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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실 대표 취재] 신경물리학 연구실 – 이정민 박사과정 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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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는 12월 28일 목요일, 신경물리학 연구실 (양분순 411호)에서 진행되었다. 연구실의 모습은 얼핏 디자인 오피스를 연상케 하는 일반적인 연구실의 모습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이정민 박사과정 학생은 카이스트 바이오 및 뇌공학과에서 석사과정을 마친 뒤, 2016년부터 카이스트 뇌인지 공학 프로그램의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안녕하세요. 신경물리학 연구실 소개를 간단하게 부탁드려도 될까요?

신경물리학 연구실은 뇌의 메커니즘과 뇌가 만들어내는 작용들을 물리적으로 이해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는 연구실입니다. 뇌를 단순히 신경 세포의 집합이 아닌, 하나의 물리적인 시스템으로 바라보는 식의 접근을 하고 있죠. 하지만 저희 연구실에서 하는 연구들은 이런 물리적인 접근에 국한되지 않고, 뇌와 관련한 다양한 연구들을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렇군요. 그럼 연구실에서 어떤 연구를 진행하고 있나요?

저희 연구실이 하고있는 연구는 크게 3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요. 첫 번째로 뇌의 네트워크 구조를 바탕으로 인간의 사고 과정과 인지 장애를 설명을 하려는 ‘커텍텀 팀’이 있습니다. 저희 연구실에서 연구한 내용으로는 대표적으로 예쁜꼬마선충(C.elegance)의 네트워크의 취약성을 통해 뇌의 메커니즘을 이해하려고 한 연구가 있습니다. 이러한 커텍텀 연구는, 오바마가 2013년에 선언한 뇌과학에 거대 자금을 투자하는 프로젝트의 중심 인물이었던 ‘세바스챤 승’ 교수님 덕분에 많은 주목을 받게 되었어요. 아마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핫한 분야가 아닐까 싶습니다. 다음으로 인간의 의사결정 과정을 연구하는 ‘의사결정 팀’이 있는데요. 인간의 사고과정의 최종 출력물이라 할 수 있는 의사 결정 과정을 탐구하고 이해려는 연구입니다. 저희 연구실에서 진행한 대표적인 실험으로 ‘스시 문제’라고 불리는 실험이 있는데요. 여러가지 음식을 연속적으로 선택을 할 때, 인간의 선호도 및 의사결정이 어떻게 변화하는 지를 관찰한 실험입니다. 우리의 생활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실험이 많아서, 굉장히 흥미로워요. 마지막으로 뇌와 컴퓨터의 상호작용을 연구하는 ‘BCI (Brain-computer interface) 팀’이 있는데요. 저희 연구실에서 연구한 실험으로 뇌파를 이용해서 생각만으로 로봇의 움직임을 제어한 실험이 있어요. 이 연구팀은 마치 SF영화에서 나올 법한 것들을 연구하고 있어요.

이렇게 다양한 실험들이 연구실에서 진행되고 있어요. 현재에도 다들 활발하게 연구를 진행하는 중입니다. 교수님께서는 최종적으로 이 세 분야의 연구를 하나의 맥락으로 연결하려고 생각하시고 있더라구요. 저도 저희 연구실의 미래가 궁금해지네요.


정말 다양한 실험이 진행되고 있네요. 그럼 개인적인 것도 물어보고 싶네요. 어떻게 이 연구실을 선택하게 되었나요?

저는 캐나다 학부 시절 생물을 전공했는데요. 우리를 살아가게 하는 생물의 기본적인 메커니즘을 알아가는 것도 재미있기는 했지만, 저는 우리를 생각하게 하는 심리적인 메커니즘에 대해 궁금해지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한국에 돌아오면서 인지 과학 분야를 연구하시는 교수님을 찾아보았죠. 그렇게 저희 연구실을 발견했고, 교수님과 연락을 한 뒤 이 연구실에 오게 되었어요.


연구실의 특징적인 문화라는 게 있을까요?

글쎄요. (웃음) 이게 연구실 문화라고 서로 합의된 것이 없는 것 같아요. 하지만 저희 연구실의 특징을 말하라고 하면, 자유롭고 독립적이다라는 것이 있어요. 서로 연구분야가 달라서 그런 것도 있지만, 저희 연구실은 독특하게도 서로의 생활에 크게 관여하는 편이 아니네요. 저는 그런 면이 괜히 마음에 들더라구요. (웃음)

자유롭고 독립적이기는 하지만, 서로 뭉치는 시간도 많아요. 한 달에 한번은 다 같이 모여 꼭 회식을 가지면서 근처에 맛집을 찾아서 먹기도 하구요. 그리고 저는 모르지만 일주일에 두세 번은 꼭 소규모로 랩원들이 모여서 술을 마시거나 하는 것 같더라구요. 그런 단합은 또 잘 되는 편인 것 같아요. (웃음)


연구실에 들어오고 싶은 학생들에게 어떤 말을 해주고 싶나요?

대학원 생활을 하고 있는 분들이라면 아마 다 비슷하게 말할 것 같아서, 어떤 말을 해줘야 할까요. (웃음) 연구는 정말 특별한 활동이라는 것을 말해주고 싶어요. 눈 앞에 있는 성적을 올리는 것이 목표이고 뭘 해야 할지 모르겠으면 일단 책을 보면 되는, 학부생 때와는 정말 달라요. 할 수 있는 것이 너무나도 많아요. 그냥 ‘이런 걸 알아보고 싶다’라는 막연한 생각으로 와도, 할 수 있는 것이 많이 없어요. 왜냐하면 어디에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거든요. 저도 대학원 생활 초반에는 멍하니 있었던 시간이 많은 것 같기도 해요.

그래서 일단 뭐라고 해보고 싶을 정도로 정말 본인이 흥미가 있는 분야를 찾았으면 좋겠어요. 특히 저희 연구실은 학생들의 자유에 많은 것을 맡기다보니, 그 부분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정말 아무도 모르는 것을 연구해야 하다 보니, 책에 답이 있는 것도 아니고 교수님께 답이 있는 것도 아니잖아요. 그 막막한 느낌을 마주하면 의욕도 없어지기 시작해요. 하지만 이걸 극복하기 위해서는 일단 무언가를 시작하는 본인의 열정과 흥미가 필요한 것 같아요. 이런 요소들을 잘 생각하고 연구실을 골라서 왔으면 좋겠어요.

 

 

송영조 기자 (syj1455@kaist.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