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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직된 한국 과학계...서남표 쓴소리


 

기초연구 대토론회서 강연...사이언스 디자인 개념 강조

 

"한국은 기초연구 환경부터 너무 경직됐다. 연구도 하기전에 페이퍼를 요구한다. 너무 형식에 억매이지 말라. 규제를 단순화해라."

세계적인 석학 MIT대학 서남표 석좌교수가 제2의 도약을 준비하는 한국 과학기술계에게 일침을 가했다.

미국 기계공학 연구 개발의 본산인 MIT에서 32년간 기계공학 교수로 재직 중인 서 교수는 27일 서울 르네상스 호텔에서 열린 기초연구 발전을 위한 대토론회에 참석, 독창적인 연구를 위한 사이언스 디자인 개념을 역설했다.

사이언스 디자인이란 인류를 위해 만든 도구가 사용하기에 가장 편하게 만들어져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 과학과 디자인의 결합은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한 우물만 파는 과학도의 사고방식에 획기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서 교수는 강조했다.

즉, 자율적 사고를 위해서 정부를 비롯한 대학과 연구원이 여건 마련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서 교수는 "한국은 아직도 자유로운 연구환경 분위기가 부족하다"며 "독창적인 연구를 위해서는 한국 전체에 자극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학제간 높은 벽이 한국 과학계의 경직성을 유발시켰다"면서 "학문과 학문사이에 생기는 틈에서 뛰어난 연구성과물들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학제간의 벽을 뛰어 넘어라..."새로운 연구분야가 보인다"

서 교수는 최근 미국 MIT대학 게시판에 내걸은 하나의 문구를 소개했다.

"아이디어는 있는데 연구자금이 없는 학생을 위해 연구지원금을 보조합니다. 자신의 아이디어를 적은 페이퍼를 서남표 교수실로 보내기 바랍니다."

마침 연구 자금이 없어 애를 태우던 10여명의 학생들은 자신의 연구에 대한 계획과 효과에 대한 페이퍼를 제출했다. 며칠 후 서 교수는 제안서 심사 결과를 게시판에 붙었다.

10명이 낸 제안서 중 최고 점수를 받은 학생은 다름아닌 한국 학생. 그는 바이오와 공학을 결합한 새로운 시도를 하겠다며 연구 지원을 요청했다.

서 교수는 이러한 사례를 설명하며 "21세기는 새로운 시대를 이끌어 갈 돌파구이자 무한한 기회제공의 통로가 될 것"이며 "대학은 학제간 거리를 좁혀서 다양한 방법으로 학생들이 창의적인 연구를 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야 하는 임무를 갖고 있다"고 피력했다.

기존 대학은 젊은 과학자들이 연구과제을 제안하면 갖가지 규제와 절차를 내세워 창의적인 연구를 방해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서 교수는 "앞으로 우리나라 경제를 성장·발전시킬 수 있는 성장 엔진은 엔지니어링 융복합"이라고 못박았다.

이어 그는 우리나라 과학계를 책임지고 있는 지도자급 인사들에게 과연 연구원이 제출한 논문과 사회적 공헌이 비례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서 교수는 "현재까지 대학과 연구원에서 쏟아져 나오는 수많은 논문들이 인류를 위해 활용되는 비율이 어느정도인지는 말을 안 해도 다 알고 있는 사실"이라며 "그동안 되풀이 됐던 악순환에서 창의적인 연구를 하고 싶은 젊은 과학도가 자유롭게 연구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특히 그는 "한국 과학계의 인력을 양성을 책임지고 있는 대학이 현재의 기술과 새로운 기술 중에서 어느것에 초점을 맞춰 혁신을 해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서는 선택할 수 있는 방법에는 기술력에 바탕을 둔 혁신, 순수과학에 바탕을 둔 혁신과 융합 등이 있다고 서 교수는 덧붙였다.

그는 마지막으로 "첨단기술을 바탕으로 무기를 만들기 위해선 공학도만의 능력으로는 불가능 하듯, 기초과학과 실용과학이 적절하게 융합하는 길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덕넷 최윤석 기자> wind@hellodd.com
2005년 07월 2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