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eating innovative bio-convergent technologies for better human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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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성민 교수>

 

이번 달에는 작년 7월 우리 학과에 새로 부임하신 손성민 교수님을 취재하였습니다. 손성민 교수님께서는 서울대학교 기계공학부에서 학부를 마치시고, MIT에서 동일한 기계공학 전공으로 석사ㆍ박사 학위를 취득하셨습니다. 이후 UC Berkeley에서 박사후연구원과 staff scientist로 바이오공학 분야에서 근무하시다가 작년부터 부임하시어 현재 부교수로 재직하고 계십니다.

 

Q. 교수님과 연구실에 대해 궁금한 학생들이 많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현재 어떤 분야에서 연구를 진행하고 계시는지, 그리고 향후 계획 중이신 연구의 소개를 부탁드려도 될까요?

A. 물론입니다. 우선 지난 석/박사과정동안 저는 BioMEMS 기술을 통해 캔틸레버를 제작하여 단일 세포의 변형이나 질량과 같은 물리학적 특성을 정량적으로 측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세포의 성장이나 분열과 관련된 메커니즘을 탐구하는 연구를 진행하였습니다. 일종의 기계적 센서를 활용하여 액상 환경에서 세포의 질량을 측정하는 개념을 처음으로 제안한 연구였습니다. 이를 통해 세포의 기능과 관련된 다양한 메커니즘을 공부할 수 있었고, 개인적으로도 정말 좋은 기회였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기계적 센서로 분자적인 수준까지 접근하고 들여다보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다고 판단하였고, 때마침 세포와 분자도 센서로써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알게 되어 자연스럽게 이를 활용한 바이오 센서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후 박사후연구원과 staff scientist를 거치면서 현재는 크게 두 가지 버전의 연구를 진행한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하나는 분자 센서와 관련된 연구이고, 나머지 하나는 세포 센서와 관련된 연구입니다. Crispr-Cas13이라는 유전자 가위는 단백질 소자로 이루어진 가장 대표적인 분자 센서로써, Crispr-Cas13이 표적 RNA를 감지하고 활성화되었을 때 구조적인 변화를 일으키면서 방출하는 형광 신호를 통해 우리는 표적 RNA를 정량화할 수 있습니다. RNA는 매우 중요한 유전적 정보를 함유하고 있기 때문에 정량 분석을 기반으로 바이러스 감염성 질환 (e.g. SARS-CoV-2) 등을 진단하는데 활용될 수 있는데,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기계적 센서와 마찬가지로 엔지니어링을 통해 분자 센서로써의 민감도 (sensitivity)와 특이도 (specificity)를 향상시키고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유도 진화, 대용량 스크리닝 기법, 단백질 공학 등 융합적인 요소들이 요구되기 때문에 연구해볼 수 있는 부분도 상당히 많고, 진단이라는 분야 특성상 특허/원천기술 개발/기술 이전 등과도 맞닿아 있어 매우 흥미로운 연구를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다음으로, 우리 몸 안에는 이미 수행 능력이 좋은 세포 센서가 다수 존재하는데, 다름 아닌 선천 면역 기능과 관련된 면역 세포들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센서 기능에도 불구하고, 대상을 감지하지 못하고 놓치는 경우가 생겨 우리 몸에 바이러스가 퍼지거나 암이 발생하는 등의 기능적 한계가 여전히 존재합니다. 현재는 우리 면역세포가 대상들을 어떻게 판별하고 감지하는지에 대한 이해가 많이 부족하기 때문에 추후 이를 엔지니어링할 수 있도록 기작을 깊이 있게 이해하는데 관심이 많고, 나아가 세포 에디팅 (editing)을 통해 센서로써의 수행 능력을 개선하여 더 좋은 세포 센서를 만드는 것에 상당한 흥미가 있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앞서 말씀드린 Crispr-Cas13 시스템이라고 하는 유전자 가위 또한 박테리아의 후천성 면역체계로부터 처음 발견되었다는 점입니다. 박테리아는 박테리아파지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고 맞서기 위해 자신의 RNA 일부를 절단하여 더 이상 증식하지 않고 휴지기에 들어가는 전략을 사용하는데, 이 때 사용되는 것이 바로 Crispr-Cas13 시스템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박테리아 면역 시스템 안에 향후 연구하고자 하는 센서 기능과 관련하여 중요한 청사진들이 상당 부분 존재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연구실을 분자및세포 센서 연구실 (Biosensing Laboratory)이라고 명명하였습니다.

