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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아인 교수>

 

 

이번 인터뷰는 새로이 바이오 및 뇌공학과에 부임하신 정아인 교수님과 진행해보았습니다. 정아인 교수님은 2023년부터 KAIST에서 Cognitive Learning and Dynamics 연구실을 운영하고 계십니다. 연구뿐만 아니라 학생들과도 "Learning to learn"하려 노력하시는 교수님의 모습에 배울 점이 많았던 인터뷰를 함께 공유해보려 합니다.

 

Q1. 안녕하세요 정아인 교수님현재 교수님의 주요 연구분야는 어떤 내용일지 독자분들께 간단하게 소개해주실  있을까요?

A. 안녕하세요연구분야는 저는 조금 폭 넓게 관심이 있는 것 같아요우리가 살아가면서 항상 학습을 하고 기억하는데뇌안에서 이런 학습과 기억의 과정들이 어떤 식으로 고등인지 처리과정과 연결되어 있는지에 대해서 연구를 하고 있어요특히보통 기억에 대해 연구한다고 하면 “어떻게” 기억이 저장되는가에 대해서 많이 생각하실 텐데요“왜” 기억이라는걸 저장하는지 목적에 대해서도 생각해봐야 한다고 보거든요아마도 가장 큰 목적은 한번 겪은 정보를 잘 기억해 뒀다가 다음번에 주어지는 자극에는 이전과 다르게 반응하여 더 잘 대처하기 위해 사람은 진화 과정에서 기억이라는 시스템을 만들었다고 생각해요그렇다면 기억되는 과정뿐만 아니라그 이후에 이미 저장된 정보가 이후에 새로운 과제를 만났을 때를 대비하여 어떻게 처리되어서 우리 뇌 네트워크를 변화시키고 더 잘 반응하도록 하는 것일까더 나아가서 우리 기억인지 시스템은 기억된 정보를 어떻게 처리하고 있는 걸까에 대해서 연구해보고 있어요

 

 이렇게 기억이라는 과정을 단순 스냅샷이 아닌 dynamic한 과정에서 접근하려고 하기 때문에 연구실 이름도 cognitive learning and dynamics lab 인지학습 역동성 연구실이라고 짓게 되었어요그래서 “기억”이라는 학습과정이 어떻게 우리 뇌에서 역동적으로 처리되어 “더 나은 다음 학습과정 (learning to learn)”을 위해서 뇌를 변화시키는지 연구해보고 있어요.

 

Q2. 교수님의 연구내용  이번 학습을 통해서 다른 학습내용도   습득하게 된다는 “Learning to Learn”이라는 개념이 흥미롭습니다 부분에 대해서 조금  설명해주실  있나요

A. Learning to learn은 비슷하게는 메타학습이라고도 부르고 learning transfer라고도 부르는데요쉽게 설명하자면 학습을 하는 법을 배운다 “learning how to learn”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기억이나 학습이 인지적인 훈련 말고도우리가 평소에 공부를 한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개별 정보를 외우기도 하고 동시에 “문제 해결법”을 습득하기도 해요문제 해결법이라고 가르치지 않아도 학습을 하다보면 정보들끼리 서로 어떻게 연결돼 있는지 자연스럽게 알게 됩니다이렇게 정보를 어떻게 사용할지 배우는 것이 교육의 근본적인 목적에 더 가깝다고 생각해요고등교육으로 갈수록 정보 자체를 배우는 것이 아니라 정보를 어떻게 organize시키고 연결시킬지를 배우게 되는것처럼요그래서 교육심리학에서는 learning to learn이라는 개념을 많이 사용하지만 neuroscience 분야에서는 추상적인 개념이라 생각해 잘 다루지 않고 있어요하지만 어릴 때 수학 공부를 정말 열심히 했던 사람이 영어 공부를 할 때 영향을 준다던지어릴 때 이중언어 환경에 노출되면 더 좋다던지 어쩌면 관련이 없어 보이는 학습들도 서로 영향을 받는다는 걸 다들 추상적으로는 알고있지만 과학적으로 접근하는 시도가 별로 없었어요그래서 이런 과거의 학습이 어떻게 영향을 미칠까에 대해서 연구해본 것이 learning to learn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질문이 하나 생깁니다우리가 하는 모든 학습과 기억이 learning to learn을 일으킬까그저 멍하니 컵을 보는 것도 learning to learn이 되어서 이후의 학습에 도움을 줄까그냥 많이 경험만하고 돌아다니면 learning to learn을 통해 똑똑해지는걸까당연히 그렇지는 않겠죠무엇이 learning to learn을 일으키는지 그 정의에 대해서도 연구를 진행해보았는데요그 결과는 cognitive control을 많이 할 때 learning to learn이 일어난다는 것입니다, learning to learn은 과제에 집중을 하고 과제에 관련 없는 정보는 판단을 통해 걸러내는 과정을 반복 수행하면서 cognitive control 과정을 거치다 보면 그걸 하는 법을 배우게 되는거에요저는 cognitive control training을 통해 learning to learn이 진짜 일어나는지 동물 실험을 통해 확인해봤습니다아무래도 인간 학습실험 보다 동물 실험이 더 뇌의 네트워크를 직접 확인해볼 수 있는 장점도 있어서 뇌 신경회로 수준에서의 변화도 함께 관찰이 가능했어요.

