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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범 박사님>

 

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에서 박사 과정을 마치시고 현재 기초과학연구원(IBS)에서 근무 중이신 이영범 박사님과 인터뷰를 진행하여 졸업 후 연구를 진행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 들을 수 있었습니다.

 

 

 

Q. 자기소개와 연구실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바이오 및 뇌공학과에서 박사과정을 마치고 현재 기초과학연구원에 근무 중인 이영범입니다. 기초과학연구원의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에서 연구 중이에요. 쥐와 인간의 사회성과 인지 기능에 연관된 뇌의 신경학적 메커니즘을 연구하죠. 바이오 및 뇌공학과에서 진행되는 연구들과도 연관이 깊은데요, 사회성을 연구하는 팀은 사회성과 관련된 태스크를 개체가 잘 수행할 수 있는지, 이러한 정보들이 뇌에서 어떻게 표상되고 있는지를 연구하죠. 저는 연구단에서 인지 기능과 연관된 연구를 진행합니다. 특정 시각 자극을 쥐에게 주고 쥐가 이를 어떻게 인지하고 관련된 태스크를 수행하는지 보죠. 또 이러한 기능과 관련된 특정 뇌의 영역에서 자극에 대한 정보가 어떻게 표상되는지를 연구해요. 구체적으로는 쥐에게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지만, 평균적으로는 특정 방향을 향하도록 계산된 점들로 이루어진 자극을 줍니다. 예를 들어 평균적으로 점들이 오른쪽으로 향하는 자극이면 쥐가 이걸 오른쪽으로 인지해야지만 수행할 수 있는 태스크를 줘요. 이때 관련된 뇌 영역들에서 뇌 활성화도를 기록하고 분석하여 평균 방향을 인지하는데 관련된 신경학적 메커니즘을 이해하죠. 연구단 내 다른 그룹은 이와 같은 실험을 사람을 대상으로 연구해요. 사람과 동물 모델을 이용할 때 장단점이 다르기 때문에 최종적으로 이러한 정보들을 통합해서 결과를 보고자 하고 있습니다. 보통 신경과학 연구실은 쥐만 연구하거나 사람만 연구하거나 하는데 우리 연구단에서는 양쪽 데이터를 다 얻을 수 있는 장점이 있죠.

 

 

 

Q. 박사님께서 카이스트에서 진행하셨던 연구와 현재하는 연구와 많이 연결되는 부분이 있나요?

 

저는 특수한 케이스라고 생각해요. 이전에 카이스트에 있을 때는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뇌 영상 데이터를 분석했거든요. 동물 실험은 한 적이 없었죠. 하지만 인간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하며 동물 실험이 필요하다 느꼈어요. 그래서 여기에 처음 왔을 때는 동물 실험부터 배워 나가기 시작했죠. 그래도 인간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썼던 분석이 도움이 되었어요. fMRI 데이터에서 사용했던 머신러닝 방법을 적용하면 이 데이터에 어떤 정보가 포함되어 있는지 아닌지를 정량적으로 분석할 수 있어요. 이를 쥐에 적용해서 쓸 수 있죠. 그 외의 분석 방법들도 도움이 됐어요.

 

 

 

Q. 포닥에 새로운 걸 시작해 어려움이 있지 않았는지?

 

제가 간 곳이 세팅하기 시작한 곳이었으면 힘들었을 것 같아요. 하지만, 여기는 two-photon microscopy 등이 이미 세팅되어 있었고 정해진 실험 프로토콜이 있어 어렵지 않게 실험을 진행할 수 있었어요. 제가 어려운 수술을 하고 있지 않아서 보다 빨리 적응한 것 같기도 하네요.

 

 

 

Q. 앞으로의 계획은?

 

보통 쥐는 촉각이나 후각으로 인지하는 모델을 토대로 연구가 진행되었어요. 근데 생각 외로 쥐는 상당히 어려우리라 생각했던 시각 태스크도 잘 수행하고 관련 뇌 정보도 얻을 수 있었죠. 이건 좋은 토픽이 될 것으로 생각해요. 제가 연구하는 주제는 앙상블 퍼셉션(Ensemble Perception)이라는 거에요. 보통 우리가 세상을 보는데 뇌가 모두 처리하기에는 너무 많은 감각 정보가 들어오죠. 그래서 이 중 일부만을 인지할 수 있는데 많은 경우 이러한 감각 정보들의 평균 정보가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저는 우리가 평균 정보를 추출해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 주제로 아직 연구할 것이 너무 많아요. 뇌의 신경 회로, 뉴런 타입 별 연구 등 아직 연구가 진행될 여지가 있어요. , 사람 연구와 융합해 마무리하는 것이 목표예요.