 

Q. 교수님의 학부/대학원 시절은 어떠셨는지 궁금합니다. 교수님께서는 어떤 학생이셨나요?

A. 평범한 학생이었던 것 같습니다. 다만, 궁금증이 많아 학부과정 동안 주 전공으로 기계공학을, 복수 전공으로 전기공학을 공부하면서 다양한 과목을 수강하였는데 사실 저의 궁금증을 자극할만한 주제를 당시에는 찾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심지어는 병역특례제도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을 하면서 컴퓨터공학까지 공부하였지만, 여전히 깊이 들어갈만한 궁금증이 생기지는 않았습니다. 그렇게 단순한 호기심 하나로 미국 유학까지 가게 되었고, 마침내 MIT에서 BioMEMS를 통해 세포의 여러가지 기계적인 특성을 측정하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제 궁금증의 결이 여기에 잘 맞는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어떠한 원리로 이러한 데이터가 나오는지 고민하고 생각하는 것이 참 즐거웠고, 같은 분야의 동료들/선구자들과 생물학적 질문들을 던지고 토론을 하는 문화에 큰 매력을 느꼈습니다. 이전까지 세 분야의 공학에서 배경지식을 쌓았지만 개인적인 성향은 기초과학을 선호한다는 사실을 그 때 깨달았던 것 같습니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경험이 바이오 시스템을 공학적으로 들여다보는 저만의 시각을 길러주었다고 생각합니다. 나아가, 실험하는 사람들은 때때로 어떤 질문이 떠오르거나 테스트해보고 싶은 가설이 생겼을 때 이를 검증할 수 있는 일종의 툴을 만들어내야 하는데, 이에 대해 망설임 없이 실행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만약 저와 같이 호기심과 궁금증이 많은 학생이 있다면, 자신을 한 분야에 섣불리 가두지 말고 다른 분야라 할지라도 적극적으로 도전해보는 것을 100% 권장합니다. 이제는 바이오공학이라는 분야 또한 개념적 이해를 넘어 이를 적용/응용하는 수준까지 많이 올라왔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처음부터 하나만을 깊게 공부하기 보다는 시작은 넓게 공부하고 경험해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Q. 교수님께서도 그 당시 진로에 대한 고민이 있으셨는지, 그리고 교수가 되기로 결심하신 특별한 계기가 있으셨는지 궁금합니다.

A. 당시에는 진로에 대한 고민은 거의 안 했던 것 같습니다. 연구를 진행하면서 궁금증을 풀어나가는 자체에 재미를 느끼고 좋아하다 보니 막연하게 ‘진로는 연구 쪽이다’고 생각은 했었습니다. 물론, 16년 가까이 견습생과 같은 위치에 있다 보니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한 불안은 있었습니다. 다만, 연구 생활 자체를 다음 결과를 위한 준비 과정이라고만 생각하지는 않았고 ‘현재에 집중하자’는 마음이 더 컸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연구하는 사람들도 너무 좋고, 위계질서 없이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다는 점, 끊임없이 학생들과도 교류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현재의 직업이 제가 선택할 수 있는 베스트 옵션 중 하나였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박사후연구원으로 지내면서 저와 같이 연구를 진행했던 제 동료들 중에서는 다른 직업을 선택해서 커리어를 옮겨간 분들도 많았는데, 보통은 연구에 대한 동기나 에너지를 잃어서라기보다는 안타깝게도 여러가지 외부적 요인들에 의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저는 비교적 기다릴 수 있는 외부적 환경이 있었기 때문에 이런 의미에서 한편으론 지금의 자리가 매우 감사한 일이고 운이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Q. 도전하는 연구나 과제가 잘 풀리지 않아 괴로워하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아무래도 오랜 기간 연구를 진행해 오시면서 교수님께서도 어려운 점들이 많으셨을 것 같은데, 힘든 점들을 어떻게 극복하셨는지 궁금합니다. 혹은 연구가 잘 풀리지 않을 때, 이를 어떻게 해결해 나가시나요?

