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eating innovative bio-convergent technologies for better human life

바이오및뇌공학과의 다양한 연구 분야를 교수님과의 인터뷰를 통해 알아보는 ‘과학 산책’ 시리즈입니다. 이번에는 Biomedical Imaging 분야에서 MRI관련 연구를 진행하시는 박성홍 교수님과 “뇌 노폐물 배출의 영상화”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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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안녕하세요 박성홍 교수님. 먼저 Biomedical Imaging과 MRI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 부탁드립니다.

Biomedical imaging은 의료진단 및 생체분석을 영상장비를 통해 진행하는 것을 통칭합니다. 몸 속을 비침습적으로 볼 수 있는 의료영상은 1900년을 전후해서 나타난 X-ray를 시작으로 봅니다. 그 이후 1900년대부터 많은 의료영상장비들이 발명되고 개발되었는데 X-ray로부터 단층촬영형태로 발전한 CT, 방사능 물질을 몸속에 주입한 후 촬영하는 planar scintigraphy, SPECT, PET, 몸에 mechanical wave를 가하고 반사되는 wave를 측정하는 초음파, 그리고, 몸속의 수소 원자를 공진시켜서 신호를 측정하는 MRI 등이 있습니다. 이러한 의료영상 장비가 상용화된 건 불과 최근 40-50년 정도 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그 전까지는 몸속에 종양 같은 문제가 생겨도 그걸 제대로 볼 수 있는 방법이 없었습니다. 사람의 수명이 늘어난데 여러 가지 요인들이 있겠지만, 의료영상을 통한 질병진단의 발전은 빼놓을 수 없는 요인입니다.

그 중에서도 MRI(magnetic resonance imaging)는 우리 몸의 60% 정도를 차지하는 물의 수소 원자를 신호의 근원으로 하는 장비인데, 다양한 대조도의 영상들을 제공하여 종양같은 질병을 정확히 진단하는 대체불가의 의료장비입니다. 간단한 원리는, 외부 자기장을 통해서 우리 몸의 수소 원자를 회전운동(precession)시키고, 회전운동과 동일한 주파수의 전자기파를 안테나(radiofrequency (RF) coil)를 통해 몸에 가해줘서 공진(resonance)을 시킨 후 방출되는 신호를 안테나로 측정합니다. 우리 몸과 라디오 주파수를 통한 통신시스템(RF communication system)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영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경사자장 코일(gradient coil)이라고 부르는 디바이스에 전류를 흘려줘서 외부 자기장의 크기를 공간에 따라 다르게 조절함으로써 얻을 수 있습니다. 신호의 근원이 되는 수소 원자가 우리 몸속에 있고, 자기장과 전자기파만을 이용해서 영상을 얻기 때문에 우리 몸에 해가 없습니다. 또한, 영상촬영을 위해서 안테나(RF coil)와 경사자장 코일(gradient coil)에 가해주는 전류 펄스들의 시간적인 배열(pulse sequence)을 조정함으로써 다양한 대조도의 영상들을 얻을 수 있고, 지금도 그에 기반해서 새로운 촬영기법들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2. 자세한 설명 감사드립니다. 설명해주신 MRI와 같은 영상화 기법과 관련하여 교수님께선 현재 어떤 연구를 중점적으로 진행하고 계신가요? 

현재 저희 연구실에서는 MRI를 통해 우리 몸속의 혈관, 혈류, 화학적 교환(chemical exchange), 기능(function) 등을 볼 수 있는 다양한 촬영기법들을 개발하고 있는데, 특히 뇌의 구조, 생리, 기능 등의 영상화에 대한 주제들을 많이 다루고 있습니다. 방법적으로는 앞서 말한 전류 펄스들의 새로운 조합을 통한 접근법이 많고, 최근 몇 년 간은 딥러닝을 통한 MRI 촬영, 분석 및 진단 기법의 개발을 위해서 많은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최근 몇 년간 저희 연구실에서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고 전세계적으로도 화두가 되고 있는 연구주제는 “뇌 노폐물 배출”입니다. “뇌 노폐물 배출” 기능은 뇌에 toxic한 물질이 쌓여서 생기는 퇴행성 뇌질환과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그런데, 요즘 같이 기초의학이 크게 발전한 최첨단의 시대에 우리가 뇌에서 노폐물이 정확히 어떻게 배출되고 있는지 아직 모르고 있다는 사실은 아이러니합니다. 우리의 뇌에는 노폐물을 배출하는 림프관이 없다고 몇 백년 동안 의학교과서에서 가르치고 있었는데, 불과 8년 전인 2015년 Nature 논문을 통해서 뇌에도 림프관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그 후 뇌의 노폐물 배출 경로에 대해 많은 연구가 이루어져왔는데, 의과학대학원의 고규영 IBS 연구단장님과 저희 연구실이 함께 진행한 2019년 Nature 논문을 통해 뇌의 기저부근(basal part)에 있는 림프관이 뇌 노폐물 배출의 중요한 역할을 함이 밝혀졌습니다. 그렇지만, 아직도 뇌 안쪽에서 바깥쪽 뇌척수액(CSF)으로 노폐물이 어떻게 나가는지에 대한 다양한 견해들이 합일점을 못 찾고 있고, 뇌의 림프관이 발견되기 이전에 제시된 다른 경로들이 뇌 노폐물 배출에 어느 정도의 비중을 차지하는가 하는 것도 의견들이 많이 다릅니다. 실험결과들도 controversial하지만, flow dynamics관점에서도 전혀 설명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연구자들은 이 분야의 연구가 몇 년 안에 settle되기는 어렵다는데 대해서 동감하고 있습니다.

