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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현교수님께서는 카이스트 물리학과를 졸업하시고, 서울대학교에서 생명과학 박사학위를 받으시고, 미국 국립정신건강연구소(NIMH)에서 박사 후 과정을 마친 뒤 현재 카이스트 바이오및뇌공학과 조교수로 재직하고 계십니다. 주요 연구 분야는 기억 및 지각 과정, 기억 관련 정신질환 등입니다.

 

 

Q1. 이수현교수님께서는 최근에 한국 로레알-유네스코 여성과학자상 펠로십을 수상하셨습니다. 펠로십은 앞으로 성장이 기대되는 신진 여성과학자에게 수여되는 상인데요. 혹시 간단하게 수상 소감을 이야기 해주실 수 있으신가요?

 

한국 로레알-유네스코 여성과학자상 펠로십을 수상하게 되어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더 열심히 하라는 뜻으로 알고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연구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Q2-1. 교수님께서는 ‘기억’을 연구하신다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교수님의 기억에 대하여 질문하고 싶은데, 교수님의 기억 중에서 가장 행복했던 기억은 무엇인가요?

 

행복했던 순간은 아주 많았지만 행복한 하나의 이미지로 남아있는 기억이 있습니다. 학교 들어가기 전 밖에서 친구들과 뛰어놀다가 저녁에 집에 들어가면 따뜻한 밥과 함께 어머니가 환하게 웃으며 맞이 해주셨는데, 그 장면이 행복한 이미지로 남아있네요.

 

 

Q2-2. 교수님께서는 기억의 변화를 연구 하시는데, 실제로 교수님의 기억들 중에서 오랜 기간 동안 변화되었던 기억이 있으신가요? 예를 들면, 교수님께서는 학부를 카이스트에서 다니시고 박사과정과 박사 후 연구원을 하시다가 카이스트에 부임하셨는데, 오랜만에 돌아왔을 때 옛날에 기억했던 것과 다른 점이 무엇이 있으셨나요?

 

학부 때 카이스트 생활은 매우 즐거웠던 기억으로 남아있어요. 그런데 사실 알고 보면 그 당시에는 힘들었던 순간도 많이 있었거든요. 오랜 시간이 지나면 힘들었던 기억은 희미해지고 행복한 기억이 더 부각되는 경향이 있지요. 정말 재미있지 않나요?

 

 

Q2-3. 이런 기억들의 메커니즘을 교수님께서는 요새 어떤 방식으로 밝혀내고 있으신지 간단하게 소개 해주실수 있으신가요?

 

어떤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가에 따라 여러 방식의 기억 태스크를 설계하고요. 기억 태스크를 수행하기 전과 후, 혹은 수행하는 동안 행동변화, 신경활성 변화를 측정하거나 신경활성을 인위적으로 조절하여 변화를 보는 방법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행동변화, 신경활성 변화를 여러가지 방법으로 분석하는 작업도 물론 중요하고요.

 

 

Q3. 저는 어렸을 때 부모님께서 ‘여자들에게 좋은 직업’이기 때문에 교사가 되길 바라셨습니다. 교수님께서도 주변 사람들로부터 고정된 성 역할에 대한 기대가 있으셨을 것 같습니다. 교수님께서는 성 역할에 대한 기존에 기대가 있으셨는지 궁금합니다. 그런 것이 있었다면 어떻게 깨고 과학자의 길을 가게 되셨나요?

 

감사하게도 제가 성장할 때 제 주변에는 고정된 성 역할에 대한 기대를 가지고 대하셨던 분은 거의 없었던 것 같아요. 항상 제가 한 명의 인간으로써 어떤 것을 좋아하고, 가치 있게 여기고, 잘 할 수 있는지에 대해 집중할 수 있도록 해주셨습니다. 그렇게 찾은 길이 과학자의 길이었고요. 오히려 제가 본격적으로 사회 생활을 시작하면서 고정된 성 역할에 대한 벽이 있다는 것을 실감하게 되었지요.

 

 

Q4. 저도 교수님처럼 과학을 계속 해나가고 싶은데, 여성 과학자로서 연구를 활발하게 해야할 시점에 임신과 출산으로 인한 경력 단절이 걱정이 됩니다. 교수님께서는 여성과학자로써 연구를 하는데 어려움이 있으셨는지 궁금하고, 있었다면 어떻게 해결 하셨나요?

 

많은 여성 과학자를 포함하는 직장인, 전문가들이 임신 및 출산, 육아와 본인의 일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임신 및 출산, 육아에 대한 이슈는 당연히 여성에게만 해당되는 일이 아니며 그 가정 전체에 해당하는 일입니다. 따라서 남편 또는 다른 가정 구성원들이 같이 문제를 해결한다면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큰 어려움은 없었지만, 아무래도 남성이 많은 사회에서 지내다 보니 남성 위주의 사고 방식을 느낄 때는 종종 있습니다.

 

 

Q5. 교수님께서는 롤모델이 있으신가요?

 

한두 명을 정해서 그분들의 모든 부분을 닮으려고 노력하지는 않아요. 그런 식의 롤모델은 없는 셈인 것이지요. 그렇지만 주변에 계시거나 책 속에서 만난 분들에게 특히 본받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그 부분을 본받고자 하는 편이에요. 어떻게 보면 많은 롤모델이 존재한다고 말할 수도 있겠네요.

 

 

Q6. 미래가 기대되는 신진 여성 과학자에게 수여되는 상을 받으셨는데, 교수님께서는 앞으로 어떤 과학자가 되고 싶으신가요?

 

인간의 인지 작용에 대한 원리들을 밝힘으로써, 궁극적으로는 정신적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한 근본적인 해결 기반을 마련하고 싶습니다.

 

 

Q7. 마지막으로 미래의 여성 과학자가 될 학생들에게 한 말씀 해주실 수 있으신가요?

 

오랜 역사 동안 여성이라서 힘든 점들이 있어왔고 지금도 여전히 남아있는 점들이 있지만, 분명한 것은 점점 더 좋아지고 있고 여러분들이 과학자로 왕성히 활동할 때에는 훨씬 나은 상황이 될 거라는 것입니다. 나 자신부터 여성, 남성으로 나누기 보다는 한 명의 과학자로서 어떤 연구를 할 것이고 어떻게 성장할 것인가를 고민한다면 좋은 과학자로 성장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Interviewer: 정수재 (jsj0739@kaist.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