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29일 열린 '월드사이언스포럼 2008'에 참석해 대한민국을 세계 선도의 과학기술 강국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새 정부는 강력한 과학기술 육성 의지를 갖고, 대한민국을 '세계를 선도하는 과학기술 강국으로 만들고자 한다"며 구체적인 과학기술 육성정책을 제시했다.
제시된 방안은 ▲2012년까지 연구개발(R&D)투자 규모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5%로 확대 ▲기초과학·원천기술·거대과학 집중 투자를 통한 기술무역수지 적자 해소 ▲연구자 중심 연구개발 예산 배분체계 구축 ▲연구개발 예산 지원의 성과관리시스템 선진화 등이다.
이어 이 대통령은 "과학기술 강국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인재강국'이 돼야 한다"며 "교육의 획기적 개혁을 통해 창의적인 과학인재를 더 많이 길러내고, 과학자가 존경받고 우대받는 사회 풍토를 조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행사의 주제인 '브레인 파워(Brain Power·지식창조의 힘)'을 언급하며 "이 분야에 대한 지원을 더욱 확대해 세계 각국과 함께 뇌 연구의 발전을 이끌고, 뇌과학이 미래 성장동력 창출의 기반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명박 대통령 축사 전문
안녕하십니까? 뜻 깊은 행사에 초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월드사이언스포럼 2008'의 개막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해외에서 오신 참석자 여러분을 환영하며, YTN을 비롯해 행사 관계자 여러분께 따뜻한 격려의 말씀을 드립니다.
이번 포럼의 주제가 'Brain Power, 뇌'라고 알고 있습니다. 그런 만큼 뇌과학을 이끌고 계신 세계의 석학과 전문가 여러분이 모두 함께하신 것 같습니다.
세계 최고의 신경과학 권위자인 제럴드 에델만 박사님, 뛰어난 상상력으로 전 세계 독자들을 사로잡은 베르나르 베르베르 작가님을 비롯해 한 분 한 분의 강연이 매우 흥미롭고 기대가 됩니다. 알차게 준비한 만큼 이번 포럼이 큰 성공을 거둘 것으로 믿습니다.
내외 귀빈 여러분, 불과 반세기 전만해도 대한민국은 끼니를 걱정해야 했던 세계 최빈국이었습니다. 좁은 국토에 변변한 자원 하나 없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대한민국은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으로 우뚝 섰습니다. 100달러에도 미치지 못하던 1인당 국민소득은 이제 2만 달러를 넘었습니다.
이것은 기적이 아니라 우리 국민의 땀과 노력의 결실입니다. 창의와 열정으로 뭉친 우수한 인재들이 밤낮 없는 노력으로 연구에 헌신하여 우리 과학기술의 힘을 키워온 결과입니다.
지식정보화 시대인 21세기에는 과학기술의 역할이 더욱 중요합니다. 더욱이 최근, 금융시장 불안에 유가, 곡물 등 원자재 가격이 폭등하면서 국제 경제 환경이 매우 어렵습니다. 이런 때일수록 과학기술이 더 큰 힘을 발휘해야 합니다. 평생을 산업현장에서 일해 온 저는 과학기술의 힘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과학기술이 발전해야 국가경쟁력을 높이고 성장잠재력을 확충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바라는 '선진 일류국가'도 과학기술의 뒷받침이 있어야만 가능한 일입니다.
새 정부는 강력한 과학기술 육성 의지를 갖고, 대한민국을 세계를 선도하는 과학기술 강국’으로 만들고자 합니다.
먼저 국가 R&D 투자를 2006년 GDP 대비 3.2% 수준에서 2012년 5%까지 확대해 나가겠습니다. 특히, 매년 30억 달러에 이르는 기술무역수지 적자를 해소하기 위해 과학기술의 뿌리가 되는 기초과학과 원천기술, 거대과학 분야에 집중적으로 투자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내년에는 예산 운용의 어려움 속에서도 R&D 예산만은 약속대로 10% 이상 증액시키겠습니다.
확대된 R&D 예산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R&D 예산의 배분 체계를 정부 중심에서 연구자 중심으로 바꾸고, 성과관리 시스템을 선진화해서 연구경쟁력을 더욱 높여가겠습니다.
과학기술 강국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인재강국'이 되어야 합니다.
교육의 획기적인 개혁을 통해 창의적인 과학인재를 더 많이 길러낼 것입니다. 국제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우리의 인재들이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고, 세계의 인재들이 편안하고 자유롭게 연구할 수 있도록 글로벌 연구 인프라를 조성하겠습니다.
이와 함께 과학자가 존경받고 우대받는 사회적 풍토를 조성할 것입니다. 청소년들은 꿈을 갖고 과학에 도전하고, 과학자들은 긍지를 갖고 연구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우리는 세계와 함께 협력하면서 과학기술의 더 큰 발전을 이뤄낼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국제사회와 나누면서 세계 공동번영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이 자리에 참석하신 여러분, 과학기술은 인류 문명의 진보를 이끌어온 원동력입니다. 과학기술의 발전이 경제의 생산력을 높이고, 우리 인간을 더욱 자유롭게 만들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류가 풀어가야 할 과제들은 여전히 많습니다. 기아와 질병은 물론, 에너지, 기후변화와 같은 문제들이 지구촌의 미래를 불확실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인간의 절제와 인류애, 그리고 국제사회의 협력이 필수적입니다. 그러나 핵심적인 열쇠는 역시 과학기술입니다. 인간의 무한한 창의력과 상상력으로 끊임없이 도전해 나간다면 우리는 분명 새로운 해법을 찾고 보다 나은 미래를 열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가 도전해야 할 분야 중에서 가장 신비로운 것이 인간의 두뇌라고 생각합니다. 사람의 뇌는 인류 문명을 이뤄낸 창조의 근원이고, 지식기반 사회를 앞서가는 창의의 원천입니다.
뇌의 신비가 밝혀지면 문명의 진보와 삶의 질 향상에 크게 기여하게 될 것입니다. 인간의 잠재력 계발은 물론이고, 고령 사회의 큰 위협이 되고 있는 치매와 파킨슨병과 같은 뇌질환을 극복할 수 있습니다.
미래학자들은 초고령 사회로 급속히 진입하고 있는 21세기에는 치매와 같은 뇌질환이 급증하여 뇌질환 극복을 위한 의료 신산업이 크게 확대될 것이라 전망하고 있습니다.
뇌과학은 또한 인간형 로봇 등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어내고, 다른 분야와의 융합을 통해 수많은 학문의 발전을 촉진시킬 것입니다.
한국은 앞으로 10년 안에 '뇌연구 세계 7대 강국'에 진입하겠다는 비전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분야에 대한 지원을 더욱 확대하여 세계 각국과 함께 뇌연구의 발전을 이끌고 뇌과학이 미래 성장동력 창출의 기반이 되도록 할 것입니다.
내외 귀빈 여러분, 과학기술은 우리의 미래입니다.
이번 '월드사이언스포럼 2008'이 세계 뇌과학 연구가 진일보하는 계기가 되고, 과학기술이 만들어갈 우리의 내일을 논의하는 소중한 자리가 되길 바랍니다.
다시 한 번 포럼을 축하드리며, 참석자 여러분 모두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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