 

Q3. “Cognitive control training” 개인의 인지기능 향상을 위해 응용될  있을까요혹은 향후 신경정신과적 치료에어떤 식으로 활용될  있을지도 궁금해요.

A. 네실제 적용은 되게 많이 되어 있어요. Cognitive control task는 실제로 행동 치료 같은 분야에서 인지치료로 많이 사용해요예를 들어 ADHD 치료를 위해 집중력 과제를 시킨다던지 하는 과제로 적용되고 있어요하지만 이런 cognitive control 치료가 효과가 있다는 것은 경험적으로 알고 있지만 도대체 왜어떤 부분이 좋아지는건지 모르고 있는거죠그래서 저는 그 부분을 정확히 이해하려고 연구를 진행하고 있어요이 부분에 대해 잘 알게 된다면 최근 각광받는 디지털 치료제이나 전자약을 활용해서 뇌에 타겟팅하는 새로운 치료제를 만들 수도 있어요한 예시로는 FDA 승인받은 우울증 치료제 중에 TMS(transcranial magnetic stimulation)로 뇌신경활성을 자극시켜주는 치료가 있는데, TMS자극을  받으면 떨어져 있던 뇌 활성이 높아져서 우울증 개선에 도움이 된다고 해요그런데 구체적으로 자극 받은 뇌피질의 활성이 우울증의 증상을 어떻게 지속적으로 개선시키는지 개별 신경회로수준에서는 정확히 이해하기가 힘들죠이 방법이 틀린 방법이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우리가 뇌 회로에 대한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메커니즘을 정확히 이해한다면 더 정교한 자극 방법을 찾을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Q4. 교수님은 학생때부터 해당 연구주제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려고 하신건가요?

 

A. 제가 학부  학과는 심리학과였고 대학원에서는 신경과학쪽 학과에서 공부를 했어요중간에 분야를 바꾼것처럼 보일수도있지만 저는 항상 같은 질문을 가지고 공부해왔어요. “사람은 어떻게 기억을 하고  배우는 걸까?” 학부때는 행동에 대해 배우고  이유를 따지고 들어가다보니 뇌과학에 관심이 생겼어요그래서  이미징 연구를 계속 하고 싶어서 대학원에 갔고 대학원에서는 세포분자단위로 기억이 어떻게 저장되는지 연구하다가 동물 실험으로 검증도 하고 그렇게 하게 되었어요그러니까질문은 동일했지만 그동안 접근 방식만 사람에서세포분자단위로 다시 동물로 옮겨갔다고 보시면   같고 다양한 접근 방식이 모두 중요하다고 생각해요결국 질문은 인간의 학습과 기억이지만  전에 정확한 신경 레벨의 메커니즘 이해를 위해서는동물 실험 등이  필요했고 많은 것을   있었어요.

 

Q5. 교수님 연구실은 어떤 학생들이 지원하면 좋을까요?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부분이 있으신가요?

 

A. 저도 생각을 많이 해봤는데요저 또한 그랬고 자기의 한계를 안 만드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예를 들어 나는 문과라서 공대는 못 가수학이 많이 쓰이니까 못 갈거야 라고 생각을 안 하는거죠열린 마음으로 모든 method, approach를 겁먹지 않고 시도할 수 있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대학원을 다니다보면 어떨때는 수학을 해야할 때도 있고어떨 때는 신경과학이나 회로 내용을 사용할 때도 있고 프로그래밍을 할 때도 있어요각 분야에 전문가가 될 필요는 없지만 어느정도 이해를 하고 있어야 좋은 연구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대학원에 입학하기 전부터 이런 다양한 분야에 대해서 알고 올 필요는 전혀 없어요다만 이런거에 한계를 미리 만들지 않고도전 정신으로 대학원 생활을 할 수 있는 학생이라면 좋겠어요.

