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eating innovative bio-convergent technologies for better human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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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교수>

 

이번 달에는 2023년 우수과학자포상의 젊은 과학자상을 수상하신 박성준 교수님과 인터뷰를 진행하였습니다. 박성준 교수님께서는 현재 바이오및뇌공학과에서 Biomedical and Neural Interfaces Lab (BNIL)을 운영하고 계십니다. 교수님의 수상 소감 및 연구 내용, 그리고 학생들을 위한 조언을 함께 보시죠.

 

Q1. 교수님께서는 이번 2023년 우수과학자포상에 젊은 과학자 상을 수상하셨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소감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젊은과학자상은 한국에서 교수생활을 하는 사람이라면 다들 꿈꾸는, 신인상과 같은 것이라 저에게는 정말로 영광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기회가 저의 연구자로서의 성과 및 포텐셜을 인정받은 것이라고 생각하고, 앞으로 더 좋은 연구를 진행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Q2. 인간 모사형 유연전자소자 기반 인공 감각 인터페이스 시스템을 세계최초로 개발하셨다고 하는데, 해당 시스템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 부탁드립니다. 

저희 'Biomedical Neural Interface Lab'은 무생물인 디바이스와 생물인 인간 간에, 어떻게 완전한 연결을 이루어내어 사람에게 유용하게 쓸 것인가에 대해 연구하고 있습니다. 이번 주제는, 기존에 인공피부 디바이스 자체는 많이 개발되었지만 해당 기계가 인간에게 어떻게 감각을 전달할지에 대한 연구가 미흡하다는 점에서부터 시작하였는데요, 저희는 우선 pressure(압력)와 vibration(진동)을 감지할 수 있는 인공피부를 개발하고, 해당 디바이스에서 나오는 신호를 어떻게 인간에게 자연스럽게 전달할 수 있는가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간단하게 얘기하자면, mechanoreceptor라는 피부에서 감각을 느끼는 신경은 analog를 digital로 변환해서 뇌로 전달을 합니다. 그런데 특정한 세기나 빠르기의 pressure과 vibration이 각각 어떠한 digital 패턴들의 조합으로 바뀌는지는, 현재 블랙박스로 남아있는 상황입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는 직접 쥐 다리에 있는 신경을 분리하고, 다양한 pressure와 vibration입력을 통해 각각의 패턴의 경향성을 확인했습니다.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입력과 출력 간의 법칙을 도출하여, pressure과 vibration이 digital로 어떻게 변환되는지에 대한 대략적인 모델을 개발했구요. 이러한 sensory to nerve 모델을 통해, 피부와 뇌가 어떻게 감각에 대한 신호를 주고받는지 이해하고, 이를 구현하며, 향후 눈, 코 등 다양한 감각기관에까지 그 방법의 응용을 넓혀가는 연구를 최초로 진행했다는 것이 이 연구의 큰 의의입니다.

 

Q3. 그렇다면 피부에 자극을 줄 때, pressure와 vibration외에 다른 자극을 준 건 없나요?

사실 mechanoreceptor에서 저희가 준 pressure는 SA receptor이고, vibration은 FA receptor라고 부르는데, 그 이외에도 다양한 종류의 mechanoreceptors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간지러움, 뜨거움 그리고 차가움 등등 있는데 저희가 해봤을 때 이러한 패턴들은 되게 노이즈가 많아서 법칙을 찾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현실적으로 법칙을 찾을 수 있었던 자극 종류가 pressure와 vibration이었습니다. 지금도 그 외의 자극에 대한 법칙들을 계속 연구하고 있구요.

 

Q4. 인간 모사형 유연전자소자의 개발 과정에서 어떠한 기술적 도전이 있었고, 이를 어떻게 극복했나요?

