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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달에는 장무석 교수님을 취재하였습니다. 장무석 교수님은 카이스트 물리학과 학부를 졸업하시고 2016Caltech 전자공학과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셨습니다. 그 후 201910월까지 고려대학교 IBS 분자분광학 및 동역학 연구단과 물리학과에서 Research Fellow로 근무하시다 지난 111일 바이오및뇌공학과 조교수로 부임하셨습니다.

 

 

 

1. 안녕하세요, 장문석 교수님. 먼저 바쁘신 와중에 취재에 응해 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광학 이미징, 의생명 광학, 신경 광학, 나노 광학 분야를 연구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연구를 진행하고 계신지 설명 부탁드려도 될까요?

 

저는 빛으로 생물 시스템을 다루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분야는 크게 네 부분으로 나누어질 수 있는데, 첫 번째는 생체시스템 산란문제 극복에 관한 연구, 두 번째는 매우 작은 resolution의 빛으로 뉴런을 활성화시킴으로써 뇌를 조작하는 연구, 세 번째는 Metasurfaces를 기반으로 한 flat optics 기술로 구현된 3차원 홀로그램 디스플레이, 마지막은 새로운 분야로써 광학 기술을 머신러닝 이미징에 적용하는 연구입니다. 그 중에서도 저는 생체시스템 산란문제 극복에 관한 연구에 특히 관심이 있습니다. 빛의 한계점인 낮은 투과성으로 인한 산란문제를 극복하여 빛으로 생물 조직의 깊은 영역을 보고자 하는 것이 연구 목표이자 주요 관심분야입니다. 병원에서 광학 장비 대신 MRI, X-ray를 사용하는 이유 또는 운전 시 안개로 인한 시야 확보의 어려움 등을 산란으로 인한 문제점의 예시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2. 교수님께서는 학부시절 물리학을 전공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특별히 광학 분야를 선택하여 연구하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학부때부터 생물 문제에 관심이 많아 바이오및뇌공학과 수업을 자주 수강했었고, 비록 분야는 다르지만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물리적인 지식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학부시절을 그렇게 보내고 나서 대학원에 진학한 뒤 광학 분야를 연구하겠다는 생각을 구체적으로 하게 되었습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광학이 보는 것에 관한 것이기 때문에 모든 분야에 쓰이기 때문이며 다른 하나는 생체 시스템을 다루는데 있어서 빛을 이용한 방식이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생체 시스템을 다루는 방식 중에는 기계적인 방식, 전자적인 방식, 열적인 방식 등 여러가지 방식이 있겠지만 빛을 이용한 방식의 자유도가 다른 방식들의 자유도에 비해 우세하게 크기 때문입니다. 그러한 생각으로 광학 분야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이게 되었습니다. 대학원 과정 중 연구를 진행할수록 산란문제가 정말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 문제를 풀게 된다면 예를 들어 암 진단 또는 수술에 있어서 기존의 방식보다 더 우수한 성능을 뽑아낼 수 있을 것이란 생각에 도달했습니다. 바이오 광학에서 산란은 가장 큰 문제 중 하나이고, 가까운 미래는 아니지만 멀리 내다보았을 때 이 문제를 해결한다면 광학으로 사람 몸의 병을 진단하고 치료하는데 충분히 쓰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목표에 자연스럽게 비전이 일치됨을 느꼈고 지금까지 연구를 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차츰 생겨가는 생각들에 의해서도 영향을 많이 받지만 랜덤한 이벤트에 의해서도 영향을 많이 받은 것 같습니다. 한 번은 우연히 테니스를 같이 치던 친구에게 Metasurfaces에 관한 얘기를 들었는데 제가 하는 분야에 적용하게 되면 또 display 장치로 사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렇게 새롭게 연구를 시작하게 된 경우도 있습니다.

 

 

 

3. 산란문제가 중요하다고 말씀하셨고, 그쪽 연구를 쭉 해오신 것 같은데 어떤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요? 교수님은 그 문제에 어떤 방식으로 접근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제가 계획하고 있는 기술은 두 가지 정도로 설명드릴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시간 역전 빔이라고 해서 빛이 도달한 위치나 방향 등을 고려하여 반대로 빛을 원래의 위치로 되돌려 보내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당구대에서 당구공을 쳤을 때부터 멈추기 까지의 과정 중 당구공이 벽에 부딪힌 횟수 또는 방향 등을 기록합니다. 도달 지점에서 이러한 요인들을 고려하여 반대로 공을 쳐 원래 위치로 보내는 것과 같은 원리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초음파를 이용하는 방법입니다. 투과도가 높은 특성을 갖는 초음파와 빛의 상호작용을 통해 산란 문제를 극복하고자 하는 아이디어입니다.

