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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민준 교수>

 

Q1. 안녕하세요 백민준 교수님. 만나서 반갑습니다. 최근 우리 학과 교수님으로 부임해주신만큼, 교수님과 연구실에 대해 많은 학생들이 궁금해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먼저 독자분들에게 전하고 싶으신 인사와 교수님의 주요 연구 분야에 관한 간단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2025년 4월에 바이오및뇌공학과에 합류하게 된 백민준입니다. 이렇게 인터뷰를 통해 소통할 수 있게 되어 무척 반갑습니다. 저는 약학대학을 졸업하고 약학대학 대학원에 진학하여 약제학을 전공했습니다. 약대를 나왔다고 하면 많은 분들이 ‘약사이신가요?’ 라고 물어보시는데, 약사가 맞습니다^-^. 물론 현재는 약사로서의 직업 활동을 하고 있지는 않지만, 약학을 기반으로 공학과 의학의 융합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저는 약제학과 약물 전달 시스템이라는 큰 틀에서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약의 더 나은 효과와 더 낮은 부작용을 위해, 약물을 원하는 부위에, 원하는 양만큼, 원하는 시간 동안 정확히 전달하는 시스템을 개발하는 연구입니다. 약학을 공부하면서 가장 먼저 듣게 되는 말 중 하나가 ‘모든 약은 독이다’라는 말인데요. 약이 체내에 흡수되어서 원하는 부위(표적)에 작용을 하면 약효가 나타나지만, 원하지 않는 부위에 작용하면 부작용이 나타납니다. 약이 되기 위해서는 약효도 중요하지만 benefit/risk(유익성/위험성) 의 밸런스를 잘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약 또는 약이 될 수 있는 물질을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는 다양한 타입의 약물 전달 시스템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좀 더 넓게는 약물 전달 뿐만 아니라 약으로써 작용할 수 있는 유기물 기반의 나노 신소재를 개발한다고 말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Q2. 대학원 시절 약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으셨는데 약학이라는 분야와 지금의 연구 주제에 관심을 갖고 몰두하시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으셨는지 궁금합니다. 약은 일상적으로 접하게 되는 중요한 기술이지만, 약학에 대해서는 잘 모르기도 합니다. 교수님께서 공부하시면서 느끼신 약학의 특징이나 매력이 있다면 나누어 주실 수 있으신가요?

대학원에서는 약학 중 약제학이라는 분야를 전공했습니다. 아마 대부분의 학생들에게는 약제학이라는 용어가 다소 생소할 것 같습니다. 약제학은 약물을 환자가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약물과 생체의 상호작용, 제형 설계, 약물 전달 시스템 등을 연구하는 학문입니다. 단순한 알약도 약물의 특성에 맞게 레시피를 최적화해서 만들어야, 잘 흡수시킬 수 있고 원하는 시간 동안 안정적으로 약효를 얻을 수 있습니다. 약물을 어떻게 최종 포장해서 약으로 만들고 투여하는 것이 임상적으로 효과적이고 안전한지를 연구한다는 점이 흥미로웠고, 요리처럼 레시피에 따라 다양하게 조절이 가능하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느껴졌던 것 같습니다. 또 특성이 다른 약물을 다양하게 다뤄볼 수 있고 여러 가지 시도를 해볼 수 있는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학술적으로나 산업적으로 가치가 큰 분야라고 생각해 약제학을 전공으로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조금만 솔직히 말씀드리면, 약제학이 제약회사에서 약물의 제품화를 위해 꼭 필요한 분야이기 때문에 취직이 잘 될 것 같아서 선택한 면도 있습니다.