 

3. 뇌가 노폐물을 배출하는 기작을 밝히고 영상화하는 것이 갖는 연구적 의미가 무엇일까요? 미래의 Health care에 어떻게 적용되고 도움을 줄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이러한 뇌 노폐물 배출 연구는 퇴행성 뇌질환을 포함한 다양한 뇌질환의 메커니즘을 밝히고, 또한 치료를 위한 target을 제시해줄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중요합니다. 뇌 자극 또는 약물을 통해 뇌의 기능을 개선하고 질병을 예방함에 있어서 뇌 노폐물 배출을 정량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면 훨씬 더 고차원적인 개발이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가령 사람에서 뇌 노폐물 배출이 가장 많이 일어나는 부근 또는 뇌 노폐물 배출을 촉진하는 부위를 자극하는 방법으로 퇴행성 뇌질환 증상을 개선하거나 예방하는 방법을 찾을 수도 있습니다.

 

4. 뇌질환 치료와 예방에 있어서 뇌 노폐물 배출 영상화가 정말 중요하지만 초기 단계라 어려움도 많을 것 같습니다. 이 분야가 더욱 발전하기 위해서 연구자들이 해야할 점은 무엇이고, 발전해 나가야하는 방향도 궁금합니다.

뇌 노폐물 배출을 밝히는 연구가 어려운 여러 가지 요인들이 있겠지만, 그 중 한가지는 뇌 안쪽의 간질액(interstitial fluid), 뇌척수액(CSF) 및 뇌 림프액의 흐름(flow)이 매우 느리기 때문에 제대로 보여주고 정량화할 수 있는 영상기법 특히 사람에게 적용할 수 있는 비침습적인 기법이 많지 않다는 점입니다. 이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는 가능성이 MRI에 있고, 현재 저희 연구실을 포함한 전세계의 다양한 연구자들이 이러한 기법들의 개발을 위해 연구하고 있습니다. 

현재 뇌 노폐물 배출 연구분야에서 imaging scientist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영상기법의 개발만으로 해결되는 연구 분야는 아닙니다. 뇌의 생리를 이해할 수 있는 생리학자, fluid dynamics관점에서 이 현상을 설명할 수 있는 유체역학 연구자, 뇌의 자극 기법을 개발하는 뇌공학자, 그리고 뇌의 노폐물 배출을 촉진하기 위한 다양한 약물을 개발하는 연구자 등 interdisciplinary한 다양한 연구자들의 공동연구가 필요한 연구 분야입니다. 관련 분야 연구자들의 전세계적인 협조가 매우 절실합니다.

 

5. 마지막으로 이 분야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뇌는 아직도 연구할 내용들이 많이 있고 이해가 부족한 부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뇌 노폐물 배출”이라는 간단한 사안도 아직 이해가 매우 부족한 상황입니다. 뇌를 연구하고 이해함에 있어서 MRI를 통한 뇌 영상 연구는 앞으로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입니다. 또한, 뇌 이외 우리 몸의 다양한 부위를 정밀진단할 수 있는 MRI 진단기법들을 개발하는 연구는 우리의 건강에 필수적이고 앞으로도 지속되어야 할 연구 분야입니다. 그리고, 본 연구실에서 개발한 MRI 영상기법들은 공동연구를 진행하는 대학병원에 설치되어서 사람 특히 환자에 바로 적용해볼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인 요인이 될 것입니다. 본 연구 분야에 학생들의 많은 관심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