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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간단하게 연구실 소개 부탁 드립니다.
A. 우리 연구실의 목표는 뇌 기능의 일반원리 (the general principle of brain function)를 규명하는 것 입니다. 현대의 뇌 연구의 주류 패러다임에 따르면, 뇌는 여러 개의 구획으로 나누어져 각 구획은 각기 다른 기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많은 뇌 연구는 특정한 뇌 구획의 구체적인 작동 방식을 규정하는데 초점을 맞춥니다. 물론 뇌의 구획마다 다른 기능이 관찰된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 연구실에서는 그러한 다양한 기능들의 존재를 통합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일반적인 원리 (principles of design)에 관심이 있습니다. 가령 “뇌는 생존 가능성을 높이기 예측 오류 (prediction error)를 최소화 한다,” 같은 원리를 예로 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 연구실에서는 위와 같은 원리들을 상정하고, 원리를 수학적 모델화 한 뒤, 모델의 예측을 검증하는 순서로 일을 진행합니다.
 
Q. 랩 대표님은 어떤 연구를 하고 있는가요?
A. 뇌의 일반이론으로는 “베이지안 뇌 이론 (Bayesian brain theory)” 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이 이론에 따르면 뇌의 궁극적인 기능은 예측 (prediction) 을 잘 하는 것이며, 예측을 잘 하기 위한 정보처리 과정은 베이지안 확률론 (Bayesian probability theory)으로 기술 가능합니다. 우리 연구실에서 검증하고 있는 이론은 그러한 “예측 잘하기” 가 뇌 전체가 따르는 원리 일 뿐만 아니라, 뉴런의 수준에서도 이 원리를 따르고 있다는 것 입니다. 저는 이러한 이론을 기반으로 하는 수학적 모델을 만드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Q. 외부에서 들어오는 여러 자극에 대해서 뇌라는 기관이 활성화되는 영역이 다른데 이런 것은 어떤 식으로 설명하나요?
A. 예측을 잘 하기 위해 정보를 최대화 하겠다는 원리적으로 추구하는 바가 같아도, 들어오는 신호의 통계적인 구조 (statistical structure) 가 다르면 구조 및 기능적으로 다른, 따라서 다른 목적을 가지고 있는 기관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생물의 종 다양성에서도 비슷한 양상을 관찰할 수 있는데요, 생물들은 세대를 지나며 유전알고리즘 (genetic algorithm) 이라는 동등한 방식(혹은 원리)을 사용하여 자신의 환경에 최적화 되어 가는데, 그 결과 매우 다른 기능들을 갖는 수많은 생물종이 생겨났습니다. 이것은 관찰 가능한 기능이 다양하다는 것 자체가 일반적 원리가 존재하기 않는다는 증거다 될 수 없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매우 좋은 예제입니다.
 
Q. 연구실 구성원과 주제들도 간단히 소개 좀 부탁드립니다.
A. 현재 저와 다른 박사과정 한 분이 있고, 그분도 저와 비슷한 일을 하고 있습니다.
 
Q. 어떤 계기로 피오릴로 교수님 연구실을 선택하게 되셨나요?
A. 제가 대학원에 들어가면서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키워드는 “뇌 기능의 일반이론 (the general theory of brain function)” “정보의 생물물리학적 실체 (biophysical realization of information)” 이었습니다. 그 둘을 종합하여 추구할 수 있는 연구실은 세계적으로도 많지 않았고, 다행히도 한국에 피오릴로 교수님이 계셔서 지금의 연구실로 오게 되었습니다.
 
Q. 키워드들이 아주 구체적인데 대학원 진학할 때 이런 키워드들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 신기하네요?
A. 어릴 때부터 사람처럼 생각하는 컴퓨터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은 계속 하고 있어서 심리학, 생물학, 컴퓨터과학 등등 나름대로 공부는 해 보았지만 뇌라는 기관은 공부를 하면 할 수록 기능이 무엇인지 알 수 없는 신기한 기관이더라고요. 대학교 진학할 때까지 물리학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는데, 학부 1학년때 일반물리 교수님이 “세상은 입자로 되어 있고, 그 입자들이 행동하는 법칙은 다 알려져 있다. 뇌라고 해서 그 법칙에서 벗어날 이유는 없다,” 라는 아주 당연하면서도 충격적인(?) 이야기를 해 주셨습니다. 그 교수님은 나중에 제 석사 지도교수님이 되셨는데, 어쨌든 그 이후로 물리를 공부하면서 어떤 계(system)를 이해하는데 있어서의 일반이론의 필요성과, 복잡한 계를 모델링 하는데 통계물리학적 방법론의 중요성을 배워 위와 같은 키워드를 잡게 되었습니다.
 
Q. 연구실 생활은 어떤가요?
A. 정해진 출퇴근 시간은 없습니다. 교수님이 지시한 일을 잘 하기만 하면 됩니다. 모여서 하는 별다른 이벤트는 없습니다. 회식도 아주 가끔 식사를 하는 정도입니다.
 
Q. 연구실 선배로서 연구실 생활에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점은 어떤 것들이 있나요?
A. 우리 연구실 생활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교수님과 소통을 원활하게 하는 것 입니다. 물론 교수님과 영어로 이야기 해야 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언어적 문제도 있겠지만, 피오릴로 교수님의 생각에 따르면 한국의 학생들을 교수님의 의견을 지나치게 존중하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학생의 연구는 기본적으로 학생이 주도해야 하기 때문에, 교수님은 학생이 연구의 결과와 방향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알아야 합니다. 학생이 지금의 연구 방향에 어떤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 생각을 교수님께 전달 할 수 있는, 그러한 소통능력이 중요합니다.
 
Q. 마지막으로 학부생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말이 있나요?
A. 아마 많은 교수님들로부터 들으셨던 이야기 이겠지만, 지나치게 하나의 주제에 집중하기 보다 넓은 시야를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제 경험에 비추어, 이 식상한 이야기를 어떻게 실천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싶은데, 근래 유튜브 등의 동영상 사이트에 대단히 고급 정보들이 대량으로 무료로 공개되고 있습니다. 자신의 관심 있는 분야의 대가를 찾아서 이름을 검색하면 아마도 그 분의 세미나 영상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유튜브는 관련동영상 추천도 해 줄 텐데요, 그렇게 조금이라도 관련 있는 영상을 조금씩 찾다 보면 전문성과 다양성 (넓은 시야)을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는 정보를 접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Interviewer: 이근민
Interviewee: 김선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