약학은 전통적으로 생물학과 화학의 융합된 학문이지만, 최근에는 기초과학, 공학, 의학을 아우르는 다학제적 분야로 확장되고 있어서 다양한 관점에서 접근하고 응용할 수 있다는 점이 큰 특징입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유기화학이 좀 더 적성에 맞아서 화학적인 접근을 주로 해왔습니다. 하지만 생물학적 키워드부터 시작해 약학적 목표로 다가갈 수도 있고, 공학적인 기술을 활용해 약학적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어서 융합 학문으로서 매력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약학을 배우고 나니 헬스케어 관련 지식이 많아져서 일상생활에서도 도움이 되고, 건강 관리 측면에서도 꽤 유용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Q3. 최근 주요 연구분야에서 다루고 있는 가장 흥미로운 연구나 연구 주제가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그 연구들은 왜 사람들의 특별한 관심을 끌고 있고 왜 중요하게 여겨지는지 궁금합니다.

항암제 전달 나노입자 분야에서 오랜 숙제로 알려져 있는 주제 중 하나는 ‘나노 입자의 종양 내 침투 문제’입니다. 이 부분은 여전히 해결이 어려워 지금도 활발히 연구되고 있으며, 개인적으로도 흥미로운 주제라고 생각합니다. 항암제, 나노입자, 항체-약물 접합체, 혹은 면역세포를 이용한 치료법들도 결국은 약물이나 세포가 혈관을 빠져나와 암세포에 도달해야만 제대로 효과를 발휘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약물이 혈관에서 빠져나온 이후에, 종양미세환경이 다양한 방식으로 약물이 암세포에 도달하는 것을 방해합니다. 예를 들어, 나노입자가 약 50 nm 이상의 크기를 가지면 암 조직 혈관의 기저막에 막혀 조직 내로 확산되기 어렵다는 점이 알려져 있습니다. 또 혈관을 빠져나가더라도 내부에 밀집된 extracellular matrix(ECM, 세포외기질) 때문에 암세포까지 도달하는 데 추가적인 물리적 장벽이 존재합니다. 이러한 생체 장벽들을 효과적으로 극복하는 것이 현재 연구의 주요 목표 중 하나이며, 그 해결책으로는 초소형 나노입자를 활용하거나, 빛이나 초음파와 같은 외부 자극을 이용해 종양 내 침투를 유도하는 전략 등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Q4. 학생들이 학위 과정을 하면서 진로에 대해 다양한 고민을 하는데요. 교수님께서도 학위과정 중에 미래에 대해 어떤 고민을 가지고 계셨나요? 그리고, 다양한 가능성 중에서 공과대학의 교수가 되어 학생들을 가르치시기를 선택하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그리고, 많은 학과 중에서도 KAIST의 바이오및뇌공학과에 오시기로 결심하신 이유가 있으실까요?

학위 과정 중에는 늘 불안한 마음으로 진로에 대한 답을 찾으려 애썼던 기억이 납니다. 약학대학 학부 과정 동안 늘 외우고 정답을 맞추는데 익숙해 있었기 때문에, 진로에서도 정답을 찾으려 고민을 많이 하게 된 것 같습니다. 약학대학의 경우에 약국, 병원, 제약회사, 식약처, 대학원 등 다양한 진로를 선택할 수 있었기 때문에 무엇이 저에게 최선일지 고민을 많이 했었습니다. 하지만 지나보니 정답은 없고 제가 한 선택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가장 중요했던 것 같습니다. 너무 많은 생각은 가끔 우리를 멈추게 하기 때문에 적당한 신중함과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과감함을 동시에 가져야 하는 것 같습니다.

선택의 갈림길 서면 저는 다른 사람들이 잘 선택하지 않을 것 같은 길을 택하는 편입니다. 여행을 하다 보면 잘 알려진 길 외에도 다른 길들이 있고, 그런 길을 가다 보면 예상치 못한 멋진 풍경을 마주할 때가 있습니다. 저 역시 그런 마음으로 약사가 아닌 대학원이라는 길을 선택했고, 약학을 바탕으로 공학과 접목된 연구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지금까지의 길을 걸어오게 되었습니다. 진로와 관련된 선택의 순간에서 잘 닦인 길 뿐만 아니라 주변을 둘러보고 조금은 독특한 자신만의 길을 걸어보는 걸 추천하고 싶습니다.

