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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광현 교수 연구팀: 박상민 박사과정 (왼쪽), 공정렬 박사과정 (중앙 위), 황채영 박사 (오른쪽) 〉

 

 

 

 

 

우리 학과 조광현 교수 연구팀이 대장암의 항암제 내성을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병용치료 타겟을 발굴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암세포의 복잡한 생체데이터를 분자 네트워크 관점에서 분석하는 시스템생물학 접근법의 중요성을 제시했다. 이 방법을 통해 암세포가 가지는 약제 내성의 원리를 시스템 차원에서 파악하고, 새로운 약물 타겟을 체계적으로 발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박상민 박사과정, 황채영 박사 등이 참여한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유럽생화학회저널(FEBS Journal)’의 4월호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논문명 : Systems analysis identifies potential target genes to overcome cetuximab resistance in colorectal cancer cells)

암은 흔하게 발생하는 대표적인 난치병으로 특히 대장암은 전 세계적으로 환자 수가 100만 명을 넘어섰고, 국내의 경우 서구화된 식습관과 비만 등으로 인해 발병률 증가 속도가 10년간 가장 높게 나타났다. 최근 급격한 고령화에 따라 대장암 환자의 발생률 및 사망률이 가파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최근 암세포의 특정 분자만을 표적으로 하는 표적항암제가 개발돼 부작용을 크게 줄이고 효과를 높일 수 있지만, 여전히 약물에 반응하는 환자가 매우 제한적이며 그나마 반응을 보이더라도 표적 항암치료 후 약물에 대한 내성이 생겨 암이 재발하는 문제를 안고 있다.

또한, 환자별로 항암제에 대한 반응이 매우 달라 환자의 암 조직 내 유전자 변이의 특징에 따라 적합한 치료를 선택하는 정밀의학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대장암 역시 약물의 효과를 예측할 수 있는 유전자 바이오마커의 여부에 따라 적합한 표적항암제를 처방하는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FDA 승인을 받은 대표적인 대장암 치료제인 세툭시맙(cetuximab)의 경우 약물 반응성을 예측하는 바이오마커로 KRAS 유전자 돌연변이의 유무가 활용되고 있는데 이 유전자 돌연변이가 없는 환자에게 처방을 권고하고 있다.

그러나 KRAS 돌연변이가 없는 환자도 세툭시맙 반응률은 절반 정도에 불과하고 기존 항암 화학요법 단독시행과 비교해도 평균 5개월의 수명을 연장하는 데 그치고 있다. 오히려 KRAS 돌연변이가 있는 환자에게서 반응성이 있는 경우가 보고되고 있다.

따라서 KRAS 돌연변이 유무 이외의 새 바이오마커가 요구되고 있으며 KRAS 돌연변이가 존재해도 내성을 극복할 수 있는 병용치료 타겟의 발굴이 필요하다.

조 교수 연구팀은 유전체 데이터 분석, 수학 모델링, 컴퓨터 시뮬레이션 분석과 암 세포주 실험을 융합한 시스템생물학 연구를 통해 세툭시맙 반응성에 대한 바이오마커로 다섯 개의 새로운 유전자(DUSP4, ETV5, GNB5, NT5E, PHLDA1)를 찾아냈다.

그리고 대장암세포에서 각 유전자를 실험적으로 억제한 결과 KRAS 정상 세포에서 발생하는 세툭시맙 내성을 모두 극복할 수 있었다.

특히 GNB5를 억제하면 KRAS 돌연변이가 있는 세포주에서도 세툭시맙 처리에 따른 약물내성을 극복할 수 있음을 밝혔다. 따라서 GNB5의 억제를 통해 대장암 환자의 KRAS 돌연변이 유무와 관계없이 세툭시맙에 대한 내성을 극복할 수 있어 GNB5가 효과적인 병용치료 분자 타겟이 될 수 있음을 증명했다.

연구팀이 제시한 유전자를 바이오마커로 활용하면 세툭시맙에 잘 반응할 수 있는 민감 환자군을 미리 선별해 치료할 수 있는 정밀의학의 실현을 앞당길 수 있다.

또한, 발굴된 유전자들을 표적화하는 신약개발을 통해 내성을 가지는 환자군에 대해서도 새로운 치료전략을 제시할 수 있다. 특히 세툭시맙 치료 대상에서 제외됐던 KRAS 돌연변이가 있는 환자군에 대해서도 GNB5의 억제를 통해 치료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조 교수는 “지금껏 GNB5 유전자 조절을 대장암의 조합치료에 활용한 예는 없었다”라며 “시스템생물학으로 암세포가 가지는 약제 내성의 원리를 밝히고, 내성 환자군에 대한 바이오마커 동정 및 내성 극복을 위한 병행치료 타겟 발굴을 통해 정밀의학을 실현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자지원사업과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연구개요

대장암은 세계적으로 자주 발생하는 암 유형 중 하나로, 암의 전이가 시작되면 5년 생존율은 약 20%로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전체 생존 기간의 중앙값이 18~21 개월 증가되는 치료적 진보에도 불구하고 전이성 대장암 환자의 예후는 여전히 좋지 않다. 이 때문에 대장암에 대한 보다 효과적인 치료전략을 개발하기 위한 많은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다. 대장암 환자에 사용되는 대표적인 표적항암제는 세툭시맙으로서 KRAS 유전자 돌연변이가 없는 환자군을 대상으로 한다. 하지만 내성 기작으로 인해 그 반응성이 제한되고 있기에 KRAS 유전자의 돌연변이 유무만으로는 세툭시맙의 반응성을 예측하는데 부족한 실정이다.