모든 실험이 마찬가지겠지만, 통제된 환경에서 실험이 이루어지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뜨거움과 차가움의 자극을 뇌에 전달하기 위해서는 뜨거운 물이나 차가운 물에 피부를 담그고 뉴런의 패턴을 읽어야 하는데요, 이러한 실험은 뉴런 입장에서는 긴 시간 동안의 자극이기 떄문에 그 차이를 극복하기 어려웠죠. 또한, 짧은 주기와 높은 속도로 다양한 진동 자극을 가할 수 있는 시스템도 필요하고, 이러한 자극을 가하면서도 신호를 녹음할 때, neural probing 기술을 사용하여 노이즈가 없는 신호를 기록하는 것도 어려웠습니다. 또한 실용성을 높이기 위해 저희는 기존 인공피부와는 다른 부드러운 재질로 디바이스를 만들었는데요, 이때 사용된 재료들은 성능 저하를 가져올 수 밖에 없었고, 이를 극복하는 데에도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다행히 저희 바뇌과학생들은 이러한 기계/전자/생물이 조합된 셋업을 모두 다루는데 최적화 되어있는 인재들이었기 때문에, 긴 시간에 걸쳐 디버깅을 해낼수 있었죠.

 

Q5. 앞으로의 연구나 기술 발전에 대한 전망으로, 현재 인공 감각 인터페이스 시스템에서 어떠한 개선이나 새로운 가능성을 예상하시나요?

현재는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이론 수준의 결과를 얻고 있지만, 이를 인간에 적용하고 정확한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특별한 방법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저희 연구실은, 비침습적인 방법인 초음파를 활용하여 간접적으로 자극을 주고, 이에 해당하는 뇌의 신호를 기록하는 기술을 개발 중에 있습니다. 이 기술이 완성되면 이제는 사람에게도 실험을 진행할 수 있을 것입니다. 

두 번째로 우리 랩이 추구하는 목표 중 하나는 개발한 기술이 실제로 사람에게 활용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많습니다. 예를 들어, 이 기술을 사람 몸에 어떻게 정확하게 적용할지, transducer(변환기)를 어떻게 작게 만들 것인지, 그리고 이를 어떻게 검증하고 실제 병원에서 활용할 수 있을지, 제품화를 어떻게 진행할지에 대해서도 고민 중에 있습니다.

 

Q6. 해당 연구에 대한 교수님의 최종 목표가 있으시다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저희는 피부이외에도 눈, 코, 입, 근육 등 다양한 감각 및 운동에 관련되는 신경 신호를 다루고 있는데요, 이를 전달하는 통합형 인터페이스 기술을 모두 개발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또한 뇌나 말초 신경을 직접 자극하여 운동능력을 높이거나, 나아가 신호를 읽어 진정한 bionic man을 만들어 사람들을 돕고 싶어요.

 

Q7. 그럼 이렇게 개발된 기술을 적용하는 환자군은 어떻게 되나요?

환자군에 직접 적용을 위한 연구 분야는 Biomedical 부분과 일상생활 부분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Biomedical 부분에서는 화상 환자에게 인공 피부를 이식하는 것과 의수&의족을 사용하는 환자들에게도 이 기술을 적용하는 것 등이 있습니다. 결국엔 저희가 경계를 모호하게 하는 interface를 추구한다고 말씀드렸는데요, 의수나 의족을 자기 팔과 다리로 쓸 수 있게 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이고, 이를 위해 감각을 구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고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이와 별개로 메타버스에서 전기 신호로 만져지는 물체를 실감하는 등 가상세계에서도 감각적인 경험을 제공하는 연구도 진행 중입니다. 이렇게 다양한 연구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다양한 과제를 수행하고 있으며, 이러한 연구에서 얻은 신호 패턴은 지식의 원천이 되고 특허 및 재산권의 주요 원천이 됩니다.

 

Q8. 실험도 직접 진행하시고, 실험에 필요한 기기도 직접 만드신다는 사실이 굉장히 흥미로운데요, 연구실 학생들의 출신 학과가 되게 다양할 것 같습니다.

네, 실제로 그렇습니다. 우리 랩은 22명의 학생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기계, 전자, 재료, 생명, BEE, 화학 등 다양한 전공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 다양성이 우리 연구실의 독특한 특징 중 하나입니다. 일반적으로는 학생들이 지도교수를 닮아가는 경향이 있다는데, 제 경우는 학부를 기계과에서, 박사를 전자과에서, 그리고 포닥을 재료과에서 거쳐 현재는 BEE에서 교수로 재직 중인 것과 비슷한 것 같습니다.