 

공과대학의 교수가 되겠다는 생각은 하버드 의과대학에서 융합 연구를 경험하면서 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약대에서만 연구를 하다가 박사후연구원으로 하버드 의대로 가게 되었는데요. 같은 연구 주제라도 공학 박사님들의 접근 방식이 정말 신선하다고 생각했고, 이를 의학적으로 응용하는 연구에서 제가 두 분야를 잇는 중간자 역할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융합 연구를 계속하다 보니 의학과 공학 사이에서 양쪽 연구자들과 원활히 소통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생겼고, 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에서 이 강점을 발휘할 수 있을 것 같아 학과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이곳에 계신 교수님들께서 세계적인 연구를 수행하고 계시기 때문에 함께 좋은 연구를 해 나갈 수 있을 것 같아 앞으로가 무척 기대됩니다.

Q5. 앞으로 학교에서 어떤 연구를 해 나가고 싶으신가요? 그리고, 향후 계획하고 계신 다른 연구실과의 협업 연구가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먼저 제 연구 분야에 대해 조금만 더 자세히 설명 드리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연구해 온 나노 분야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째는 초소형 약물 전달체를 이용해 항암제를 종양에 표적화하는 연구이고 둘째는 빛을 활용해 암 조직을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기술에 대한 연구입니다. 이 두 분야 모두 생체적합한 유기물을 빌딩 블록으로 한 유기 신소재를 합성하고 이를 활용한 연구입니다. 앞으로는 이러한 유기 신소재를 기반으로 첨단 바이오의약품의 생체 분포를 조절하거나 세포 내로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기술, 그리고 질병 진단을 위한 고정밀 이미징 기술로까지 연구 범위를 확장할 계획입니다.

특히 저는 약물과 나노·바이오 소재가 체내에서 어떻게 거동하고, 어떤 구조가 특정 조직으로의 이동을 유도하는지에 대한 메커니즘에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유기화학 기반의 신소재 합성과 약물 전달 시스템에 집중해 왔다면, 앞으로는 생명공학 기술을 적극적으로 접목해, 나노 기반의 전달 기술과 첨단 바이오의약품 개발에 주력할 계획입니다. 

학과 내에 다양한 전문 분야를 가진 교수님들이 계시기 때문에, 학과 내에서 융합 공동연구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자 합니다. 예를 들어, 광학 기술이나 초음파와 같은 외부 자극을 활용한 약물 전달 시스템, 그리고 나노소재 기반의 표적 조영제를 이용한 질병 이미징 및 진단 기술에 관한 협업 연구를 구상하고 있습니다.

제가 약학을 기반으로 연구를 하는 만큼 제약회사와의 산학 협력도 활발히 추진하고 싶고, 이를 통해 연구실 학생들이 산업계로 진출하는 데도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Q6. 강의와 관련해서 어떤 계획을 가지고 계신가요? 앞으로 어떤 과목을 새롭게 개설하실 계획인지 궁금합니다. 학생들이 교수님의 강의를 통해서 어떤 것을 얻어 가기를 바라시나요?

우선 저는 ‘바이오의약학’ 과목을 담당할 예정입니다. 약의 범위가 매우 넓지만 바이오및뇌공학과의 특성에 맞게 바이오의약품에 집중하여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특히 단백질·항체 치료제, 유전자치료제, 세포치료제 등 첨단 바이오의약품을 중심으로, 작용기전, 제형화, 생산 공정, 규제 이슈까지 포괄적으로 다룰 계획입니다. 학생들이 최신 의약기술의 흐름과 임상 적용 가능성에 대해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되면 좋겠습니다.

또한 기회가 된다면 생물약제학(Biopharmaceutics) 과목도 새롭게 개설하고 싶습니다. 생물약제학은 약물이 체내에 흡수된 후 흡수(Absorption), 분포(Distribution), 대사(Metabolism), 배설(Excretion) 과정을 어떻게 거치는지를 다루는 학문입니다. 이는 저분자 의약품뿐만 아니라 바이오의약품의 작용 메커니즘과 약동학적 특성을 이해하는데 핵심적인 기초가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생물약제학 강의를 통해 학생들에게 바이오·제약 산업 전반을 폭넓게 이해할 수 있는 시야를 제공하고자 합니다.