 

 

 

4. 교수님께서는 조금 긴 시간 학교를 떠났다가 다시 교수로 카이스트 바이오및뇌공학과에 부임하게 되셨는데, 감회가 남다르실 것 같습니다. 어떤 생각이 드셨는지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제가 성장했던 곳에 다시 돌아와 현재 성장해가고 있는 친구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이 매우 가치있는 일이라 생각됩니다. 또한 카이스트가 과학계에서 대한민국 최고의 학교로 평가받고 있으나 세계적인 수준에서 보았을 때 아직 부족한 부분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부족한 부분을 채워 나가며 한 걸음, 한 걸음 성장해 나가는데 일조하고 싶습니다.

 

 

 

5. 교수로 부임한지 얼마 안되셔서 연구실에 학생이 아직 없는데, 앞으로 연구실에 들어올 대학원생들에게 어떤 부분을 중점적으로 지도해주고 싶으신가요? 지도 방식에 대한 교수님만의 철학이 궁금합니다.

 

첫 번째는, 혼자 생각하는 힘을 길러주고 싶습니다. 제 스스로의 석사, 박사과정 중 배웠던 것들을 떠올렸을 때 어떤 문제에 대해 과학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방식을 배운 것이 가장 좋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풀고 싶은 문제가 있을 때, 이 문제가 왜 발생했고, 왜 중요한가 판단을 합니다. 이 문제를 과학적으로 풀기 위해서는 어떠한 방식이 있고 어떤 것이 가장 적합한가를 생각합니다. 이런 프로세스는 연구라는 틀을 벗어나 일반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생각하는 힘을 기를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싶습니다. 두 번째는, 개인의 색을 존중하고 소통의 장을 열어줄 수 있는 연구실 문화가 형성되도록 도움을 주고 싶습니다. 연구실에서 일하는 방법은 음반을 내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먼저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다른 동료들과 같이 일을 할 수밖에 없고, 곡을 발표했을 때 평론가와 대중의 평가를 받듯이 페이퍼를 내고 디펜스 및 리뷰에 대처해야 합니다. 또한 그 음반에는 뮤지션의 창의성, 즉 색깔이 들어가듯이 페이퍼에도 연구원의 색깔이 반영됩니다. 본인만의 색을 담되 조금씩 그 형태를 바꾸어 가며 새로운 것을 계속 시도하는 점이 비슷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마치 뮤지션들이 음반을 준비하는 것처럼 개인의 색을 존중하되 자신만의 생각을 갖고 새로운 것을 계속 연구함으로써 성과를 낼 수 있는 연구실 분위기 및 문화를 제공하고 싶습니다.

 

 

 

6. 교수님께서는 새롭게 시도해보고 싶은 수업이 있으신가요?

 

커리큘럼을 살펴보았는데, 학부생을 대상으로 하는 기초 광학 이미징 수업이 별로 없었습니다. 바이오및뇌공학과에 오는 학생들 중에는 분명 저와 비슷한 생각을 갖고 오는 친구들도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또한 바이오및뇌공학과에서 주로 연구되는 뇌, 단백질 분야에서 현미경이 공통적으로 사용되는데, 기본적인 광학 장비에 대한 기초과목이 없는 점이 아쉬웠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광학 장비를 어떻게 사용하는지, 또는 장비가 어떻게 동작하는지, 어떤 연구에 적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내용을 중점적으로 하는 기초 광학 이미징 강의를 디자인해서 가르쳐보고 싶습니다.

 

 

 

7. 교수님의 대학교, 대학원 시절 경험을 토대로 연구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려도 될까요?

 

연구를 하다 보면 매우 어려워지는 시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연구원으로서의 삶이 행복하지 않은 경우를 간혹 보았습니다. 연구가 전부가 아니라는 점을 말해주고 싶습니다. 삶의 다양한 측면을 만들어 놓고 즐기면서 연구를 병행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한 가족의 일원이기도 하고, 누군가의 친구이기도 하며, 테니스를 좋아하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나라는 사람의 다양한 측면을 만들어 놓고 연구가 잘되지 않을 때 다른 측면에서 위안을 얻는 것이 저에게는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반드시 최고가 될 필요는 없습니다. 내가 가진 자원내에서 최선을 다했으면 그걸로 된 것이라 생각합니다. 결과는 우리가 컨트롤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본인이 해낸 것을 들여다보고 과정을 집중해서 생각하는 것이 마인드 컨트롤에 있어 중요한 것 같습니다.

 

 

 

8.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가요?

 

광학이 어렵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 어려운 것이 아니니 혹시나 관심이 있으면 찾아오세요. 잘 가르쳐주겠습니다.

 

 

 

최예빈 기자(yebbin19@kaist.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