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eating innovative bio-convergent technologies for better human life

아래 기사 참조하세요.
http://news.dongascience.com/HTML/News/2010/03/21/20100321200000116625/201003212000001166250110000000.html

 

국내파 토종과학자들이 뜬다
연구 분야 옮기거나 새로 만들며 활로 터
2010년 03월 21일



좌로부터 조광현 KAIST 교수, 서갑양 서울대 교수, 김상욱 KAIST 교수

 

국내 대학에서 학·석·박사 학위를 이수한 토종 과학자의 상승세가 무섭다.

 

17일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는 제13회 젊은과학자상 시상식이 열렸다. 수상자 4명 중 조광현 KAIST 교수, 서갑양 서울대 교수, 김상욱 KAIST 교수 등 3명은 유학을 다녀오지 않은 순수 국내파 과학자였다.

 

이들의 공통점은 “유학에 대한 고민을 한번도 한 적이 없다”는 사실과 “다른 학문과 융합하거나 분야를 넘나드는 연구를 했다”는 것이다. 두 내용은 어떤 연관이 있을까. 젊은과학자상을 받은 세 교수와 이날 한국과학상을 받은 교수의 얘기를 들어봤다.

 

조 교수는 KAIST에서 모든 학위를 마쳤다. 그는 “유학에 대한 고민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당시 KAIST는 교수들이 직접 나서서 학생들이 연구에만 몰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줬다. 또한 학생들도 외국의 명문 대학과 비교해 KAIST가 절대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자부심이 있었다.

 

조 교수는 “학부를 졸업하며 진행하던 연구에 심취해있었기 때문에 KAIST에서 계속 연구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했다”며 “당시 전공인 IT 분야에서는 외국 대학보다 국내 대학이 뛰어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는 “실제로 박사 연구를 마칠 때까지 연구 환경에 아쉬운 점은 전혀 느끼지 못했다”고 말했다.

 

김 교수도 KAIST에서 공부하며 유학에 대한 고민은 하지 않았다. 그는 “교수가 된 뒤 일본의 교수와 많은 교류를 했는데 일본 국내파 교수가 많더라”며 “일본은 과학기술을 발전시키던 초기에는 외국으로 유학을 많이 갔지만 어느 단계에 이른 뒤부터는 일본 내에서 훌륭한 과학자를 양성했다고 들었다”고 밝혔다. 김 교수가 아는 일본 교수 중에는 국가의 이익에 도움이 되는 원천기술을 개발하거나 노벨상을 받은 사람도 있었다.

 

김 교수는 “13회 젊은과학자상에 국내파 교수가 많이 선정된 이유는 이제 우리나라도 국내에서 뛰어난 신진 과학자를 양성할 단계가 됐기 때문”이라며 “학생들에게 국내에서 연구하는 편이 좋다고 얘기하는데 이번에 좋은 상을 받게 돼 ‘국내파 과학자도 할 수 있다’는 분위기를 만드는데 도움이 된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 밝혔다.

 

서 교수는 서울대에서 모든 학위를 이수했다. 당시 지도교수에게서 진정한 학자의 모범을 봤고 그 교수에게 배우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는 “사실 요즘 학생들은 외국에 나가지 않고 국내에서 연구를 해도 경쟁력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덕분에 국내 교수들도 훌륭한 학생들과 함께 연구를 잘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비록 외국에서 공부하는 과학자보다 영어는 부족할 수 있지만 전공에 대한 지식이나 연구의 지속성, 커뮤니케이션 같은 부분에서는 앞서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우리나라도 일본처럼 자국에서 과학기술을 개발하고 전승해 자급자족하는 시대가 조만간 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수상소감에서 “뛰어난 국내파 과학자를 키우는 것이 오늘 상을 받은 토종 과학자들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토종 과학자들이 스스로 자신이 전공한 분야의 연구 사업을 진행하는 교수가 되려면 대학을 옮기거나 새로운 분야에 도전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날 한국과학상을 수상한 이용희 KAIST 교수는 “대학에서는 한 학과에 같은 분야를 전공한 교수가 둘 이상 되는 것을 막기 위해 지도교수와 그 학생을 같은 학과 교수로 임용하는 것을 피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날 젊은과학자상을 받은 조광현 교수는 자신의 전공인 IT와 생명공학을 융합해 새로운 분야를 만들었고 서갑양 교수는 화학생물공학을 전공한 뒤 기계공학으로 옮겼다.

 

조 교수는 “순수 전자공학을 전공하며 여러 산업 시스템에 응용할 수 있는 제어기술을 연구하다 복잡하면서도 정교한 생체 시스템에 관심을 갖게 됐다”며 “제어기술을 생명체에 도입하는 방법을 고민하다 시스템생물학을 만들게 됐다”고 밝혔다. 서갑양 교수도 “화공과를 졸업했는데 기계과 교수로 임용돼 걱정을 많이 했지만 많은 분이 도와줘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전동혁 동아사이언스 기자 jerme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