우리 연구실에서는 멤버들이 직접 무언가를 해보고자 하는 열망이 강하며, BEE의 특징 중 하나인 'goal base'로 명확한 목표를 가지고 연구에 참여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우리는 단순히 지식을 축적하는 것이 아니라,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지식을 습득하고자 하는데요, 이를 위해 연구실 내에 다양한 전공을 가진 동료들과 소통하며 협력합니다. 이런 방식으로 연구실이 형성되었고, 각자가 원하는 분야에서 깊이 있게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습니다.

 

Q9. 기사를 보는 학부생/대학원생 학생들에게 한 말씀 해 주실 수 있나요?

제가 지금 학사 주임이라는 것을 맡고 있는데, 학사 주임이라는 것이 학생들을 위한 교수입니다. 대학이라는 공간이 학생과 교수 사이에 지도교수 외에는 교류가 많이 적습니다. 1학년 때 본과가 없었던 카이스트 학부생들을 더욱 공감할 텐데, 혼자 살아남아야 하는 생각이 강한 환경인 것 같습니다. 학사 주임으로서 학부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로, '학생들이 너무 겁먹고 있다’ 는 점입니다. 학부생들은 불안과 두려움 때문에 도전하기 힘들어하는 경우가 많은데, 카이스트 나올 정도면 사실 졸업 후 ‘실패’에 범주에 들어가기는 쉽지 않다는 점을 항상 기억해야 합니다. 물론 ‘잘 되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은 권장하는 바람이지만, 두려움 때문에 어떠한 일들을 진행하지 못한다면, 그건 현명하지 못하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물론 그건 저희 같은 어른들이 많이 안심시켜 줘야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해서 많이 노력하고 있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두 번째로는, 자신의 가슴이 뛰게 하는 것을 찾아보라는 겁니다. 학부 졸업 전에는 모르겠다는 분들이 많은데, 다양한 경험과 생각을 통해 자기 자신이 무엇에 흥미를 느끼는지 찾아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대학원생들에게도 전하고 싶은 말도 비슷한 문맥인 것 같습니다. 때때로 슬럼프에 빠져 연구에 전념하지 못하는 순간이 있을 수 있습니다. 저도 대학원생 때 슬럼프를 한번 심하게 겪은 적이 있습니다. 제가 한달동안 연구를 안한적이 있는데 그 한달동안 연구실 출근하고는 인터넷 사이트 배너만 번갈아 누르면서 시간을 보낸 적도 있습니다. 이렇게 보낸 한달동안, 반대로 연구를 열심히 했다면 그만큼의 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을 텐데 말입니다. 이러한 것을 Brain을 하는 사람으로서 보면, 이건 어떻게 보면 방어 기제입니다. 그럴 때는 자신에게 너무 엄격하지 말고, 스트레스를 덜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방어 기제 등의 압박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지만, 걱정과 두려움을 없애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하고 있는 연구가 재미없다면, 다양한 경험과 관심을 찾아내어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해보세요. Biomedical engineer로서 지식을 쌓고 사용하며, 사람들과 소통하며, 활동적으로 나만의 세계를 만들어 나가는 것에 주저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Q10. 마지막으로, Bio Engineering 분야의 전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바뇌과 학생들은 바이오 분야에 대해 많은 걱정이 있는 것 같습니다. 사실 한 외국인 학생이 저와 면담을 하면서 Electrical Engineering 전공을 했더니 Bio Engineering을 공부하지 못해서 후회한다는 이야기를 해줬는데요. 실제로 지난주에 다녀온 버클리 대학교의 Bio Engineering 학과가 Computer Science 다음으로 학생 수가 많다는 사실만 봐도, 현재 바이오 분야의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현재는 computer science가 가장 주목받는 분야잖아요. 예전에는 배치표에서 가장 낮은 학과였지만, 지금은 교수나 대기업에서 고연봉을 받으며 성공적으로 일하고 있는 동기들이 많습니다. 이런 사례들을 보면 바이오 분야도 비슷한 흐름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걱정이 없습니다. 그리고 이미 졸업하고 취업한 학생의 성공적인 케이스들이 많이 나오고 있는 것을 보면 여러분이 지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취업시장에서 타과와 우위를 따진다면 지금은 어쩔 수 없지만, 본인이 바이오를 좋아한다면 그 길을 따라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본인이 하고 싶은 것에 목적을 두고 나아가세요. 불안감이 조금이라도 든다면, 그건 자연스러운 일이며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전해주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