A. 저 역시 해결하고자 하는 질문이 테크니컬적인 문제로 풀리지 않아 고민했던 적도 많았고, 동료들이나 교수님의 도움을 필요로 했던 적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연구란 다른 사람들이 해보지 않은 일에 도전하는 업이기 때문에, 어렵다고 느껴지는 것이 오히려 자연스러운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쉽게 예측되는 연구는 기존에 거의 다 해결된 문제이거나 다른 사람들도 이미 알고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아직은 풀어야할 게 많은 연구를 진행하면서 느끼는 압박감이나 좌절감은 ‘내가 지금 의미 있는 문제를 풀고 있구나’라는 것으로 받아들이시고, 이에 일희일비하거나 지나친 무기력감에 빠지시지는 않으셨으면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특히 후반으로 갈수록 트레이닝을 통해 얻게 되는 창의적인 문제해결력이 크게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창의성은 서로 멀리 떨어져 있는 것처럼 보이는 점들을 이어보려는 사고실험이나 질문을 많이 던져보는 연습, 동료들과의 적극적인 토론 등을 통해 길러질 수 있는데, 이렇게 길러진 창의성은 실제로 일상 생활에서도 범용적으로 적용해볼 수 있기 때문에 많은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슬럼프가 온다면, 약간의 루틴을 만드는 게 이를 극복하는데 긍정적인 효과를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소한의 출퇴근, 주기적인 미팅, 꾸준한 운동 등의 구조를 짜놓고 몸이 어느 정도 반사적으로 반응하게끔 만들어놓으면 때때로 우리 스스로를 지켜줍니다. 그 구조 안에 스트레스를 풀만한 액티비티가 들어가 있으면 좋은데, 저한테는 주로 조깅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다른 한 가지는 연구 안에서 즐거운 요소를 끊임없이 찾아보려고 노력하는 것입니다. 연구를 수행하면서 너무 스트레스와 일에 집중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주변 친구들, 동료들과 이야기를 많이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일하기 싫은 날 연구실에 나가서 ‘동료와 커피 한 잔만 하고 집에 와야지’라는 생각으로 출근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마지막으로, 교수님과의 상담을 많이 애용하시기 바랍니다. 교수님은 궁극적으로 학생이 원하는 걸 성취할 수 있도록 격려하고 지지해주는 서포터입니다. 이미 비슷한 경험들을 겪어봤기 때문에 정말 좋은 조언들을 해줄 수 있고 최소한 마음 편하게 쉴 수 있도록 배려해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역시 아직은 저도 정확한 해법을 알고 있지 못한 것 같아서 말씀드리기 조심스러운 부분도 있는 것 같습니다.

 

Q. 현재는 ‘바이오공학 개론’이라는 수업을 진행해주고 계신데, 추후 진행하고 싶으신 다른 과목이 있으시다면 어떤 과목을 개설하고 싶으신가요?

A. 우선 ‘바이오공학 개론’은 융합 학문으로써 이제 막 바이오공학을 시작한 2학년 학생들에게 ‘바이오공학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정의하고 더불어 생각하는 방법을 가르쳐줄 수 있다는 점에서 상당한 만족도를 가지고 진행하고 있는 강의입니다. 개인적으로 추후에는 개론에 이어 보다 심화되고 집중된 과목을 개설하고 싶은 의지가 있습니다.