KAIST에는 현재 약물을 중심으로 한 전공 강의가 많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장기적으로는 우리 학과의 시그니처 과목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약’에 대한 개론적 내용을 다루는 강의도 새롭게 개설해보고 싶습니다. 제 강의를 통해 학생들이 약과 인체의 상호작용에 대한 기초 이론은 물론, 실제 적용 능력까지 함께 갖출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또 실제 치료 전략의 개발이나 환자 맞춤형 의약품 설계로 이어질 수 있는 창의적 사고력과 임상적 통찰력을 기를 수 있도록 돕고 싶습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학생들이 바이오·제약 분야에서 핵심 인재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Q7. 교수님 연구실에 어떤 학생들이 지원하면 좋을까요? 학생으로서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소양이나 혹은 연구실에 지원하기 전에 선행되면 좋은 과목이나 강의가 있을까요?

약물전달시스템, 신약 개발 그리고 제약 산업에 관심 있는 학생이라면 누구든 지원해서 함께 연구할 수 있습니다. 약학이라는 분야가 생물과 화학을 모두 잘해야 될 것 같다는 인상 때문에 진입 장벽이 높아 보이겠지만, 융합이기 때문에 오히려 다양한 분야를 전공한 학생들이 새로운 시각에서 연구할 수 있는 기회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기본적인 세포생물학, 일반화학, 생리학 정도만 수강한 경험이 있다면 함께 연구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을 것 같습니다. 요즘은 전통적인 화학 기반의 약학과 전기·전자, 컴퓨터공학 등과의 융합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다양한 배경을 가진 학생들이 제 연구실에서 함께 했으면 좋겠습니다.

학생으로서 전공 지식보다는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마음과 태도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연구실은 선후배들과 함께 오랜 시간을 보내는 공간이기 때문에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조금 부족한 전공지식이나 기술은 서로 도와가며 함께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연구란 대부분 쉽게 풀리지 않는 문제를 오래 붙들고 있는 과정이기 때문에 스트레스 관리도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긴 호흡의 과정을 잘 견디기 위해서라도, 자신이 어떻게 스트레스를 해소하는지 스스로 잘 이해하고 있는 것이 연구를 시작하기 전에 갖추면 좋을 자질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Q8. 학생들에게 연구지도를 하실 때는 어떤 부분을 중점적으로 신경 쓰고 싶으신지 궁금합니다.

아마도 공과대학 학생에게는 약이라는 주제가 익숙하면서도 동시에 낯설게 느껴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약물 전달 연구를 하는 만큼, 우리가 전달하는 약이 무엇인지, 어떻게 만들어지고, 어떤 고민을 통해 설계되었는지, 그리고 몸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에 대한 이해를 돕고 싶습니다. 이러한 이해를 바탕으로 공학적 상상력을 발휘해 창의적인 연구를 이어갈 수 있도록 지도하고 싶습니다. 또한, 학생들이 향후 제약·바이오 산업 분야에서 다양한 전문가들과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는 통합적 사고력과 융합적 언어 감각을 갖추도록 하는 것이 제 목표 중 하나입니다.

학위 과정은 외롭고 쉽지 않겠지만 학생들이 저를 포함한 주변 동료들과 자유롭게 의견을 교환할 수 있는 열린 분위기의 연구실이 되었으면 합니다. 저는 이상한 아이디어를 내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라서 과감하게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던지고 논의할 수 있는 분위기의 연구실을 그리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다른 연구자들을 배려하고 존중할 수 있는 마음을 가진 연구자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학생들이 완벽한 사람이 되기보다, 함께하고 싶은 사람이 되면 좋겠습니다.