 

 

 

Q. 박사님이 생각하시는 IBS만의 연구환경은?

 

많은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학생들은 학위를 따고 보통 외국에 나가려고 하는 경향이 있어요. 외국의 좋은 물적, 인적 인프라를 가지고 있는 연구실에 가야 좋은 실적을 내기 쉽고 또 직업도 구하기 쉬웠거든요. 저도 나갈 계획이 있었죠. 근데 여기 오고 나서 보니 외국에 나가지 않아도 한국에서도 얼마든지 좋은 환경에서 연구할 수 있음을 느꼈어요. 이미 다양한 분야에서 세계에서 인정받는 석학분들께서 연구실을 꾸리고 계시고 어떤 해외의 대형 연구실들과 비교해도 부족하지 않은, 아니 오히려 더 풍부한 물적 인프라가 구축되어 있거든요. 그래서 여기서는 연구실에서 사용할 수 있는 자원들을 생각하고 그 한계 안에서 내가 궁금한 것을 찾을 필요가 없이 궁금한 것이 있다면 무엇이든 사용해서 이를 해결해 볼 수 있어요. 해외에서도 이렇게 좋은 시설은 많지 않다고 생각해요. 요즘은 특히 코로나 이슈 때문에 외국의 연구실이 대다수 셧다운 되어 있는 상황이에요. 이에 반해 한국은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이 유지되는 것 또한 장점이라 생각해요. 결론적으로 저는 IBS에서 너무도 재미있게 연구 중입니다.

 

만약 IBS를 대학원 과정에 들어오는 경우도 얘기해보죠. 카이스트 학부생이라면 자대의 연구실을 많이 가고는 하는데 여기도 UST 대학원이 있어요. 여기서도 학생들이 연구하고 논문을 쓰고 심사를 거쳐 졸업하죠. UST에서의 학위과정은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해요. 앞서 말씀드렸던 최상의 물적 인프라를 활용 가능하고 단장님을 위시로 한 교수급 박사님들의 조언을 언제든지 기대할 수 있거든요. 이분들은 지금도 궁금한 점이 생기면 바로 직접 수술 및 실험, 분석까지 하실 정도로 열정적인 수술, 분석의 대가들이세요. 이러한 다양한 장점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학위 과정 중의 학생 임에도 소위 CNS(Cell, Nature, Science)라 불리는 저널이나 그 자매지 급으로 논문 실적이 좋게 나가는 경우가 많아요. 박사과정 이후의 직업을 찾을 때 도움이 될 수도 있는 양질의 기회가 많다고 생각해요. 대학원을 생각하는 데 IBS도 좋은 선택지가 될 거에요.

 

 

 

Q. 마지막으로 학부생이나 대학원생에게 한마디?

 

학부생들에게는 연구하는 것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하고 결정하라고 얘기하고 싶네요. 남학생의 경우 군대 대신 실적을 쌓기 위해서 여학생들의 경우 일을 하기 전 준비하는 시간이 필요해서 대학원을 오는 친구들이 많았는데 이런 대학원생 중에 후회하는 친구들이 많았어요. 이 친구들은 석사 학위를 받을 때도 심적 고생이 심했고 나중에 결국 박사 학위를 포기하고 학부 졸업을 하고서도 갈 수 있는 기업으로 가거나 연구가 아닌 다른 일자리를 찾게 됐죠. 이는 대학원에 들어가기 전에 연구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않고 지원해서가 아닐까 싶어요. 단순히 졸업 이후 일 아니면 연구 같은 이분법적인 생각보다 다른 일과의 비교 대신 연구를 통해 진짜 무언가를 해보고 싶은지, 정말 알고 싶은 것이 있는지를 자각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는 연구실을 잘 찾는 것도 역시 중요하고요.

 

대학원생들에겐 자기가 하고 싶은 주제를 최대한 빨리 잡으라 하고 싶네요. 졸업까지 4, 5년 길 거 같은데 상당히 짧아요. 주제나 연구 방향에 대해 빨리 잡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해보는 게 중요해요. 또한 교수님이나 사수 선배들이 나한테 관심이 없더라도 붙잡고 먼저 물어보면서 다양한 조언을 받는 것도 중요하고요. 다른 것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연구는 내가 잡아야지 남들이 해주지 않거든요. 논문은 처음부터 끝까지 진행하고 써보는 게 좋아요. 사소한 내용의 연구라도 시작하고 마무리를 지을 수 있는 게 중요하죠. 그 경험이 나중에 내가 연구실을 차리고 더 심도 있는 연구를 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거에요. 결론적으로 아무리 어렵더라도 최대한 빨리 많은 것을 경험해보는 게 좋다 봐요. 그리고, 졸업을 빨리하는 것이 좋죠. 하하.

                                                                                                                                                                                   interviewer: 김유현(yhkim609@kaist.ac.kr)