 

사실 현재 제가 진행 중인 연구는 많은 부분을 광학과 이미징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형광 이미징을 통해 주로 분자 단위를 관찰하고 다루기 때문에 광학계 자체, 즉 현미경의 구조를 잘 알아야 되는 것도 있지만 형광 분자와 관련하여 광화학이나 광물리학에 대해서도 많은 이해가 필요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광학적 방법론 (e.g. Time-resolved FRET)도 만들어낼 수 있어야 하고, 광학적 방법론을 적용하기 위한 계측 장비 (e.g. Super-resolution microscopy)를 설계할 줄도 알아야 합니다. 이에 따라, 형광 분자 자체의 기작부터 광학계 설계에 이르기까지 광학과 시너지를 가지는 분야를 총 망라하는 과목을 가르치고 싶습니다.

 

Q. 현재도 교수님 연구실에 지원하고 싶어하는 학생들이 많을 것 같은데, 앞으로 연구실에 들어올 예비대학원생 분들에게 어떤 부분을 중점적으로 지도해주고 싶으신가요?

A. 과거에는 바이오라는 분야가 이해의 대상이었다면, 이제는 이해를 바탕으로 우리가 엔지니어링하고 주무를 수 있는 대상으로 변화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를 잘 따라가기 위해서는 융합 지식을 활용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죠. 따라서 지식적인 부분에서는 분자와 세포를 기계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을 갖추고, 기계나 전기 회로를 설계해서 기작을 더 깊게 탐구하고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를 수 있도록 지도해주고 싶습니다. 결국은 그 동안의 트레이닝을 통해 제가 잘 할 수 있게 된 전반적인 것들을 잘 전달해 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외적인 부분으로는 선배나 서포터로 역할 해주고 싶은 마음이 크고, 개개인의 학생들이 자신의 연구를 주도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도록 뒤에서 최대한 받쳐줄 수 있는 분위기의 연구실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제가 질문하고 토론하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학생들끼리도 자발적으로 토론하고 서로의 생각과 의견을 편하게 공유할 수 있는 자유로운 분위기를 추구하고 있고, 제가 어떤 비전을 제시 (50%)하면 자유도에 따라 학생들의 의견이 함께 반영 (50%)될 수 있는 그런 연구실을 만들어나가고 싶습니다. 

 

Q. 혹시 교수님 연구실 만의 독특한 문화가 있을까요?

A. 음... 커피 산책이라고 할까요. 제가 중요한 마일스톤을 달성했을 때나 복잡한 일들을 끝내자마자 쉬고 싶을 때 연구실 학생들과 다같이 가서 커피 한 잔 마시고 하는 건데, 학생들을 괴롭히죠 (웃음). 연구 얘기를 많이 하지는 않고 그냥 열심히 커피 사주고 종종 수다를 떨다 오곤 합니다. 학생들과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 보면 나중에 어려운 얘기도 좀 더 편하게 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는 부분도 있고 연구적으로 시너지도 생기지 않을까 그렇게 믿고 있습니다.

 

Q. 반대로, 교수님께서는 연구실에 지원하는 학생들을 선발하실 때 어떤 요소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혹 연구실에 지원하기 전에 선행되면 좋은 과목이나 강의가 있을까요?