Q9. 학생들이 연구나 과제가 잘 풀리지 않아 슬럼프를 경험하기도 합니다. 교수님께서도 연구 활동 중 어려움을 겪으셨을 텐데, 힘든 시기를 어떻게 극복하셨는지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사람마다 극복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이 부분은 말 그대로 사바사의 영역인 것 같지만, 제 경우에는 몇 가지 루틴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연구가 잘 안 풀릴 때일수록 저는 오히려 그 연구를 더 하려고 합니다. 문제를 해결하려면 좀 더 그 주제에 대해 깊은 인사이트(insight)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쉬는 것보다는 일을 더 하려고 하는 편입니다. 두 번째는, 머리에 쥐가 날만큼 고민을 해도 해결이 안되었다면 잠을 푹 자려고 합니다. 아무래도 우리의 뇌가 잠을 자는 중에 정리가 되기 때문에 자고 일어나서 맑은 정신 상태로 다시 생각해봅니다. 개인적으로는 자고 일어나서 샤워할 때 아이디어가 가장 많이 떠오르는 것 같습니다. 세 번째는, 그래도 답이 안 보일 땐 운동을 하는 편입니다. 너무 평범한 루틴 같지만 저는 이 방법들이 잘 먹히는 것 같습니다. 세 가지 중에는 2번을 가장 좋아하는 것 같네요 :)

학생들이 슬럼프에 빠지는 많은 경우가 주변 친구들과 자신을 비교하면서 오는 조급함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약대의 특성상 저의 많은 동기들이 약대를 졸업하고 경제 활동을 활발히 할 때 제가 대학원에 있었기 때문에 그 부분에서 스트레스 요인이 많았는데요. 저는 비교보다는 제 길에만 집중하려고 노력했고, 그것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나만의 길을 잘 걷고 있다고 믿으면 비교적 자유로워질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저 같은 경우엔, 10개의 물질을 시도해서 하나만 건지면 그 다음 스텝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마음으로 연구합니다. 물론 실제로 연구에서 저 정도의 성공률이면 꽤 양호한 것 같습니다^-^. ‘실패해도 다음엔 성공하겠지’라는 긍정적인 마음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는 실패에서 배우는 것이 성공에서 배우는 것보다 훨씬 많기 때문에 학생 때 실패를 많이 해보는 것은 절대 손해보는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Q10. 연구실을 운영하시면서 장기적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나 비전이 있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나노기술을 의료에 적용하려는 연구가 시작된 지 30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허가되어 실제로 사용되는 나노의약품의 수는 제한적입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한동안 나노의약품의 생체 적용 가능성에 대해 많은 회의론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COVID-19 팬데믹을 계기로 지질나노입자가 주목을 받으면서, 나노의약품이 다시 중요한 기술로 재조명되고 있습니다. 저 역시 나노의약품에 한계가 있지만, 그 한계를 잘 극복할 수 있다면 임상에서 충분히 활용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언젠가는 저희 연구실에서 개발한 나노의약품이나 핵심 기술이 실제 임상 현장에서 쓰이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진부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바이오메디컬엔지니어링 연구의 궁극적인 목적은 환자에게 필요한 일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보다 임상에 가까운 시각으로, 난치성 질환 치료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연구를 지속해 나가고 싶습니다.


Q11. 마지막으로, 학생들에게 조언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부족한 것은 용기일 뿐’이라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학생 때는 ‘잘 해낼 수 있을까?’, ‘이 길이 정말 내 길이 맞을까?’, ‘혹시 틀리면 어쩌지?’  같은 걱정과 두려움 때문에 망설이는 순간이 많을 것입니다. 하지만 자신을 믿고 한 걸음 내딛을 수 있는 용기를 낸다면, 분명 자신만의 멋진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다고 믿습니다. 앞으로 중요한 선택 앞에서 고민이 될 때마다, '지금 나에게 필요한 건 용기뿐'이라는 말을 떠올려 보면 좋겠습니다. 미래에 대한 고민이나 연구에 대해 궁금하다면 언제든 편하게 연락하고 방문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긴 인터뷰 내용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두 늘 건강하고 건승하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