 

 두번째로는 연구생활을 시작하는 동기부여가 있는 분이면 좋겠어요기억과 학습이라는 분야가 재밌을 것 같다는 호기심으로 연구 생활을 시작할 수도 있어요물론 호기심이 연구자로서 아주 중요한 동기 중 하나이지만 너무 환상을 가지고 시작하면 연구가 안 풀리기 시작할 때 계속할  의지가 부족해집니다그래서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자기만의 대학원 생활의 동기를 가지고 도전정신으로 연구생활을 하는 분이 좋다고 생각해요.

 

Q6. 앞으로 연구실에 들어올 대학원생들에게 어떤 부분을 중점적으로 지도해주시고 싶으신가요?

A. 제 연구실 연구분야인 기억이라는게 정말 멋지지만 굉장히 범위가 넓은 모호한 개념입니다이런 개념을 연구할수록 더욱scientific mind를 가지고 정확히 문제를 정의하여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해요이 분야의 많은 내용은 아직 잘 모르고 있는 미지의 영역이고우리가 너무 당연하게 생각하거나 대충 알고 있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그저 두리뭉실하게 질문을 만들고 무모하게 도전하다 보면 불나방 밖에 될 수가 없어요그래서 우리의 질문을 정확하게 과학적으로 정의하고그에 필요한 방법론을 하나하나 배워서 과학적 접근을 통해 우직하게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연구를 지도해주고 싶어요사실 제가 가르쳐준다기보단 같이 해보고 싶다는게 맞는 것 같아요연구실 학생들과는 이런 연구자로서의 접근 방법을 함께 배우고 연구하고 싶어요.

 

Q7. 교수님은 연구실을 운영하실 때 어떤 부분을 중요하게 생각하시나요?

A. 저는 우선 연구실이 자유로운 분위기였으면 좋겠어요사실 신경과학(neuroscience) 연구는 혼자 하기가 굉장히 힘듭니다하나의 연구를 위해 세포를 다룰 줄도 알아야 하고 다양한 분석기법도 쓸 수 있어야 하고 행동실험도 해야 하고 프로그래밍도 해야 해요이런 다양한 방법들에 대해서 이해하고 공부해야 하는데 그럴 땐 연구실의 동료들과 소통을 통해 배우면 되거든요사람마다 자기가 잘하는 분야가 있으니까요어떤 사람은 동물을 참 잘 다루고 어떤 사람은 기가 막히게 프로그래밍을 잘하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자기가 잘하는 분야는 잘 발전시키고 모르는 분야는 서로서로 자유로운 소통을 통해 배워가면 좋을 것 같아요그래서 연구실이라는 공간이 팀원끼리 소통하고 collaboration하면서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해 나가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또 개인적인 바람이지만 학생들이 어려운 점이 있다면 스스럼없이 지도교수님한테 말해주면 좋을 것 같아요그게 팀원의 문제든 연구생활의 문제든 지도교수로서 학생과 그런 소통이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마지막으로는 자유로운 분위기이지만 자기만의 패턴과 책임감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출퇴근 시간을 특정 시간으로 정하는 것보다도 중요한 것이 자기만의 변하지 않는 연구패턴이라고 봅니다특히 동물 실험을 진행할 때는 연구자가 들쑥날쑥하면 안되기 때문에 밤에 실험을 하던 낮에 실험을 하던 항상 일관성 있는 생활이 도움이 많이 되는 것 같아요.

 

Q8. 교수님께서는 저희 과에서 어떤 수업을 진행하고 싶으신가요?

