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eating innovative bio-convergent technologies for better human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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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철희 교수>

 

 

이번 연구 성과 취재에서는 바이오및뇌공학과 교수이자 일리아스바이오로직스 CEO이신 최철희 교수님과 인터뷰를 진행하였습니다.

 

Q1. 안녕하세요, 최철희 교수님. 교수님께서는 의대를 졸업하셨음에도 불구하고 의사의 길을 가지 않고 과학자의 길을 선택하신 이유가 무엇인가요?

A1. 같은 질문을 2002년 미국 알라바마주립대학교에서 박사후(post-doctoral fellow)과정과 연구강사 (research instructor)경력을 마치고 한국 다른 대학에 교수 면접하면서 받았고, 2005년 지금 우리 과로 옮겨올 때도 받았던 기억이 나네요. 어렸을 때부터 꿈꾸던 기초과학자의 길을 접고 의대에 진학하였지만 마음속에는 항상 아쉬움이 있었어요. 의대과정과 인턴, 신경과 전공의 과정을 모두 마치고 나서도 단순히 기초과학에 대한 열정이 식지 않은 정도가 아니라 더 커져 있음을 깨달은 것이 과학자의 길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이지요.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이 크고, 눈에 보이는 현상 자체보다는 그 이면에서 작동하는 원리가 궁금하고, 틀에 박힌 것보다는 자유로움을 즐기는 성향이 어찌 보면 큰 고민없이 의과대학이나 병원보다는 대학의 캠퍼스를 선택하게 하였지요.

 

 

Q2. 교수님께서 생체 이미징, 생체 신호, 엑소좀 등 다양한 연구를 하고 계시던 중 일리아스바이오로직스라는 엑소좀 관련 회사를 창업하시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A2. 2010년경에 근적외선 생체영상 기법을 이용하여 말초조직의 혈류를 정량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획기적인 기술을 개발한 적이 있어요. 당시에도 그 기술로 창업을 고려했지만 여러가지로 준비도 되어있지 않았고 마침 그 기술을 상용화하겠다는 중견기업과 마음이 맞아 기술이전을 하고 공동연구를 통해 개발을 도왔지요. 일종의 의료진단 장비인 셈인데, 초기 개발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허가기관을 통해 인증 단계에서 예상하지 못한 어려움을 겪게 되었어요. 워낙 새로운 개념의 기술이다 보니 당연히 장비도 우리가 세계최초로 만든 것이고 장비의 임상시험을 위한 자료도 우리가 처음으로 준비할 수밖에 없었지요. 임상허가 신청을 하고 석연치 않은 이유로 반려되고 다시 수정하고 신청하고 또 반려되기를 수차례 반복하니 일년 이상이 그 단계에서 지나가게 되더군요. 나중에 내부적으로 문의해 보니 선진국가에서 허용된 선례가 없으면 한국에서 처음으로 허가해주기는 어렵다는 대답을 받았어요. 그 당시까지 많은 투자를 진행하였던 중견기업 입장도 난감해졌지요. 글로벌 임상을 진행하려면 예상한 것보다 훨씬 많은 투자가 이루어져야 하는 거니까요. 회사로서는 어쩔 수 없이 인체용 진단장비 개발은 접고 아쉽게도 현재도 동물실험용 장비로 활용하고 있어요. 그때 절실하게 깨달았어요, 초기 기술을 상용화하기 위해서는 기술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또한 애정을 가지고 있는 개발자가 직접 해야 된다는 것을.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엑소좀 기반으로 단백질약물을 전달하는 기술을 개발했고, 그 기술이 향후 얼마나 큰 임팩트를 가질지를 누구보다도 잘 알기에 잠재력 있는 기술이 세상에 나올 수 있도록 교원창업을 결심하게 되었지요. 

 

Q3. 지난 1 Science Advances에 논문(제목: Exosomal delivery of NF-κB inhibitor delays LPS-induced preterm birth and modulates fetal immune cell profile in mouse models)이 발행되었습니다. 어떤 연구인지 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A3. 엑소좀은 세포에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일종의 나노입자로, 세포막과 유사한 막으로 싸여 있어 다양한 약물을 탑재하여 원하는 조직으로 보내주는 새로운 약물전달(drug delivery)체로 각광을 받고 있어요. 우리는 그 내부에 치료용 단백질을 탑재하는 기술을 개발했는데, 아직까지 세계의 어떤 경쟁기업들도 따라오지 못하고 있는 독보적인 기술이지요. 엑소좀에 치료단백질을 탑재하게 되면 두가지 커다란 장점을 가지게 됩니다. 첫째, 원래 세포막을 투과하지 못하는 거대분자인 단백질을 원하는 세포 내부로 전달할 수 있어요. 또한 세포막을 자유자재로 투과할 뿐 아니라 혈뇌장벽(blood brain barrier)이나 태반장벽(placental barrier)과 같은 다양한 생체장벽들을 넘어 약물을 전달할 수 있어요. 이번 연구는 바로 염증을 억제하는 치료제를 탑재한 엑소좀을 개발하여 현재까지는 효과적인 치료제가 없었던 조산(preterm labor)에서 효과가 있음을 보고한 것이에요. 그게 가능했던 것이 우리가 개발한 엑소좀 치료제가 태반을 넘어 태아로까지 전달되어 치료 효과를 내었던 것이지요. 이번 연구를 하면서 알게 된 것은 조산이 단순히 모체의 문제가 아니라 주로 태아에서 발생한 과도한 염증이 문제가 되는 것이고, 그래서 태반장벽을 넘을 수 없었던 기존의 항염증약물이 효과가 없었던 것인데 새로운 엑소좀 치료제는 그 문제를 해결한 것이라 할 수 있지요.  

