견했습니다. 먼저 여러 종들의 망막, 시각피질 데이터를 분석하여 망막 세포가 더 적을수록, 시각피질 세포가 더 많을수록 원주형 구조를 갖는 경향이 있음을 발견했고, 이에 기반하여 각 조건에 대한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수행하여 가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Q4. 이번 연구를 진행하며 가장 까다로웠던, 혹은 힘들었던 부분이 있으셨는지요? 있으셨다면 어떻게 해결해 나가신지도 궁금합니다.

 

이번 연구는 시뮬레이션 결과로만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여러 종의 데이터에 대한 검증도 함께 수행되어야 했기 때문에, 여러 논문을 읽으며 많은 종에 대한 데이터를 취합하고 결론을 도출하는 과정에 매우 긴 시간이 소모되었던 것 같습니다.

또한 일반적인 모델 연구에서 많이 맞게 되는 문제로, 아무리 시뮬레이션으로 저희 가정을 검증하는 결과를 보였더라도, 리뷰어들로부터 이 요인이 정말로 가장 중요한 것이 맞는가’, ‘이 가정이 실제 뇌에서 작동하는 바가 맞는가라는 식의 질문을 매우 여러가지 받았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를 하나하나 설득 및 반박하는 과정이 실험을 진행하고 결과를 얻는 과정보다 더 길었던 것 같습니다.

 

Q5. 앞으로 더 연구해보고 싶은 분야 혹은 방향은 어떻게 되나요?

 

이번 연구를 포함해 현재까지의 연구들이 대부분 1차시각피질에서 이루어지는 기초적인 시각 정보 처리에 대한 연구라면, 향후엔 조금 더 고등적인 인지 기능에 대해 연구해보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인공 신경망과 뇌신경망에서 이루어지는 시각 정보 처리 과정의 차이를 분석하고, 보다 뇌신경망에 가까운 인공 신경망을 개발하면 어떤 장점이 있을지에 대해 연구해보고자 합니다.

 

Q6. 대학원 과정의 선배로서 대학원 생활 팁이 있을까요?

 

생각나는 것이 한가지 있는데요, 흔히 대학원 과정 중에 문제 해결 능력을 기르고 남들이 아무도 해결하지 못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그 문제를 주어진 시간, 그리고 최대한 짧은 시간내에 해결하는 시간 대비 해결 능력(연구능력)”도 굉장히 중요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우선 현재 주어진 문제가 시간을 투자 할 만한 문제인지, 어느 정도의 시간을 투자할 가치가 있는지에 대한 판단을 먼저 내리고, 계획에 맞추어 시간을 효율적으로 투자하는 습관이 많은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jjoon95@kaist.ac.kr) 김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