A. 우선 ‘가르치는 것을 좋아하는 학생’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이타적인 사람들이 가장 창의적이다’라는 말이 있는데, 우리는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이 알거나 모르는 것을 차분하고 친절하게 전달하는 과정에서 창의적으로 발전하기 때문입니다. 저희는 신생 연구실이기 때문에 학생들끼리 서로 도움을 주고 받아야 하는 경우도 많고, 초반에 들어온 학생들이 저한테 배운 것을 이후에 들어온 학생들에게 직접적으로 지도해줘야 되는 경우도 많이 있을 것이기 때문에 본인의 연구만 신경 쓰기보다는 스스로를 위해서라도 가르치는 것을 좋아하는 학생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다음으로, 저는 공학 베이스인 학생들, 그리고 자연과학 특히 생물학 베이스인 학생들 두 그룹을 모두 선호합니다. 하지만 공학 베이스인 학생이라면 바이오에 깊은 관심을 가진 학생이었으면 좋겠고, 생물학 베이스인 학생이라면 엔지니어링을 통한 정량적인 접근에 깊은 관심을 가진 학생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정리하면, 공학도의 관점에서 생물학을 깊이 있게 공부하고 싶은 학생이 있다면 저희 연구실로의 지원을 환영합니다. 

 

Q. 학자로서, 연구에 대한 교수님의 최종 목표가 궁금합니다.

A. 우선은 분자나 세포 단위에서 적용할 수 있는 원천 기술을 개발하고 그 기술로부터 출발하는 것이 저한테는 가장 큰 목표입니다. 물론 기계나 회로를 잘 만들어서 생물학적으로 활용/응용하는 경우도 많고 실제로 저도 절반 정도는 그런 방향으로 트레이닝을 많이 받았지만, 이제는 분자나 세포 수준에서의 원천 기술이 특허가 된 경우들도 많고 개인적으로 그런 기술들이 파급 효과가 엄청나다는 걸 경험하면서 이러한 목표와 꿈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실례로 2020년도 노벨화학상을 수상하신 Jennifer Doudna 교수님과 유전자 가위를 이용한 공동 연구를 진행했던 적이 있었는데, 특히 이 과정에서 원천 기술의 굉장한 파급 효과를 직접 느낄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유전자 치료가 임상에 적용되고 있어 많은 질환들이 치료 가능한 시대가 열리고 있는데, 이를 보면서 조금은 모호할 수 있지만 더욱 진화된 유전자 가위 기술을 개발하고 세포가 원하는 기능을 갖도록 리프로그래밍 하는 것을 저의 궁극적인 목표로 설정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단순히 호기심과 궁금증을 해결하고 싶어하는 마음도 제 연구의 주요한 원동력이기는 하지만, 한편으론 분명히 어딘가에서 제 연구가 성공하기를 바라고 있는 그런 편찮으신 분들을 위한 사명감을 가지고 즐거운 연구를 하고 싶은 마음도 큽니다.

 

사실 제가 박사와 박사후연구원 때 했던 연구들은 모두 회사로 이어졌고, 세포 무게를 재는 기술조차도 현재는 암 환자의 약물 저항성을 신속하게 평가하는 스타트업에서 사용되고 있습니다. 스스로를 공학자라는 프레임에 너무 가두지 않으려고 하고, translation을 해봤던 일련의 경험들을 바탕으로 원천 기술 개발에서 실증화에 이르기까지 항상 전반적인 과정을 염두에 두고 연구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Q. 마지막으로 이 글을 보고 있을 학생들에게 한마디 해주신다면?

A. 응원합니다. 저도 이 시대를 그 나이로 살아보지 않았기 때문에 해답을 모르지만 너무나 복잡해졌고 이제는 학문 간의 경계가 아예 무너져 버렸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바이오에 관심이 있고 공학적으로 무언가를 해보고 싶다는 마음을 먹고 오셨다면 경험상 정말 의미 있고 재미있는 일이 되리라 자부합니다. 다만, 각오는 단단히 하시기 바랍니다 (웃음).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너무 국한시키지 마시고 다양한 경험을 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제 학생이 아니더라도 궁금한 것들 편하게 고민 상담하고 싶거나 연구 얘기가 듣고 싶다면 언제든 이메일 보내주시고 방문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제가 도움이 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항상 응원합니다.

 

오랜 시간 인터뷰에 응해주신 손성민 교수님께 다시 한번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손성민 교수님 홈페이지: https://www.sonlab.kaist.edu/

기사 작성: 용인성 (aassyt76@kaist.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