조 교수 연구팀은 이러한 대장암 치료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유전체 데이터 분석, 수학모델링, 세포주 실험을 융합한 시스템생물학 연구를 수행하였다. 암환자의 유전체 데이터를 분석하여 세툭시맙에 대한 저항성을 나타내는 유전자를 찾아내었고, 이를 억제할 경우 세툭시맙에 민감한 반응을 보일 수 있음을 암세포주 실험을 통해 검증하였다. 특히 수학모델링과 컴퓨터시뮬레이션을 통해 GNB5가 암세포 신호전달네트워크에 미치는 영향을 밝혔다. 또한 연구팀은 KRAS 유전자의 돌연변이가 존재하는 경우에도 GNB5를 억제하는 병용 처리를 통해 세툭시맙에 대한 반응성을 증대시킬 수 있음을 시뮬레이션 및 실험을 통해 제시하였다.

이번 연구에서와 같이 시스템생물학 접근방식을 통해 표적항암제에 대한 암의 내성기작과 치료전략을 시스템 차원에서 체계적으로 탐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신호전달네트워크의 변화를 통해 약물에 대한 반응을 결정하는 주요 유전자들을 탐구하는데 있어서 시스템생물학적 접근이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다른 여러 암종의 데이터에도 적용하여 항암제 효과를 증대시키는 병용치료 타겟을 발굴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용어설명

시스템생물학(systems biology)

복잡한 생명현상이 단일인자에 의한 것이 아니라 여러 구성인자들의 복합적인 상호작용에 의한 것임을 파악하고 이를 IT의 수학모델링과 컴퓨터시뮬레이션, 그리고 BT의 분자세포생물학 실험을 융합하여 접근함으로써 시스템 차원의 근본적인 메커니즘을 규명하는 21세기 바이오분야 4차 산업 혁명을 이끌고 있는 새로운 융합연구 패러다임이다.

신호전달네트워크(signaling network)

세포가 외부 환경 및 내부 상황에 따라 적절한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외부/내부의 변화를 인지하고, 그 신호에 따라 적절하게 반응하는 새포 내 분자회로가 필요하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들은 세포 내 신호처리를 담당하는 수많은 단백질들의 복잡하게 얽혀있는 신호전달네트워크에 의해 수행된다.

돌연변이(mutation)

유전자에 변화를 일으키는 유전자 돌연변이는 결과적으로 유전자가 생성하는 단백질의 기능을 변화시키며, 이러한 돌연변이의 축적에 의해 신호전달네트워크가 변형됨으로써 암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표적항암제(targeted anticancer drug)

변형된 암세포의 신호전달네트워크 내 특정 단백질을 타겟으로 하는 암 치료 약물이다. 대장암 치료에 사용되는 대표적인 FDA 승인 표적항암제로는 세툭시맙이 있다.

수학 모델링(mathematical modeling)

수학 모델링은 복잡한 생명현상을 정량적으로 분석하기 위한 시스템생물학 연구기법이다. 생명현상을 실험데이터에 기반하여 수학식으로 모사해서 나타내는 방법이며 세포내 분자간 생화학 반응에 기초한다. 표적항암제에 대한 암의 내성 기작을 시스템 차원에서 심층적으로 탐구하기 위해서는 암 신호전달네트워크에 대한 수학모델의 수립 및 컴퓨터 시뮬레이션(simulation) 분석 연구가 필요하다.

그림 설명

그림 1. 유럽생화학회저널의 4월 표지논문 선정.

조광현 교수 연구팀의 이번 연구결과는 ‘유럽생화학회저널(FEBS Journal)’의 4월 7일자 표지논문으로 선정되었다. 표지그림은 대장암 환자들의 유전체 데이터 분석 결과이며, 이를 통해 세툭시맙에 내성을 가지는 환자군에서 특이적으로 발현되는 유전자들을 찾아내었다.

그림 2. 암세포 신호전달네트워크의 수학 모델링 및 실험적 검증.

조광현 교수 연구팀은 대장암 세포의 신호전달네트워크에 대한 수학 모델링을 통해 GNB5 유전자에 의한 세툭시맙 약제 내성 기작을 밝혔다. 또한 정립된 수학모델의 컴퓨터 시뮬레이션 분석으로 GNB5 유전자의 억제를 통해 KRAS 돌연변이가 가지는 세툭시맙 내성을 극복할 수 있음을 예측하였다. 그리고 예측된 결과를 대장암 세포주에 대한 실험을 통해 검증함으로써 세툭시맙과 GNB5 억제를 병용 처리하면 약물효과가 증대됨을 확인하였다.

그림 3. 세툭시맙의 약제 내성 메커니즘 및 GNB5 억제를 통한 약제 내성 극복 원리 규명.

조광현 교수 연구팀은 GNB5 유전자가 신호전달네트워크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여 세툭시맙에 대한 내성을 극복하게 되는 원리를 규명하였다. GNB5 유전자를 억제하면 기존에 세툭시맙의 치료 대상에서 제외되었던 KRAS 돌연변이를 가지는 환자군에서도 약물 치료 효과가 증대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