A. 현재는 제가 brain science fundamental, cognitive neuroscience 두 개의 학부과목을 맡고 있어요. 지금은 처음이라 학부 과목 위주로 할 것 같은데요, 만약에 새로운 수업을 해본다고 생각한다면 2개정도 생각해본게 있어요. 하나는 brain circuit을 더 심화해서 배우는 수업을 학부수준으로 해보고 싶어요. 우리가 배우는 cognitive neuroscience가 대부분 인간 위주로 배우고 있는데요, 그러다보니 circuit level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animal model에서는 어떻게 설명하는지 놓치기 쉬운 것 같아요. 그래서 brain circuit function을 animal, human에서 통합적으로 배우고 brain disorder를 circuit level에서 이해하는 내용을 배우면 재밌을 것 같아요. 대표적인 예를 들어 Parkinson disease도 circuit level dysfunction으로 설명이 가능한 질병이고, Frontal lobe 치매도 circuit level로 접근해서 어떤 circuit network가 망가지면 어떤 증상이 언제 어떻게 다르게 나타나는지에 대해 배울 수 있을 것 같아요.

 

 두번째로는 대학원 수업인데요, cognitive neuroscience field에서 아직까지 풀리지 않은 문제들을 discussion하는 수업을 하나 만들고 싶어요예를 들어서 아주 어릴 때의 기억은 사라지는가지금까지 논문들이 나오긴 했지만 아직까지 정확한 결론은 없는 질문이거든요그런 질문들에 대해서 논문들을 같이 읽어보고 open question을 토론해보는 수업이 재밌을 것 같아요.

 

Q9. 교수님이 연구실을 운영해가시면서 이루고 싶으신 목표는 무엇인가요?

A. 연구실의 목표.. 어려운 질문인 것 같은데요 (웃음). 하나 재밌는점은 제가 learning to learn연구에 관심이 있잖아요, 그래서 연구실 자체도 그렇게 learning to learn 해나가는 연구실이었으면 좋겠어요. 계속 새로운 질문을 던지고 소통하고 다같이 발전하는 그런 다이나믹한 연구실이 되면 좋겠어요. 지금보면 이미 연구실 이름에 다 들어가 있었네요, Cognitive Learning and Dynamics Lab!

 

Q10. 마지막으로 교수님과 같은 연구자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조언 한마디 부탁드리며 질문을 마치도록 하겠어요.

A. 우선 학부생들한테 해주고 싶은 말은 앞에서 했던 말과 똑같아요도전해보는건 정말 좋다한계를 너무 긋지 말고 다양한 수업도 많이 들어보며 그 허들을 넘었으면 좋겠어요카이스트 학생들은 다양한 수업을 쉽게 들을 수 있으니까 적극 활용하면 좋을 것 같아요한편으로는 인문학적 수업이나 학습도 중요한 것 같아서 꼭 학교 안에서가 아니더라도 다양한 source들을 통해서 인문학적 내용도 배우면 좋을 것 같아요그러면서 또 많은 영감을 얻을 수 있으니까요.

 

 대학원생분들은 이제 하나를 깊게 파기 시작하기로 결심하셨으니 이제부터는 어쩔 수 없이 인내심을 가져야하는 것 같아요하지만 그게 고통일 필요는 없어요인내심은 고통이 아니야 (웃음). 참는게 고통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요고통이 아니어야 돼요대학원은 계속 공부를 하는건데 자기가 뭔가를 알고 싶거나 배우고 싶어서 들어왔을거란 말이죠 대부분은그러면 그 동기부여를 정확하게 잘 갖고 있어야하는 것 같아요동기부여가 확실하면 적어도 내가 왜 하는지 아니까 참고 공부하는 과정이 마냥 고통은 아닐거라고 생각해요저도 그 동기를 찾는데 조금 오래 걸렸는데 찾고 나서부터는 대학원 생활이 행복했던 것 같아요저는 조교를 할 기회가 많았는데 그때 똑똑한그러니까 대학생이나 대학원생 학생들을 가르치는게 너무 좋은거에요뭔가를 가르쳐줬을 때 알아차리고 딱 불이 켜지는 그걸 보는게 정말 좋고이런 일을 평생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러려면 대학 교수 밖에 없는거에요대학교수를 하려면 박사를 해야 하고그래서 박사과정이 괴롭지 않게 되었었어요내가 이걸 하면 행복할걸 아니까대학원생분들도 내가 대학원에서 공부하는 나름의 답을여러분들이 행복해질 수 있는 답을 찾아서 대학원 생활 잘 보내시길 응원해요.

 

 

긴 시간의 인터뷰였음에도 유쾌하게 답변해주신 정아인 교수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정아인 교수님 홈페이지: https://www.achung.net/

김준희 (jjoon95@kaist.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