 

Q4. 이 연구에는 빛을 이용한 단백질의 상호작용을 엑소좀에 적용시킨 EXPLOR(Exosome engineering for Protein loading via Optically reversible Protein-Protein interaction)라는 기술이 사용되었는데요, 이런 획기적인 기술을 어떻게 개발하실 수 있었나요?

A4. 2005년 당시 이름이 바이오시스템학과였던 우리 과에서 함께 (전공이 다른 7분의 교수님들이 당시에는 혁신적인 발상인 다학제적인 방식으로 의생물학적 문제에 접근하는) 새로운 시도를 해보지 않겠냐는 제안을 받고 합류하면서부터 원래 연구하던 신경면역학, 세포생물학 분야에서 과감하게 벗어나 광학, 생물학, 바이오정보학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를 맛볼 수 있었어요. 주제와 분야는 다양했지만 연구실에서 변치 않는 원칙은 기대하지 않던 결과를 기대하라였어요. 연구를 수행하면서 미리 가설을 세우고 그에 따라 예상되는 결과를 기대하게 되지요. 원하던 결과가 얻어지지 않는 경우는 첫째, 이미 기존의 지식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아 잘못된 가설을 세웠거나, 둘째, 실험을 잘못 수행하였거나, 마지막으로, 현재의 이론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결과를 얻은 것 아니겠어요? 세번째 경우를 놓치지 않고 연구하다 보면 새로운 발견이나 발명으로 이어지게 되는데, 우리 연구실에서 진행하였던 연구결과들은 모두 이렇게 시작되었어요. 엑소좀 연구도 그렇게 시작되었고, 제가 가지고 있던 의학적인 배경이 초기의 기술이 가진 잠재력을 볼 수 있게 해준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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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5. 이번 연구와 관련된 앞으로의 연구 방향이나 혹은 새롭게 시도해 보고 싶은 연구가 있으신가요? 혹은 마우스 연구에서 성공적인 결과를 보인 이 연구를 앞으로 대동물이나 임상 연구에도 적용시킬 계획이신가요?

A5. 현재 개발중인 엑소좀 치료제는 주로 전임상 단계로 다양한 적응증에서 효과를 검증하고 있어요. 내부적으로 일부 수행하기도 하지만 주로는 외부 공동협력연구를 통해 이러한 연구들을 수행하고 있는데 학교에 있을 때보다 더 활발하게 학문적인 협력을 진행하고 있어요. 이미 일부 질병모델에서는 미니피그를 이용한 실험도 진행하고 있고, 조만간 영장류실험도 계획하고 있어요. 첫번째 임상연구는 올해 하반기에 미국 FDAIND (investigational new drug) application을 목표로 차근차근 진행중에 있어요. 임상시험을 통해 환자에게 투여하여 효능을 검증하는 연구는 내년에 시작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Q6. 교수님께서는 연구를 통해서 궁극적으로 이루시고자 하는 목표는 무엇인가요?

A6. 연구실에서 시작된 아이디어가 실제 환자에 적용되어 효과를 볼 수 있다면 학자로서 가장 보람된 일이 아닐까요? 일단은 그런 목표를 향해 현재 일리아스바이오로직스의 60명이 넘는 임직원들은 열심히 개발에 전념하고 있어요. 이런 일들이 잘 이루어진다면 그 다음에는 세계에서 제일 우수한 엑소좀 연구센터를 만들어 단순 기초학문 뿐 아니라 실제 가치를 창출하는 연구를 주도하고 싶어요.  

 

Q7. 마지막으로 교수님처럼 바이오 연구와 창업을 꿈꾸는 학생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A7. 자기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일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되기를 바랍니다. 깨달음에는 정도가 없지요. 그래서 다른 사람이 했던 것들이나 생각들은 참고가 될 뿐이지 바로 내 것으로 만들 수 없고, 만들어서도 안 된다고 생각해요. 만약 지금 나에게 그러한 깨달음이 없다면, 그것을 인정하는 게 첫걸음이고, 그 다음은 깨달음을 찾는 데 조바심을 내지 말고 최선을 다해 찾아보세요. 그것은 누구도 대신해 줄 수 없는 바로 여러분의 몫이니까요.

 

 

[참고 논문]

 

Sheller-Miller, Samantha, et al. "Exosomal delivery of NF-κB inhibitor delays LPS-induced preterm birth and modulates fetal immune cell profile in mouse models." Science advances 7.4 (2021): eabd3865.

 

 

이경림 기자(dobby@kaist.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